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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9일 개봉하는 '착신아리'(着信アリ)는 현대생활의 대표적 통신수단인 휴대폰을 공포 소재로 정교하게 활용한 일본 공포영화다.
휴대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일상과 밀착돼 있는 이 디지털 기계는 영화에서 더 이상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소통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섬뜩한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휴대폰을 공포 도구로 이용했다는 점에서는 공포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안병기 감독의 2002년 작품 '폰'과 비슷하다. 하지만 '폰'이 같은 번호를 가진 사람들이 차례로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내용을 다루었다면 '착신아리'는 죽기 직전 자기 자신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수신하면서 벌어지는 연쇄적인 죽음을 그리고 있다.
휴대폰이 죽음을 퍼뜨리는 바이러스로 등장하면서 일상 자체가 공포로 변한다.
여대생인 유미(시바사키 고)는 어느날 친구가 주선한 미팅에 나갔다가 서로 휴대폰 번호를 교환한다. 미팅 도중 화장실에서 친구 요코와 파트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벨소리가 요코의 휴대폰에서 울린다. 발신번호는 요코 자신의 번호. 더군다나 발신자는 3일 후 미래의 요코 자신이다. "내 번호로 어떻게 전화가 왔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요코는 메시지가 온 바로 그 시각 휴대폰에서와 똑같은 말을 남긴 채 전차에 치어 죽는다.
미팅에 나갔던 친구들에게 한통씩 죽기 직전의 자신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착신되면서 죽음의 공포는 점점 유미를 옥죈다. 같은 미팅 자리에 있었던 겐지도 자신에게서 온 메시지와 같은 말을 남기고 죽고, 유미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나즈미는 휴대폰 전원을 끄고 해지신청을 했는데도 메시지가 수신된다.
죽음의 전화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자 한 방송국이 세번째 희생자로 지목된 나즈미에게 죽음이 예고된 시각에 TV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을 제안한다.
유미의 만류를 뿌리친 채 메시지가 온 그 시간에 방송에 출연한 나즈미는 퇴마사와 심리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고된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생방송 도중 온몸이 뒤틀리면서 즉사한다. 그리고 마침내 유미의 휴대폰에도 메시지가 수신되고 유미는 죽음의 전화를 건 공포의 실체를 찾아나선다.
죽음의 문이 열리듯 스르르 열리는 엘리베이터, 마치 죽음의 순간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알리듯 째깍째깍거리는 시계소리와 맑은 휴대폰 벨소리, 어둠침침하고 음습한 병원공간 등 영화는 잘 짜여진 공포장치들을 통해 특별히 많은 피를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중반부까지는 소름을 돋게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종반부로 접어들면서 긴장의 끈을 놓친 듯 스스로 꼬아놓은 복잡한 실타래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관객을 놀래키려고만 들면서 뒷심을 잃고 만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청률에 급급한 나머지 사람의 죽음을 하나의 이벤트와 볼거리로 전락시킨 방송사의 생방송 장면은 상업주의에 물든 방송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지난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오디션'을 만든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일본에만 존재하는 V-시네마(비디오로만 출시되는 영화)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는 현대 일본 B급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을 일본에서 뮤지컬로 리메이크한 '가타쿠리가의 행복'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올해 3국 호러 프로젝트인 '쓰리, 몬스터'에 박찬욱 감독과 함께 참여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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