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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석열의 ‘윤로남불’로 날아간 한 시민의 소중한 ‘꿈’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시절인 2021년 2월 1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수사·소추 과정에서 공정성의 확보가 인권 검찰로 가는 지름길”이라면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검사라는 생각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범죄혐의에 대해 객관적이고 상당한 근거가 있을 때 수사에 착수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과잉수사가 빈발하게 되고 국민들의 자유와 창의를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도 당부했다.

 

그러나 권혁철(58) 씨의 제보에 따르면 정작 윤석열 전 총장 본인은 검사가 갖춰야 할 기본 소양 및 자세에 확연히 배치되는 이율배반적인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부실 수사 의혹 사건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 전 총장은 부산지방검찰청에서 근무했으며 제보자 권혁철(58) 씨는 당시 경남도청 7급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공무원들이 권 씨의 시험 성적을 조작해 불합격시켰다고 주장하며, 이를 인터넷에 유포해 경남도청 공무원들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하게 된다.

 

권 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경남도청 공무원이 성적을 조작했다는 근거로 자신의 시험 답안지에 기재된 감독관의 서명이 위조됐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으며 당시 시험관이었던 서 모씨가 “고시계에서 실명으로 사인하라”고 지시를 받았다란 녹취록과 진술조서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검사는 이 같은 증거를 무시한 채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고 주장한다.

 

 

제보자 권혁철(58) 씨는 “ 경남도청 관계자를 성적조작으로 고소한 사건을 당시 정병하 주임 검사(사법연수원 18기)가 불기소 처리했고, 사법연수원 23기였던 윤석열 검사는 선배 검사가 처리한 사건을 뒤집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저는 윤석열 검사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당시 경남도청 7급 공무원 공채시험이 어떻게 진행되었기에 권 씨가 이처럼 시험 성적이 조작돼 본인이 불합격을 했다고 호소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당시 경남도청 7급 공무원 시험의 합격 커트라인은 약 84점이었으며, 가채점 결과 권 씨는 84점 이상의 점수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실제 점수는 63점으로 권 씨는 불합격하게 된다.

 

예상했던 점수와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시험성적에 납득할 수 없었던 권 씨는 경남도청 고시 담당자를 만나 문제지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지만 거부당한다.

 

권 씨의 끈질긴 요청에 경남도청 배 모 고시계장은 “7과목 중에서 1과목만 보여 주겠다”면서 “2과목은 절대 보여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권 씨는 경남도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진행하게 되며 강동원 검사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권 씨는 강동원 검사가 “참 희안한 사건을 맡았다”면서 “문제지를 풀어본 결과 평균 63점을 받은 수험생이 평균 84점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조롱했다고 당시를 회생했다.

 

이어 사건은 다시 정병하 검사에게 넘어갔으며 정병하 주임검사는 “검찰이 문제지 열람허가를 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서 해당 사건을 1998년 4월 불기소 처분한다.

 

 

이를 두고 권혁철 씨는 “경남도청에서 제시한 답안지의 사인이 시험 당시 제가 서명한 사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에 필적 감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수차례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대검은 현미경 감정을 하지 않은 허위감정서를 기초로 해당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권씨는 허위감정서를 기초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에 불복해 창원지검에 재차 고소를 하게 되며 사건은 윤석열 검사에게 배당된다.

 

하지만 윤석열 검사는 권 씨가 제출한 증거는 받아들이지 않은 채 성적조작을 허위사실로 판단해 오히려 권 씨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했다.

 

이로 인해 권씨는 재판을 받게 되며 당시 시험 감독관이었던 공무원들의 증언 번복과 권씨가 제출했던 녹취록의 증거 불선택 그리고 성적조작이 아니라는 당시 검찰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결국 징역 6개월의 실형을 받게 된다.

 

제보자 권혁철(58) 씨는 “윤 전 총장은 평검사 시절에도 자기 식구 보호를 위해 성적 조작을 은폐하고 억울한 피해자를 감방에 보내는 파렴치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경기신문과 열린공감tv 연대 취재진은 윤석열 전 총장에게 카톡으로 권혁철씨의 사건과 관련된 사실의 확인을 요청했으나 윤석열 전 총장은 카톡 메시지를 확인하고도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물론 권혁철(58) 씨의 해당사건은 공소시효가 완성돼 윤 전 총장을 비롯한 8명의 관계자들에게 직권남용이나 권리행사방해 등의 책임을 물을 수 없을런지 모른다.

 

다만 윤석열 전 총장은 대한민국의 대권주자 후보로까지 나서고 있으며 당시 무혐의처분을 내렸던 정병하 주임검사 역시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남부럽지 않은 윤택한 삶을 살고 있는 반면, 평범한 한 시민이었던 권혁철(58) 씨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소중한 꿈을 모두 잃어버린 채 경비원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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