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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간 움, ‘지리멸렬’ 전시…김정대 작가 “운명 생각해봐요”

지리멸렬,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의미
대표작품 ‘멸치’부터 성냥·새우·사과 등 ‘다채’
김정대 작가 “갈피 못 잡는 운명 다룬 이야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사진공간 움_UM이 김정대 작가의 사진전 ‘지리멸렬(Incoherence)’을 개최하고 운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리멸렬(支離滅烈)’은 이리저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을 지닌다.

 

김정대 작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나름의 경로가 있고 그 과정 속에 소멸하고, 소멸 전 행적을 남긴다”며 “행적의 마지막 단계는 통증이고, 통증은 정지된 사물로 고스란히 남는다”라고 소개했다.

 

사진 전시장에 발을 들이면 김 작가의 대표작인 ‘멸치’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퍼즐 맞추기를 하는 듯 여백을 가득 메운 멸치뿐 아니라 타고 남은 ‘성냥’, ‘머리카락’, ‘못’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특히 한쪽 벽에 걸린 ‘사과’는 실제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 그들이 먹고 남은 사과를 창고에서 몇 년 묵힌 오브제를 사진으로 찍은 작품이다.

 

김정대 작가는 “2014년에 주위 사람들을 만나 사과를 먹게 했다. 먹은 상태를 모아 사진을 찍어보니 영 느낌이 나지 않아서 몇 년이 흐른 뒤에 다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 ‘성냥’에 대해서는 “오브제는 사체이다. 성냥도 불이 켜지기 전에는 정의된 것일뿐 성냥이 아니다”라며 “불을 켠 것도 끈 것도 나이므로 성냥의 운명을 결정하는 절대적 존재자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 전시 공간에는 열매가 달린 나무 아래 둥근 원형으로 모양을 갖춘 작품 ‘새우’가 걸려있다.

 

김 작가가 “소멸의 의식이 무의식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삶이 풍요로워짐을 알면서 아는 것이 아는 것인지 모르고, 모르는 것이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부나비처럼 살고 싶다”고 운명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한편 지난 5일부터 진행 중인 이번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사진공간 움_UM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가와의 만남은 오는 12일에 예정돼 있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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