사진은 단순한 기록의 매체가 아니라 새로운 현대미술의 요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요즘 서울에서도 세계적인 사진작가들의 작품이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4회를 맞은 가나아트의 포토페스티벌 「사진예술(Art in Photography)」전(29-8월29일)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현역 사진작가들의 최근작을 선보이는 자리. 스기모토 히로시, 토마스 슈트루트, 베른트&힐라 베어, 빅 뮤니츠, 칸디다 회퍼와 국내 작가로 아타, 정재규, 고명근, 이정진의 다양한 작품이 소개돼 사진예술의 매력을 실감시킨다.
아타는 '브로드캐스팅'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 스스로를 프로듀서, 아나운서로 정의내린다. 필름 15장을 겹쳐 인화하거나 공연장, 해바라기, 남녀가 사랑하는 장면을 1시간동안 연속촬영으로 포착한다. 이정진은 여러 가지 벽의 모습을 한지에 인화해 일반 사진의 반사되는 느낌 대신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느낌을 만들어낸다.
채석운반탑, 용광로, 급수탑, 가스저장소 등 산업구조물을 소재로 한 베허 부부, 도서관, 박물관, 대합실 등 건물 내부를 수동 카메라로 찍은 회퍼, 잡지의 원색 화보에서 둥글게 오려낸 조각들을 콜라주를 통해 정물을 만들어내고 이를 다시 대형 사진으로 인화한 뮤니츠, 그늘지고 울창한 숲의 몽환적 이미지를 강조한 '파라다이스' 연작을 내놓은 슈트루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일본 작가 스기모토는 초점을 흐림으로써 환각적인 의미를 더하는 건물 사진들을 내놓았다.
특별전으로 다큐멘터리, 초상, 예술사진 등 다양한 사진작업의 개척자로 한국 미술사에 기록된 문선호(1922-98)전 「사진, 사람을 그리다」가 같은 기간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군동' '하교길' 등 가난하고 어려운 현실을 뛰어넘어 생명의 힘을 보여주는 아이들을 비롯해 인생의 무게를 담고 있는 노인들의 얼굴, 김환기, 김창열, 천경자 등 친분관계가 있었던 미술인들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된다. ☎720-1020.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브레송(1908- )은 20세기 사진미학의 거장으로 불린다.
청담동 갤러리 뤼미에르에서 개최되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결정적 순간」전(25-8월6일)에는 그의 사진미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 13점이 출품된다.
'결정적 순간'은 1952년 출간된 그의 사진집의 제목. 내용과 구성이 가장 조화로운 순간, 절제된 구성과 기하학적 구도로 귀결되는 최상의 순간을 의미한다.
전시작 가운데 '생 라자르역 뒤에서'(1938)는 '결정적 순간'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이 작품은 비온 뒤 고인 물 웅덩이를 막 뛰어넘으려는 한 남자를 보여준다. 작가는 공중에 떠 있는 이 남자가 물 웅덩이에 빠지기 직전의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했는데 남자의 실루엣과 물에 비친 그림자, 배경의 생 라자르역 담벼락에 붙은 서커스단 포스터의 댄서들의 동작이 절묘한 구도를 이룬다.
포도주를 끼고 파리 무프타르 골목 모퉁이를 돌아오는 어린 소년의 익살스러운 표정을 담은 '무프타르 거리, 파리'(1952), 파첼리 추기경을 둘러싼 관중들의 모습을 담은 '몽마르트르로 가는 파첼리 추기경, 파리, 프랑스'(1938), 파이프를 문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 외투를 뒤집어쓰고 빗속을 걷는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유명 인물들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517-2134.
또다른 사진의 거장 외젠 앗제(1856-1927)가 촬영한 19세기말 파리의 풍경 사진들은 관훈동 김영섭화랑에서 전시중이다.
현대 다큐멘터리 사진의 개척자로 '사진의 구약성경' '현대사진의 교과서'로 불리는 앗제의 작품들은 이전에는 무시당했던 사진의 기록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앗제의 파리」전에는 뒷골목 풍경, 중고품 상점, 식료품점 등 1890년대 파리의 모습을 기록한 초기작 6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는 8월5일까지. ☎733-6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