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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내 13만9000 명이 ‘은둔형 외톨이’청년이라니

불가피한 은둔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돼야

  • 등록 2024.02.08 06:00:00
  • 13면

집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7~8월 전국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는 ‘고립 청년’을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거나 요청하기 어려운 청년’이라고 정의한다. ‘은둔 청년’은 ‘방이나 집 등 제한된 장소에 머물면서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 및 교류가 거의 없는 청년’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54만 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내에도 19~34세 청년 인구 278만 명의 5%인 13만 9000 명이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추산한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청년의 고립·은둔, 진단과 대책’ 보고서를 통해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한 배경을 밝히고 지원 방안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원은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한 배경으로 달라진 양육 형태로 인해 약해진 정서조절 능력을 먼저 꼽았다. 아울러 인터넷 발달과 배달 문화 등 적절한 은둔 여건이 형성돼 있으며, 강화된 개인의 영역과 느슨해진 공동체성 등 크게 달라진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국무조정실의 설문조사 결과는 ‘취업의 어려움’(35%)이 은둔의 가장 큰 이유였다. 서울시의 2022년 온라인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은둔의 원인이 ‘실직 혹은 취업의 어려움’(45.5%)이라고 응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은둔형 외톨이들의 범죄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강력 사건의 범죄 피의자들이 인간관계가 소극적인 은둔형 외톨이 성향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래 여성에게 접근해 살해한 정유정, 신림역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을 살상한 조선, 서현역에서 난동을 부려 14명을 살상한 최원종, 신림동 등산로 너클 성폭행 살인범 최윤종 등 흉악 범죄의 피의자들이 그들이다.

 

은둔형 외톨이들의 자살문제도 심각하다. 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75.4%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했는데 자살을 떠올린 청년 중 26.7%(1698명)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에 은둔형 외톨이들이 은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의 은둔형 외톨이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법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정서적으로 유대하는 다양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은둔형 외톨이 고령화에 대비한 1인 가구의 정책 모델 실험, 은둔을 새로운 삶의 유형으로 인정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정책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첫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13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보고된 ‘고립·은둔 청년 지원 방안’은 고립·은둔 청년을 사전에 발굴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부분의 은둔형 외톨이는 은둔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사회와 소통하길 원한다. 불가피한 은둔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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