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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벗 삼아 삶을 이야기한다…'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김지수, 이어령 / 열림원 / 320쪽 / 1만6500원

 

"나는 이제부터 자네와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네. 이 모든 것은 내가 죽음과 죽기 살기로 팔씨름을 하며 깨달은 것들이야. 이해하겠나? 어둠의 팔뚝을 넘어뜨리고 받은 전리품 같은 것이지."

 

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인터스텔라' 김지수가 다시 만났다. 이 책에는 이어령이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스승은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는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을 전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랜 시간 죽음을 마주한 채 살아온 스승의 지혜들로 가득하다.

 

2019년 가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 있는 이어령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나온 뒤, 많은 사람들은 "마이 라이프는 기프트였다"라고 밝힌 이어령의 메시지에 환호했다.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인터뷰는 그의 더 깊은 마지막 이야기를 담기 위한 인터뷰로 이어지며 이 책을 탄생시켰다.

 

1년에 걸쳐 진행된 16번의 인터뷰에서 이어령은 독자들에게 자신이 새로 사귄 죽음이란 벗을 소개하며,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남아 있는 세대를 위해 각혈하듯 자신이 가진 모든 지혜를 쏟아내고 있다.

 

이어령은 자신의 죽음이 진정한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는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으니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며 "글을 쓰고 말하는 것 말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다"라고 털어놓는다. 

 

이어령은 자신을 "죽음이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해 생사를 건네 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등장하는 모리 교수와 같이, 스승 이어령은 '마지막 지혜 부스러기'까지 이 책에 녹여냈다. 제자들이 길을 헤매더라도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스승과 함께라면,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경기신문 = 김민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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