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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 창]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간첩과 남한의 간첩

 

수천 년 전부터 자생 또는 타생으로 암약해온 스파이는 한 국가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이 만고불변의 법칙 아닌 법칙은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도 형태를 달리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보가 그만큼 중요한 때문이다. 러시아 정보기관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부식해온 ‘러시아 스파이망’이나, 남한을 전복하기 위한 북한 정권의 끊임없는 ‘남한 내 간첩 부식하기’는 생생한 사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간첩망 조직과 가동은 푸틴이 가장 믿는 FSB가 맡았다. FSB는 2021년 7월 경 우크라이나 점령 계획을 준비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FSB 제5총국이 전담하고 담당요원도 20명에서 200여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러시아 특수부대가 선호하는 수법은, 직파 요원들을 최소화하고 현지에서 고참 첩보원을 포섭하여 자체 첩보망을 가동하는 것이었다.

 

정치· 경제 분야 고위직을 주 포섭대상으로 삼는다. 일종의 ‘거짓 깃발 포섭 형태’인데, 포섭된 협조자들은 자신의 나라 관료를 대신해서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믿는다. 우크라이나의 여러 고관대작들과 정치인들은 수십 년에 걸쳐 러시아 특수기관과 연계하여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인민대표인 안드리이 데르카츠흐(Andriy Derkach)가 대표적으로, 러시아 앞잡이를 선도했다. 부친은 KGB 고위 간부출신으로 수 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보기관 SBU 책임자였다. 데르카츠흐는 우크라이나와 미국과의 관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영향공작에 참여하면서 러시아 첩보원임이 처음 노출되었다.

 

또 다른 고위직 간첩은 우크라이나 보안기관 SBU 책임자였던 쿨리니츠흐(Kulinich)다. 국가기밀 데이터를 러시아 정보기관에 넘겨주는 한편 우크라이나 고위층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협조자를 포섭한데 이어, 러시아의 남부 우크라이나 점령에 일조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보기관들의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준비에 관한 정보 수집활동에 딴지를 걸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보요원들은 우크라이나 내부 불안정을 기도했다. 작은 불씨가 생기면 시위를 촉발하여 우크라이나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불안하게 하고, 필요시 친우크라이나 조직과의 폭력적 대결도 불사했다. 한 예가 ‘생명을 건 애국자들’이란 친러시아 단체로서 러시아 정보기관들의 다양한 임무를 조력했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스파이망의 활동은 우리나라 민노총 등 일부 진보단체의 친북적인 행동과 흡사한 점이 많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씨 등 4명이 북한에서 받은 지령문 90건은 러시아 정보기관의 책동과 쌍둥이처럼 빼닮았다. 화물연대의 불법파업 시 “각급 단체들과 경제전문가들을 내세워 ‘업무개시명령’의 불법성을 낱낱이 파헤쳐라(12월 17일)” 등이 그것이다.

 

합법으로 포장하여 법질서를 무너뜨리고 고위층을 포섭하여 그 조직 전체를 하나의 간첩망으로 몰아가서 조직 내 추종자들을 자신도 모르게 반국가 활동에 가담하게 하는 것이다. 사회 각 분야에 동조자를 심어 도시혁명을 일으키려고 한 안토니오 그람시의 진지론이 부활하는 상황이다. 안보의식 약화와 친북행동은 언젠가 남한을 피로 물들게 하는 비극적 상황을 만들지도 모른다. 국민 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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