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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카메라 향해 건네는 "곤니치와"…온라인으로 열린 '도쿄 G-Fair'

2002년 개최 이래 최초 '온라인 화상상담' 형식
참가 기업들 대체로 긍정적 반응

 

“곤니치와, 요시노상데스까?” 

 

오랜 기다림 끝에 화면에 일본 바이어의 모습이 비치자 통역사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눈을 마주치는 대신 영상으로 만나 어색해하는 것도 잠시, 곧이어 수출 제품에 대한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열린 ‘2020 도쿄 G-Fair 한국상품 온라인 수출상담회’의 풍경은 일반 수출상담회와 사뭇 달랐다. 경기도 선별 기업 45개사와 100여개사의 일본 바이어가 만나는 자리였지만, 북적거리기는 커녕 고요한 가운데 노트북을 펴고 앉은 기업인들은 자료를 정리하기 바빴다.

 

바이어의 말소리는 오로지 문 닫힌 상담실 안에서만 흘러나왔다. 코엑스 스타트업 브랜치 내 7곳의 상담실을 포함해 총 18개의 상담실에서 화상 상담이 진행됐다. 

 

지난 2002년 개최 이래 도쿄 한국상품 전시상담회는 매년 도쿄에서 열렸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최초 비대면 온라인 화상상담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5일과 28일은 광교R&DB 센터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대부분 기업인들과 통역사가 함께 자리를 잡았지만, 통역사만 홀로 들어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코엑스에 내방하는 대신 사무실에서 화상 상담을 진행하겠다고 한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초로 개최되는 온라인 상담회인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도 발생했다. 한 상담실에선 예정 시간을 10분이 지나서도 일본 바이어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일본 바이어가 화상 상담을 위한 기기 조작이 서툴러 이뤄진 작은 해프닝으로, 진행 요원들이 나서서 정리하고 나서야 뒤늦게 상담이 시작됐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미리 사전 테스트를 완료했지만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 제품을 볼 수 없고 노출 기회가 적다는 우려와 달리, 이날 상담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온라인 수출상담회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접 얼굴을 보고 만날 수는 없어도 바이어들과 매칭할 기회를 반가워했고,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제품 노출에 대해서는 상담회 전에 미리 정보를 충분히 교환했다고도 말했다.

 

지난해도 ‘g-fair'에 참가한 ㈜에코그린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만나도 상담 후에 서로 자료를 주고받는 과정 자체는 같다”면서 “남녀간 선을 보듯이 각 국의 엄선한 기업끼리, 정보를 다 교환하고 만나는 자리인 셈”이라며 웃었다.

 

부천시의 T 제조업체는 “도쿄 수출상담회에는 2번 참석했는데, 온라인으로 만나다 보니 불참하거나 가능성이 낮은 바이어들은 안 만나는 것 같다”면서 “오전에도 한차례 상담하면서 가격과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상담회에서는 최소 280건에 달하는 매칭이 이뤄질 전망이다. 오히려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상담 기회는 오히려 예년에 비해 늘었고, 업체당 많게는 14건까지 매칭할 수 있게 됐다. 

 

한일 관계의 냉각,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대일본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바이어도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온라인 상담에 임하고 있다.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 팀장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반응이 적었지만, 지금은 일본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문제는 얼마나 실제 계약으로 이뤄지는가인데,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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