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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NCCK 총무, 노태우 추모기도 '후폭풍'…내부 강력 반발

이홍정 총무 영결식서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 가슴에 새겨"
"내부 반대에도 참석 강행" 비판도…이 총무, 사과입장 낼 듯

 

 

진보 성향의 개신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해 기도한 것을 두고 NCCK 안팎에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1일 교계에 따르면 이 총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 국가장에 4대 종단 중 개신교 대표 인사로 참석해 추모 기도문을 낭독했다.

 

개신교 종교의식에는 이 총무와 함께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등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목사 여러 명이 함께했다.

 

이 총무는 기도문에서 "오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회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신 고인을 추념하며,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족이 되게 해 달라"고 바랐다.

 

행사가 끝난 뒤로 이 총무의 기도문 내용을 문제 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노 전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생전 직접 사과를 한 적이 없음에도 이 총무는 고인이 마치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NCCK 여성위원회는 1일 성명을 내 "노태우는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5·18민주항쟁과 시민들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무가 언급한 노태우의 사죄는 개인의 사죄가 아닌 가족의 사죄로, 사실이 아닌 것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또 다른 가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위원회는 이 총무에게 5·18 희생자 유가족 등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다.

 

교계 활동가 수십 명도 전날 '에큐메니컬 2030 활동가' 명의로 낸 성명에서 "사죄하지 않는 노태우를 용서할 수 있는 대리인은 없다"면서 "거짓과 왜곡의 자리에 서서 고개 숙인 이 총무의 추모기도는 초라했고 비열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책임을 저버린 이 총무는 NCCK 총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 총무가 사전에 영결식 참석 문제를 두고 NCCK 내부의 반대 의견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은 채 참석을 강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NCCK 한 인사는 "광주 NCCK 쪽에서는 이 총무의 영결식 참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이 총무도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행사에 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는 이 총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NCCK 다른 관계자는 "이 총무가 사과문을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24년 설립된 NCCK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운동의 중심에서 싸우는 등 보수성향이 강한 교계에서 진보적인 활동을 펴왔다.

 

NCCK는 회원 교단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회장을 맡기 때문에 예산과 인사 등에서 실권을 가진 총무가 사실상 대표 역할을 한다.

 

이 총무는 이달 22일 열리는 NCCK 정기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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