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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인이 부산사투리로 울면서 딸 부탁했다. 거짓이면 나를 고소하라"

[단독인터뷰] 김승연 전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 박형준 딸 입시비리 폭로
당시 입시비리 사건 서부지검이 수사하다 중단된 것은 청와대 외압 '주장'
박형준 부인 화랑에서 개인전 열며 부인초청했다며 친분 소개

 

"박 후보 부인이 부산 사투리로 울면서 '선생님 우리 딸 꼭 붙여 주셔야 돼요'라고 말해 진정시켰는데, 이게 거짓이면 나를 명예훼손으로 걸어야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부인이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홍익대 미대 입시 실기시험 후 딸과 함께 찾아와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승연 전 홍익대학교 미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김 전 교수는 11일 경기신문과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상기된 어조를 유지했다. 박 후보 부인 관련 대학 재학시절 경험한 각종 입시부정 사례와 2009년 서울중앙지검과 서부지검에서 홍대 입시 비리를 수사 등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격정을 토했다.

 

"(박 후보의 발언은) 100% 거짓말이다. 미대 교수실에 대학 직원이 와달라고 해서 갔더니, 박 후보 부인과 딸이 함께 있었다. '채점 때 잘 좀 봐줘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 전 교수는 박 후보의 부인을 1997년에 만난 적이 있을 정도로 잘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 부인의 화랑에서 열린 김 전 교수의 개인 전시회에 박 후보 부인을 초청했다는 것이다.

 

그는 "박 후보 부인의 청탁 직후 대학 교무과 직원이 채점장에서 어느 것이 박 후보 딸의 실기작품인지 알려줬다”면서 “30점 이상 주기 어려운 실력이었지만 옆에 있던 교수의 지시로 80여점을 줬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교수와 동료교수에 따르면, 박 후보의 딸은 실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필기시험 점수 미달 등으로 최종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딸이 홍대 입시에) 떨어졌다고 무죄가 되지 않는다. 이걸 부정하면 정말 나쁜 사람이다. 처음에는 홍대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더니…언론에서 조사하면 다 나온다. (박 후보 측) 발등에 불똥 떨어졌다." 

 

이후 김 전 교수는 2008년 4월 그동안 입시부정을 주도해온 7명을 재단에 고발했고, 이는 2009년 4월 검찰수사로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서부지검에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입시비리 교수들의 구속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검찰수사는 더뎌졌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단됐다. 김 전 교수는 "2009년에 박 후보(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가 덮어서 수사가 흐지부지 됐다. 검찰 수사 기록이 다 있으니 재조사 하라"로 토로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의 주임검사는 당시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특수3부(김기동 부장검사) 소속 엄희준 검사였다. 서부지검의 주임검사는 대검 대변인을 지낸 주영환 검사였으며, 당시 주 검사가 소속된 형사5부 부장검사는 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맡고 있었다.

 

김 전 교수는 “2차례 참고인 조사를 할 때만 해도 주 검사가 입시비리뿐 아니라 교수 임용비리까지 파헤칠 것처럼 하다 갑자기 3차 조사 때 ‘힘든 일이 생겼다. 검찰내부 문제'라며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서부지검 주영환 검사도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보였으나, 마지막 참고인 조사에선 ‘검사는 아무 힘이 없다. 윗선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전 교수는 "당시에 청와대가 연관돼있냐고 질문하니, 주영환 검사가 처음에는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다"고 했다"며 "다시 되물으니 (주영환 검사는) 아무 말도 안했다. 당시 대검에서 그 엄청난 수사를 왜 종결하겠나, 만약 대검에서 했으면 내가 (대검을) 고발하겠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분노했다.

 

그는 끝으로 홍대 입시비리 관련 검찰 수사에 청와대의 외압이 작용했을 의혹을 제기하며 이처럼 말했다.

 

"XXX, (청와대)비서관 보고를 평검사가 했겠어요. 이성윤 검사가 했겠지. 그 사건 덮자마자 이성윤 검사가 바로 승진했어요. 당시 검사들과 3자 대면 하라고 해도 할 수 있어요. 조사하면서 한 얘기 전부 한 자도 틀림없이 기록했는데…"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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