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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몸의 노래

 

 

데이비드 캠버비치가 열연한 드라마(셜록 홈즈)에서 홈즈는 마지막에 사건 해결의 중요한 정보가 있는 애들러 핸드폰의 암호를 풀어 패를 뒤집는다. 그는 애들러가 그에게 사랑을 느꼈고 게임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그것을 핸드폰 비밀번호와 연관 지어 놓았다고 추리한다. 그 사실을 부인하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예전에 한번 마주 잡은 손목에서처럼 지금도 그녀의 맥박이 빨라지는 것으로 그에게 호감이 있다는 단서를 확인한다,

 

이와 유사하게 손목의 요골동맥의 박동은 몸의 상태에 대해 환자가 말하는 증상의 표현과 겉모습에 드러나지 않는 단서를 표현한다, 그렇기에 예로부터 동서양의 의사들은 이 혈관의 박동을 확인하는 과정을 진단에 사용했는데 같은 부위의 맥동이지만 인식하는 방법은 전혀 달랐다.

 

동양의 몸과 서양의 몸을 비교한 책 (몸의 노래)에서 동서비교문학자인 구리야마 시게히사는 몸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점, 시각의 차이에 대해 주목한다, 그는 장님의 코끼리 만지기 비유를 든다. 세 명의 장님에게 코끼리에 관해 물을 때 한 명은 길고 얇은 끈처럼 생겼다고 답하고 다른 이는 뭉툭하고 두꺼운 기둥처럼 생겼다고 하고 세 번째 사람은 큰 자루 같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사람은 코끼리의 꼬리를, 두 번째는 다리를 끌어안았으며 세 번째는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각자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착각 때문에 당황한다. 세 사람은 동일한 코끼리에 관한 참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알아낸 것은 완전히 달랐다. 이와 유사하게 서양의 맥진과 한의학의 맥진은 같은 곳을 진찰하고 있었지만 서로 다른 사실을 알아냈다.

 

그 시각의 차이는 그리스의 의학자들은 인간의 몸에서 관절과 근육을 보았고 중국의 의학자들은 경락을 보았다는 것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서양에서는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원인,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해부학을 보면서도 각각의 장부의 목적. 움직임에 대한 원리에 대해서 열정을 가졌다. 반면에 동양에서는 오장과 육부와 몸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상위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각각의 오장과 육부가 서로서로 영향을 주며 돕거나 견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손목에서 감지하는 혈관에서 서양의 의사들은 박동을 감지했고 단지 심장이 뛰는 것을 알 수 있는 신호라고 보았는데 동양은 맥상, 맥의 느낌을 취했다. 그리고 맥을 심장뿐만 아니라 오장육부와 기혈성쇠징후, 표현으로 보았다.

 

현재 서양의 맥진은 심전도 등의 검사로 대치되었고 한의사의 시선에는 두 가지 요소가 교차한다. 한의학과 서앙의학을 동시에 배우는 교육과정처럼 임상에서도 혈압과 맥박, 심전도의 결과를 참고하고 동시에 맥진으로 기혈성쇠의 징후를 살핀다. 경락과 경근의 진단과 해부학의 근육과 관절 근막의 인식이 교차한다. 왜냐하면 그것들 모두 몸의 풍부한 표현들, 몸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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