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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어벤져스]건물과 한 몸이 된 태양광(BIPV)

 

태양광 패널을 도심의 건물에 설치할 경우 옥상 이외에 딱히 마땅한 곳은 없다. 건물 벽체에 설치할 시 옥상에서의 발전량 대비 약 78% 정도로 효율이 떨어진다(서울에서 남쪽 방향의 경우). 게다가 인접 건물이 태양 빛을 막는 위치에 있을 경우 효율 저감은 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건물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는 것은 발전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재생에너지 발전 의무화 비율 혹은 계몽적 목적이라 볼 수 있다. 건물 외벽의 검은 패널들을 보면 흰 비단에 검은 패치를 붙인 옷을 입은 신사가 ‘나는 친환경 패션이야’라고 우쭐대는 듯하다. 건축은 그 자체로 문화이며 인간 생활의 그릇이기에 심미성은 그저 장식이 아니고 건물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나의 옆 건물이 친환경이면서도 보기에 수려하다면 내 건물의 자산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내 건물의 임대율이 떨어져 공실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에너지 측면에서는 전기와 가스 소비는 줄어드는 우픈 일이 생긴다. 심미적 요소를 충족하면서도 친환경적 건물로서 기능할 수 있기 위해 개발된 것이 건물일체형 태양광(Building-Integrated PhotoVoltaic)이다.

 

BIPV 개발의 목적이 심미적이며 친환경적 건물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면, BIPV는 전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첨단 건축 자재로서 분류되어야 할 것이다. 태양광 패널 가족으로 속하기에는 발전 성능이 너무 낮다. 이 못난이 태양광 패널이 건축 자재 가족에게로 오면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킬 에이스급 구성원이 된다. BIPV가 건물의 가치를 높이게 하는 요인은 전기를 생산 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전기 발전량은 건물에서 요구하는 수요를 충분히 공급할 수준의 량이 못된다. 그보다는 BIPV 시공 표준에 따른다면 현대 건물의 가장 큰 에너지 소비 요인인 냉방 부하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외벽에 BIPV가 시공된다면 그 후면은 공기 냉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의 발전효율은 패널의 온도 상승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BIPV 시공 표준에서는 냉각 장치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한다. 이 BIPV 후면 냉각은 여름에 건물 외피를 식히는 효과를 함께 하기 때문에 냉방부하를 줄이게 된다. 이 절감량이 태양광 발전 효과보다 더 크고 확실하다. 냉각으로 외피로부터 실내로의 열 전달을 막고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기 에너지로 팬이나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전기 소비량이 현격히 낮아질 수 있다.

 

한국의 건물 에너지 성능 기준 요구 사항은 점차 높아져서 2025년부터 모든 신축 공공 및 민간 건축물은 제로 에너지 건물로 의무화한다. 신축 건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은 대부분 건물 외피의 단열 강화로 구현이 되기 때문에 난방 부하의 비율은 작아지고 냉방부하의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고단열 건물의 경우는 외기 온도 10도 정도의 날에도 햇빛만 좋으면 냉방 부하가 발생하게 된다. BIPV는 이런 건물 에너지 부하 특성 변화에 잘맞는 제품인 셈이다. 건물의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 비율도 충족하면서 대리석 같은 빛이 나는 외장재의 건물은 지역의 친환경 랜드마크 건물로 뽐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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