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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칩4’ 참여…중국 반발 대응책 충분히 마련해야

치밀한 전략으로 양국 모두 실리 찾을 새 방안 도출을

  • 등록 2022.08.10 06:00:00
  • 13면

우리 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관련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혀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질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칩4’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미국이 4개월 전 제안한 서방 국가 중심의 반도체 동맹 결성이다. 중국의 강한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사드 보복’을 넘어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걱정이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정교한 대책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재편 과정에서 ‘칩4’ 가입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다수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에 들어가지 않은 채 기존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압박과 견제 수위를 높일 게 분명한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진작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의 참여를 문제 삼아 태클을 건다면 과거 ‘사드 보복’을 넘어서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관련 수출과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반도체 수출액 954억6천만 달러 가운데 중국이 43.2%를 차지한다. 반도체 수입액 약 570억3천만 달러 중에서도 중국이 31.2%로 1위다.

 

우리 업체의 중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막히는 상황에 대한 염려부터 심각하다.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낸드 공장은 2014년, 우시의 SK하이닉스 D램 공장은 2006년 준공됐다. 최근까지 설비 증설 및 노후 장비 교체 등 추가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십조 원을 투자해 가동 중인 중국 현지 메모리 설비 유지·보수가 미국의 견제로 제한을 받으면 매몰 비용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홍콩을 포함하면 60%에 달한다. 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중국이 당장 한국산 반도체 수입을 금지하거나 공장에 제재를 가하진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희토류· 리튬과 같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에 대해 수출금지 등 경제 보복을 취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어느 때보다 치밀한 외교력이 필요한 국면이다. 한국으로선 ‘칩4’ 가입이 중국 배제가 아닌 반도체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미국의 원천기술과 장비를 공급받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설득해야 한다. 상호이해와 협력을 통해 양국이 모두 실리를 찾을 새로운 방안까지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칩4’ 가입에 대해 “폐쇄적인 모임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칩4’ 참여로 우리나라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전면 배제하거나,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경제외교에는 철저하게 실리적 관점이 적용돼야 한다. 외교가 정치에 휘둘리는 나라일수록 국제무대에서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다. 그야말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가용한 협상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칩4’에 가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국제적 역학관계 속에서 불가피성을 인정할 만한 대목이다. 중요한 것은 그로 인한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국익을 지키는 일을 책임진 정부로서 사명을 다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