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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찰을 존경한다

[검찰개혁 민심시리즈 ⑥] 고향갑 극작가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검사선서”(대통령령 제21344호)의 핵심내용이다. 소리 내서 읽다 보면 없는 존경심도 싹튼다. 국민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명예까지 걸겠다는 대목에서는 뭉클해지기까지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소방관 같다고나 할까.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선언문에 적힌 다짐을 흔들림 없이 실천해내는 검찰의 모습이다. 놀랍고 존경스럽다.

 

1.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찰

임은정 검사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2012년 반공법 재심과 민청학련 재심사건에서 검찰 수뇌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무죄를 구형했다. “권력의 채찍을 맞아가며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걸어간 사람들”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찰’이 등장했다.

검찰은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검사에게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검사로서 체면과 위신을 손상했다는 게 징계 사유 중 하나였다. 국민이 보든 말든 불의의 편에 서는 걸 검찰은 망설이지 않았다. 머잖아 ‘국민은 개, 돼지와 같다’는 영화대사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 나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찰

김 전 차관은 13차례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접대 장소는 별장이었다. 하지만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늑장수사로 시간을 허비한 검찰에게도 책임이 있었다.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찰’은 김 전 차관 사건을 질질 끌었다. 공소시효 10년은 세 차례 검찰 수사와 함께 사라져갔다. 검찰은 재수가 없어서 졸지에 권력을 잃은 불쌍한 김 전 차관을 극진히 보살폈다. ‘우리가 남이가’ 라는 유행어와 함께, ‘기마긔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닮았다는 댓글이 넘쳐났다.

 

3. 나는,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찰

2007년 12월, 검찰은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주)다스 의혹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판정에는 한 점 의혹이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랬던 검찰이 10여년이 지난 뒤에는 (주)다스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前대통령이라고 말을 바꿨다.

정권 따라 판정도 바뀐 거냐고 묻는 기자에게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찰’이 답했다. ‘그때는 틀리고 현재는 맞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골백번 다시 들어도 심오한 대답이 아닐 수 없다. 때 아닌 마우스 품귀현상과 함께 도심 곳곳에 쥐덫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4.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찰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찰’은 내부비리에 민감하다. 비리 첩보가 들어오면 엄격하게 단속하여 일단 덮는다. 덮기 힘들면 더 엄격하게 스스로 꼬리를 자른다. 후배 여검사를 성폭행한 검사가 징계도 받지 않고 사직처리 되었다가 대기업 임원으로 취업한 적도 있다.

2010년에는 회사 돈을 빼돌린 그룹 총수가 254억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청장 출신의 검사가 그의 매제였다. 총수는 벌금 낼 돈이 없다고 버텼고 판사는 일당 5억 원짜리 노역을 허락했다. 황제노역이라는 말과 함께,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사람들이 도처에 출몰했다.

 

실로 존경스러운 검찰이 아닐 수 없다.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도 그래서다. 일방통행 밖에 모르는 검찰에게 <검사선서>에 담긴 본뜻을 일깨워줘야 한다. 고이면 썩고 커지면 무너지는 게 세상 이치다. 검찰이 살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개혁되어야 한다. 또 다시 국민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 검찰 권력을 무릎 꿇려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그래야 내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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