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교육 국방 등 모든 분야가 위기를 맞고 있거나 삐걱거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정을 거의 마비시킨 ‘박근혜-최순실게이트’는 국민의 분노를 사고 국제사회에서 나라망신을 시키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미루거나 죄가 없다고 버티고 있다. 흡사 국민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다. 탄핵 찬반 집회가 세 겨루기를 하면서 주말마다 열리고 일각에서는 ‘탄핵 기각설’까지 나올 정도로 우리 정치는 극히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우리는 헌재의 판단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국제사회는 격변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탄도미사일과 미사일방어체계 개발·배치가 가속화하고 있는데도 한국은 사드 찬반 문제로 여론이 양단돼 있다. 미국에서는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도 거론되고 있다. 이는 한반도에 회복 불가능의 대비극을 초래하기 때문에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다. 선제타격까지는 아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대북 강경파들이 군사조치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또 다른 위기는 사드배치 문제로 인한
방학을 맞아 두 아들이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올해 대학 2학년이 된 둘째가 “선배들이 낙타가 바늘귀를 들어가는 게 취업보다 쉽대요. 선배들이 취업 걱정을 하면 우리도 마음이 무거워요.”라면서 긴 한숨을 쉰다. 고등학교 때 민태원의 ‘청춘예찬’(靑春禮讚)’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 이 황금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 다시 읽어봐도 그때의 감동이 전해져 심장이 뜨거워진다. 그러나 팍팍한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청춘예찬’은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고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대학교 입시 박람회 등에서 많은 젊은이와 만났다. 그들은 제게 꿈, 미래, 희망에 대해 물었고, 저 역시 그들의 꿈, 미래, 희망이 궁금했다. 세상 그 어느 것보다 값진 청춘이란 선물을 받은 이들이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먼저 젊은이를 위
지난해 4월 인천 연수구 소재 부동산에서 동네 주폭으로부터 두 차례 협박 및 업무방해 피해를 입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형사사건처리가 된 경우에만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신변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범죄피해자보호법’, ‘특정범죄신고자등보호법’,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법률에 의거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범죄피해자 및 신변 위해 발생이 우려되는 피해자도 현재 신변보호 신청이 가능하다. 범죄피해자 보호 대상자는 살인, 강도, 방화, 기타 주요폭력사건 피해자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사망, 중상해사고 피해자도 가능하다는 사실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경찰서 청문감사실에는 범죄피해자 전담경찰관이 배치되어 있으며, 신변보호, 심리상담, 임시숙소 제공, 경제·의료·법률 지원 등을 위한 기관과의 연계, 신변보호용 스마트 워치 지급,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범죄피해자에게 각종 도움을 주고 있다. 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희망나눔 프로젝트’ 벼룩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국방·안보 분야의 자문으로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두고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부인 심화진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이 비리혐의로 법정 구속되고 5.18을 둘러싼 그의 발언 등이 잇단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 전 사령관이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지 사흘만인 지난 8일 부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앞서 전 전 사령관이 심 총장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페이스북 댓글에 “우리 집사람이 비리가 있었다면 권총으로 쏴 죽였을 겁니다”라고 한 걸 두고 여성단체들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27사단장 승진 축하 파티에는 성신여대 직원과 학생이 동원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이후 지난 9일 대법원은 “파티에 성신여대 직원 등이 동원됐다는 점은 다소 과장됐을지언정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된다”고 판단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실로 인정한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지금도 발포 명령을 누가 내렸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또다시 논란거리가 됐다. 결국 그는 다시 미국 연수과정으로 돌아가
