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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얼마 전에 지방에 사는 지인이 아들이 귀에서 소리가 나는데 어떻게 치료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문의를 하였다. 아들은 근처의 이비인후과에서 막 진료를 받았는데 한의학적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원해서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서 연락을 하였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그 아들과 전화통화로 진료를 하게 되었다. 직접 귀를 관찰한 것이 아니기에 이비인후과에서의 진료소견을 물었는데 혈압이 높아서 혈관의 박동이 소리로 들리는 것과 함께 스트레스가 많은 것도 주원인이니 스트레스 관리를 하라는 말도 같이 들었다고 했다,

처방받은 약을 확인해 보니 이뇨제 계열의 혈압약과 신경안정제이다.

 

귀가 울리는 대한민국에서 고 1로 살아가는 이 아이는 진로를 만화가로 정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숙고등학교에 재학하며 다른 도시로 주말마다 그림을 배우러 다닌다고 하였다. 게다가 수면시간이 새벽 2,3시경에 잠들어서 7시쯤 일어나는데 근래에는 고1의 학습량을 채우고자 더욱 늦어져 수험생들이 많이 먹는다는 카페인 음료를 먹으면서 거의 밤새도록 공부했다고 하였다.

 

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혈압이 높아진 것이 이명의 원인은 아니다. 혈압이 높아진 것과 귀에서 이로 인해 소리가 나는 것 모두 어떤 원인에 대한 결과이다.

 

측정되는 혈압은 심장의 박출이 팔의 혈관에 전달되는 압력으로 그 힘은 손 발 끝 몸의 어디라도 혈액이 잘 전달될 수 있게 몸의 여러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조절한다. 지금처럼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것, 카페인 음료, 피로, 영양부족 등은 몸의 자율신경의 균형을 조절하는 힘이 저하되어 교감신경이 항진된 것, 다시 말하면 음양의 균형이 깨어져 혈압이 오르고 이명도 생기는 것이다. 혈압을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혈압을 낮추는 것만 신경 쓰게 되지만 혈압도 결과이기에 혈압도 오르고 이명도 생기는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더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치료가 된다.

 

마침 그때가 금요일 밤이었고 주말 동안 근처 기관에 있는 혈압계로 혈압을 재보기로 하였다. 12시에는 잠들 것, 식사를 거르지 말 것, 수면에 방해되는 카페인음료는 피할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본 칼럼에서도 한번 소개한 바 있는 혈압조절에 도움이 되는 허버트 벤슨박사의 이완호흡을 알려주며 하루에 20분씩 꼭 해보라고 하였다, 호흡은 혈압에 관여하는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아이의 주말의 끝에 측정한 혈압은 정상이었고 귀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혈압약과 신경안정제는 복용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했다. 2주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고 전한다.

 

심장내과의 권위자이자 198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버나드 라운은 그의 책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에서 상업화된 의료 행위에 대해 비판하며, 첨단 의료기기보다 환자의 말에 귀기울이기는 것이 먼저임을 많은 치유사례를 들어 말한다. 생명과학은 ‘치유의 예술’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장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이국의 그가 그리워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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