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물양장 매립을 다시 추진한다.
하지만 당초 입주업체들에 이전 부지로 제시한 남항 서부두는 이미 다른 곳에 임대를 준 상태여서 협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IPA는 조만간 연안부두 물양장 북측부두 1만 7000㎡ 매립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1973년 준공된 연안부두 물양장은 시설이 낡다 보니 매년 안전 문제가 지적돼 왔다. IPA는 2019년 정밀점검에서 안전등급 C등급이 나와 노후화된 부두 시설을 아예 매립하기로 했다.
그런데 물양장을 매립하려면 입주업체들의 이주 대책이 필요하다. 이곳엔 현재 선박과 어구 수리·제작, 수중공사 등 19개 업체가 입주해 길게는 30년 넘게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IPA는 당초 지난해 11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제대로 된 이주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입주업체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IPA가 처음 제시한 이전 부지는 근처 옹진수협 주차장으로, 업체마다 컨테이너 1개 넓이의 땅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입주업체들엔 사실상 나가라는 통보였다.
이들이 매립 반대에 나서자 항구를 이용하는 어민들과 환경단체까지 힘을 보탰고 착공은 해를 넘겼다.
IPA는 다시 이전부지로 입주업체들에 남항 서부두를 제안했는데, 최근 이곳을 다른 업체들에 임대를 줬다.
연안부두 물양장 입주업체 번영회 관계자는 "이전부지를 제안해 놓고 다른 데 임대를 주는 건 우리를 기만한 것 아닌가"라며 "납득할만한 이전부지가 없다면 다시 매립 반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당장 밝힐 수 없으나 입주업체 이전을 위한 방안이 있다"며 "업체 현황과 그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최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