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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어벤져스] 아파트

 

 

최근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다. ‘문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다’라는 부제의 양동신 님의 신간이다. 나는 작가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의 책을 읽지는 못했으나 그 제목과 책을 읽은 리뷰 글을 보고 어떤 관점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의 관점에 동의한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선진국 특히 유럽의 주거 문화와 비교하여 한국 아파트의 고층화에 대한 비문명성과 비인간화에 대한 비평 글들이 많아 왔다. 천민자본주의의 욕망의 상징이며 성냥곽 감방이라는 아파트를 빌런화하는 표현들에 익숙하다. 경제성장이 그렇게 초고속으로 진행되지 않았으면 서울은 녹색 공간이 많고 주택은 유럽처럼 단독이나 저층으로 ‘우아한’ 랜드스케이프를 이루었을지도 모른다고 독재 개발 역사에 아쉬워하는 문명인(?)들도 있다.

 

한강변을 보면 유럽의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운치라곤 하나도 없다. 참으로 그러하다. 그러나, 이 아파트들은 한국의 초고속 성장의 결과이기도 하나 동력이 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한다. 적은 공간에 많은 우수(?) 인력의 집단 거주를 가능하게 한 건축 양식이며, 무엇보다도 빠른 시간에 시공가능하고 이웃 간 이동도 초스피드로 이루어지게 한다. 무엇보다도 에너지 소비 효율측면에서 아파트는 최고의 열적 성능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가구가 모여서 외부와의 접하는 표면적의 크기를 줄여줌으로서 열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아파트 발코니는 휴식이나 서비스 공간 제공이라는 건축적 기능이외에 계절에 따라 일사량을 조절하는 스마트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유럽의 친환경 건축물의 단골 디자인 요소인 더블 파사드 (이중 외피)라는 양식이 실은 한국적으로는 이미 아파트에서 구현이 되어 사용하고 있었다.

 

아파트 세대 간의 이동과 공동체의 공용 시설과의 동선의 길이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한 수직화로 공간 계획상 최적의 이동 경로를 제공한다. 고층 아파트의 세대를 해체해서 수평으로 배치해 보고 최상층 세대를 가장 먼 곳에 위치시켜 보라. 그 거주민들은 이웃을 방문하거나 공용시설을 이용할 때 차를 타고 다녀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도시 외곽의 중산층의 거주 단지와 부유층 거주지는 차가 없으면 이동이 어렵다. 지구를 기후 위기에서 지키자는 유럽의 친환경 주의자들, 엘리트 언론인과 정치인들은 이제야 자동차의 배출 가스 억제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작년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탄소배출 저감 정책으로 디이젤의 유류세 인상, 파리 시장은 파리 시내로의 자동차 진입 금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영국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건물에서의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기존 주거 건물의 외벽체에 단열재를 충진해 주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한국의 아파트는 세대들끼리 붙어 있어 외피에 단열재를 충전하더라도 그 절감 효과는 단독주택에 비해 크지 않다. 한국 아파트의 에너지 효율성은 데이터 상으로도 입증이 되는데 유럽 주요 국가들(프랑스, 독일, 스위스)의 주거 건물의 거주자 1인당 에너지 소비량(석유 환산톤 기준)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주거부문 에너지 소비량은 거의 60%정도(단독 주택과 아파트를 합한 수치)이다. 탄소 발자국 기준으로 한국 아파트는 개선할 것이 별로 없는 친환경 구조물이라 할 수 있다. 모양새가 투박한 것에 문명을 평하지 말자. 지구를 지키는 충분히 착한 어벤져스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