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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준의 경기여지승람(京畿​​​​​​​輿地勝覽)] 6. 금토동(金土洞)의 유래

 

성남의 금토동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콩과 인연이 깊은 마을이다.

 

고려 말의 선비인 둔촌 이집(李集) 선생이 이 고장에 낙향하여 검정콩을 재배해 지인들에게 나눠줬는데, 둔촌의 1년 후배인 목은(이색) 선생이 감사의 뜻을 담은 시를 보내왔다.

 

“검은콩은 중원에 두루 생산되는데, 어이하여 둔촌에게서 나왔단 말인가. 탕을 끓이면 주독을 풀 수 있으니, 참으로 술동이를 기울일 만합니다. 향기론 풀은 바퀴 자국 덮어 가는데, 지는 꽃 아래 방금 문 닫고 앉았습니다. 가을엔 작은 밭뙈기 콩이 익으리니, 높은 행차가 혹 내게 왕림해 주실는지”

 

콩 수확할 때쯤 둔촌이 방문해 주기를 기다리는 뜻이 담겨 있다. 기록으로 보이는 검정콩 최초 재배 인물이 둔촌 선생이다.

 

 

금토동에는 국방통신문화재인 천림산봉수대가 있는데, 6·25 때 월남한 사람이 이곳에 콩을 심기 위해 무너진 봉수대 굴뚝의 돌을 치웠다는 증언도 있고, 몇 해 전까지도 40~50가마의 콩을 생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식품가공·유통·포장기술을 혁신하고 영양의 양극화 현상 해결에 큰 기여를 한 세계적 과학자로서 ’콩박사‘로 유명한 권태완 박사의 고향이 금토동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초대 원장을 지냈고 경북 영주의 콩세계과학관 설립을 주도했으며, 금토동 마을회관 건립에 부지를 제공하였다.

 

검정콩은 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서 뱀이나 개에게 물렸을 때와 소나 말이 전염병을 앓을 때 검정콩 삶은 물이 약이고, 대나무나 나무의 끄트러기가 살에 박혔을 때는 검정콩을 짓찧어 물에 개어서 바른다. 검정콩과 대나무 잎을 넣어 삶은 물로 양치를 하면 풍치 등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고, 검정콩을 볶아 대추와 함께 찧어서 가루를 먹으면 밥 생각이 없어져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금토동은 역사를 빛낸 수많은 인물이 살아온 뿌리 깊은 자긍심을 가진 마을이다. 둔촌 이집, 안양공 권반, 금릉 남공철, 고산 윤선도의 장인인 윤돈, 조선 후기 여성 선비인 강정일당과 시묘살이 중 어머니가 꿈속에 나타나 닭고기를 먹여준 효자 권수, 열녀 남원윤씨, 윤치장 의병장 등이 이 고장 출신이다.

 

과거 광주군 대왕면 금토동(金土洞)이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금현동(金峴洞)과 둔토리(遁土里)를 병합해 금토리라 하였다. 이 지역은 월천리(月川里) 또는, 월오천리(月午川里), 월아천리(月兒川里)로 안말의 안동권씨 족보와 금현동의 남원윤씨 족보에 기록되어 있다.

 

월천리는 냇물에 달빛이 낮처럼 환하게 비추기 때문이라고 하며, 달래내고개 이름도 월천의 한글 발음이다.
금현동은 우리말로 쇠푸니고개라고 하는데 금이 많이 나서 수레에 싣고 넘던 고개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이전까지는 분원도자기와 함께 솥을 만드는 것이 이 지역의 공업이었는데 점차 쇠퇴하였다. 
둔토리는 둔퇴리(遁退里) 또는 둔투리라고 하는데, 선비들의 은둔지로 알려져 있다. 금이 많이 나서 돈을 물쓰듯이 해서 퇴가 날 정도라는 의미를 가진 이 지역에 제2테크노밸리가 건설 중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되고 130년 이상된 옛 집과 113년 된 돌지붕집, 지역경제의 상징인 방앗간 등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생하는 신도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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