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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누가 더 간절한가? 

  • 최영
  • 등록 2021.03.31 06:00:00
  • 13면

 

 

아.. 나도 투표하고 싶다.
보궐선거 없는 지역에 살면서 지금 서울과 부산의 선거전 양상을 보노라면 참담하다 못해 화가 난다. 이유는 첫째로, 후보가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너무 낮 두껍게 한다. “상속받은 땅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사람이 몇 번이나 말을 바꾸다가 이제 와서 “그 땅의 측량현장에 내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게 아니다”라니 이게 무슨 해괴한 말인가? 문정권의 집값상승은 대역죄라고 몰아세우던 양반이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재개발을 풀겠다니, 투기광풍을 기대하고 그 지역에 투자를 해놓지 않은 이상 도저히 내뱉기 어려운 말이 아닌가?

 

부산은 또 어떤가? 오죽했으면 네티즌들이 박형준후보의 재산을 “1일1땅”으로 찾아내고 있는 실태를 일러 박후보가 부산시장에 출마한 이유는 ‘자기도 모르는 숨겨진 재산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한탄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급기야 보도된 박형준후보의 관련재산을 코스로 이어서 방문하는 “탐욕의 성지 순례단”까지 등장했다. 이뿐인가? 박형준후보의 딸 홍대미대 입시청탁 건에 대한 폭로를 보면 대한민국을 뒤흔든 조국 전 장관 딸의 표창장은 참으로 소박하게 비칠 지경이다. 

 

두 번째로 화가 나는 것은, 이런 거짓부렁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여론조사는 이들이 앞선다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LH공사직원들의 오랜 부정부패를 정권의 비리로 등치시킨 야권과 보수언론의 공세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또 사람들은 몇 번의 선거에서 확실하게 여권을 밀어주었음에도 피부에 와닿는 개혁작업을 완수해내지 못한 실망감과 집값상승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에 분노한다. 이 분노가 LH사태를 통해 분출된 것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럼 그 분노는 역사를 되돌림으로서 잦아들 것인가?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 자,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될 것이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서울과 부산의 야권 후보 모두 MB의 측근이 나선 이번 선거를 통해 어쩌면 MB시대를 다시 살게 될지도 모른다. 촛불혁명으로 이룬 모든 성과가 부정될 수도 있는 갈림길인 것이다.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면 말이다. 이 사태를 겪으면서 부동산투기에 대한 대책과 처벌, 이익환수 등 여러 보완책들이 추진되고 있다면 더더욱.. 열매는 꽃이 떨어진 자리에서 열리는 법, 개혁은 지금껏 늘 있었던 문제가 불거지며 한 단계 개선되는 과정이 아닌가? 

 

꾸짖을 것은 꾸짖더라도 일은 되게 하고 사람은 살리고 볼 일이다. 더 간절한 자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누가 더 간절한가? 대통령이 “문재인정권의 검찰총장”이라며 감싸주었던 사람이 “반격의 출발점”이라며 야권의 공격수로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데, 이런 간절함을 넘어서지 못하면 선거는 그들의 바램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 여론에서 기울었다고 외치는 소리가 내 귀에는 “봄꽃들이 활짝 피었다. 투표하지 말고 놀러 가라”라는 말로 들린다. 그래서 이번 선거만큼은 나도 정말 투표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만치 내게는 간절하다. 역대급 황사가 정치를 뒤덮고 있다. 나도 서울과 부산의 명예시민이고자 한다.  일주일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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