학창 시절 필독도서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을 대부분 읽어보았을 것입니다.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당대 유럽귀족사회에 느낀 환멸과 고뇌를 보여주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결국 자살을 한다는 줄거리를 가진 소설입니다. 이 소설이 더욱 유명한 이유는 바로 주인공의 이름을 딴 ‘베르테르 효과’ 라는 용어 때문입니다. 이 책은 출간 후 많은 유럽 청년들이 소설에 묘사된 주인공의 옷차림을 따라할 정도로 인기였고, 심지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인 자살까지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방을 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회학에서는 유명인이 자살을 한 뒤에 그를 따라 모방자살을 하는 현상을 보고 ‘베르테르 효과’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외국의 영화배우 장국영이나 한국의 최진실이 자살한 이후 그를 따라 자살한 팬들이 있다는 뉴스가 이어졌던 것이 바로 ‘베르테르 효과’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이 베르테르 효과가 음주운전에도 적용이 될까봐 두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한 연예인이나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운동선수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뉴스가 심
안산시가 구제역의 관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방역 관계자들이 축산농가를 방문,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안산시 제공
초봄의 콩나물밥과 달래간장, 잘 만난 남녀같이 음식 궁합이 좋다고들 말한다. 이처럼 우리 음식에는 ‘겉들이면 더욱 좋고, 떨어뜨려 놓으면 어색한’ 찰떡궁합 음식들이 많이 있다. 치킨과 맥주, 탕수육과 짜장면, 삼겹살과 소주 등 원초적 조합으로 불리는 것 이외에 ‘환상의 궁합’으로 불리는 ‘음식 짝궁’들은 수없이 많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비롯해서 된장과 부추, 감자와 치즈, 고등어와 무, 굴과 레몬, 냉면과 식초, 닭고기와 인삼, 딸기와 우유, 미역과 두부, 복과 미나리, 인삼과 꿀,초콜릿과 아몬드 등등. 궁합이 좋은 음식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토마토는 위장의 소화를 돕고 산성 식품을 중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고기나 생선,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으면 좋다는 식이다. 파전도 그렇다. 파전의 주재료인 파의 성질은 따뜻하다. 거기에 굴이나 오징어, 녹두, 밀가루 등을 섞어서 파전의 성질을 중화시켜 궁합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육회등 쇠고기 요리에 배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배에 단백질 분해 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고기와 만나면 아미노산을 만들어내 육질이 연해지고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식의 조화라는 것이
한식 /이정록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렇게는 못하지.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그건 어림없지. 땅을 치던 사람, 이제 조용하다. 가슴이 둥글게 부어올랐다 - 시와 사람 2016 여름호 요즘 시국이 말이 아니다. 국민 대부분이 멘붕상태다. 국격은 땅에 떨어지고 신념과 도덕이 실종된 국가의 국민은 과연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로서 50년 전으로 후퇴한 것인가.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물음과 함께 고작 70~80년을 살자고 그 많은 악행과 부도덕을 저질렀는가 생각하며 이 시를 읽으니 새삼 저들의 어리석음에 통탄할 뿐이다. 한 기 봉분으로나 남을, 한 줌 재로나 남을 인생인데, 금강경의 <凡所有相 皆是虛妄>이란 4구게가 가슴을 친다. 시인은 성묘를 하며 결기가 하늘을 찌르던 한 노인의 무덤 앞에 서서 그 허망함을 절절히 깨닫지만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이제 조용하다./ 가슴이 둥글게 부어올랐다’라고 툭, 던짐으로써 오히려 큰 울림의 시적 성취를 이룬다. 아, 저 봉분들! 둥글게 부어오른 가슴이구나. /이정원 시인
입춘이 지나고도 바람은 여전히 매섭다. 그래도 양지쪽으로 모이는 햇발은 도탑다. 초록빛을 다 잃고 하얗게 마른 풀을 들추면 냉이 잎이 숨어있을 건만 같다. 일 하는 틈틈이 밖으로 눈이 간다. 서울지역 대보름 달 뜨는 시간을 검색해보니 오후 6시 27분이라고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가 조금이라도 빠르지 않을까 싶어 눈에 익은 능선을 바라보지만 아직은 저문 하늘만 가득하다. 바쁘게 살다보니 보름 쇠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다. 열 나흗날 오곡밥도 마트에서 파는 잡곡을 사다 겨우 흉내만 내고 나물도 일하는 사이사이에 서둘러가며 억지로 아홉 가지 구색을 맞추기도 절로 한숨이 나간다. 일을 마치고 늦은 저녁상을 차리면서 준비한 나물과 오곡밥을 보니 동동 거린 보람이 있다. 거의 매일처럼 빼놓지 않고 막걸리를 사 들고 온 남편에게 한 마디 한다. 기껏 나가서 좋아하는 막걸리만 사고 부럼은 안 사왔느냐고 하니 내일 사다준다며 벌써 의자에 몸을 앉힌다. 피곤한 탓이겠지 하고 넘어간다. 그런데 해마다 이제부터는 그냥 편하게 살자 하다가도 이맘때면 벌써 마음이 들썩인다. 이렇게나마 거르지 않고 지나가는 것으로 작은 기쁨이 된다. 정월 대보름은 보름날 당일에 끝나는 명절이 아니
김 교사는 교감의 주변을 살펴보며 다가갔다. 무슨 지시를 기다리는지 부동자세로 깜빡깜빡 센서만 작동하는 로봇(가령 R-A)도 보이고 사람 흉내를 내고 싶은지 의자에 앉아 다리를 흔드는 R-B도 보였다. ‘저것들은 새 학기를 앞둔 긴장감도 느끼지 않겠지? 이럴 땐 나도 로봇이라면…’ “김 선생님, 웬 일이에요?” “저, 올해는 도서실 관리를 제가 좀 맡았으면 해서요.” 교감은 곧장 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우리 옛날 얘기는 그만하는 게 좋겠어요. 도서정리나 관리는 로봇들도 서로 맡겠다고 야단인걸요. 개인별 독서이력 작성은 기본이고 심지어 독서상담을 맡겠다는 로봇도 나타났어요! 지난겨울에 이미 전교생 독서이력을 다 조사하고 앞으로는 어떤 책을 읽으면 좋겠는지 개인별 권장도서 목록까지 다 작성해 왔다니까요?” “그럼 전 뭘 해야 하지요?” “김 선생님! 그걸 왜 저에게 물으시죠? 이 학교에 계시려면…” 새 학기가 코앞이고,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관련 뉴스가 줄을 잇기 때문인지 머지않은 날의 교무실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