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19일은 아동복지법으로 제정된 아동학대예방의 날이다.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은 ‘아동학대 예방 주간’으로 정하고, 모든 국민에게 학대의 심각성과 아이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기간이다. 어른들은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하고, 부모들은 올바른 자녀 훈육방법을 다시 생각하자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아동학대예방주간에는 우리사회에서 어떤 부분이 미흡해서 아이를 놓치게 되었는지 반성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맨발로 탈출한 11세 소녀부터 말을 듣지 않는다며 맞아서 사망한 아이, 나쁜 습관을 고쳐야 한다며 매를 맞고 햄버거를 먹다가 사망한 아이 등 학대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에게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전한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는 옆집 아저씨나 수상한 타인에게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아동학대 개입 통계를 살펴보면 80% 이상이 부모에게서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중에 30% 이상의 이유가 양육방법을 잘 몰라서 아이들을 훈육한다며 때리다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사건들이 벌어질 때마다 많은 부모들은 훈육과 학대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럼 학대와 훈육은 어떻게 구분될 수 있을지 알아보자
‘5% 지지율’의 대통령이 고집을 부리면서 국민들을 절망이 깊어지고 있다. 연일 전국에서 ‘퇴진’시위가 벌어져 시국이 어수선한데 이제는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까지 창궐할 조짐이 보인다. 최근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에서 올 겨울 첫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이어 충북 음성군과 전남 해남군에서도 의심신고가 들어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충남 천안시 봉강천에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과, 16일 전북 익산시 만경강의 야생조류에서 최종적으로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육용오리 사육농가에서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쯤 1만500마리 오리 중 250마리가 집단 폐사,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또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에서 닭 4만여 마리 중 2천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방역당국에 신고했다. 검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전례를 보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다른 지역의 가금류 농장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검출된 지점을 기준으로 반경 10㎞ 이내 지역을 ‘야생조류 예찰지
고등학교에 단 17일 출석하고도 당당히 졸업장을 받았다. 그러면서 ‘잠 자느라 학교에 안 왔다. 나는 갈 대학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공공연하게 친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대학입학시험에서도 엉뚱한 수험생에게 실기에서 낙제점을 주어 떨어뜨리고, 정씨에 대해서는 최고점을 주어 턱걸이로 합격시켰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출석하거나 시험을 보지 않았는데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부여했다. 누가 보아도 우연의 일치가 아닌 조직적인 입시비리이자 특정인에 대한 특혜였다. 정씨가 다닌 청담고와 이화여자대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엊그제 수능시험을 본 60만 명의 수험생과 그 부모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감을 주었다. 오죽하면 일부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촛불시위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는지 그 심정을 헤아릴 만하다. 국정농단도 모자라 최순실 모녀는 교육계도 농락했다. 거기에 놀아난 학교들도 큰 문제였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같은 학사비리가 가능했었는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비선실세의 딸 한 명에게 몰아준 특혜가 1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화여대를 한순간에 추락시키고 말았다. 교수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게 나
소매와 손목 /최연수 소매를 걷어붙인 손이 소매 없는 생닭을 탁 탁 쳐준다 소매 올린 시간만이 유일한 힘, 어느새 손목은 옷 속에 숨고 시간을 떨이한 밋밋한 무늬 속엔 뻐근한 팔목이 있다 화사한 소매가 감춘 손은 칼 같다 손목을 쓰지 않는 손은 언제 휘두를지 모를 권력 소매 밖으로 자라는 거대한 손을 가리기위해 옷은 화려해지고 손목단추마저 채운다 칼자루는 칼의 손목, 작업과 상처 사이에 아슬한 각도가 있다 불빛 소매가 내려지면 소매를 내린 칼이 도마를 문 채 잠든다 아침이 다시 시원스럽게 팔을 걷어붙이면 손목 드러난 손이 소매 올린 칼의 손목을 잡는다 힘은 손목에서 나오지만, 소매 올린 손은 권력이 없다 힘은 손목에서 나온다. 손목에 힘을 줄수록 쉽게 물체를 자르거나 부술 수 있다. 그러나 살면서 힘만으로 되지 않는 것을 실감한다. 손목 한번 쓰지 않고 그 위력을 발휘하는 권력. 권력에 맛을 들일수록 노동과는 멀어진다. 밋밋한 소매와 화려한 소매, 팔을 걷어 부친 손목과 소매로 가린 손목의 역할은 확실히 구분된다. 우리는 입으로 노동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권력을 동경하니, 삶은 늘 이율배반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거지’라는 뜻의 복마전(伏魔殿) 하면 20세기 마지막 무법지라 불렸던 홍콩의 구룡성채(九龍城寨)가 자주 등장한다. 구룡채 성(城)으로 부르기도 했던 이곳은 청나라 관청이 있던 곳이다. 그래서 아편전쟁 이후 영국이 홍콩을 지배하게 됐으나 이곳만은 중국 관할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면적은 불과 0.03㎢이었지만 홍콩 내 형식상 중국 영토였고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양국 모두의 주권이 미치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 내전이 일자 많은 난민들이 홍콩으로 밀려왔고, 사실상의 주권 공백지대인 이곳으로 유입됐다. 그리고 30여년 만에 길이 210m, 폭 120m, 8천여 평 구역 안에 5만여 명이 사는 세계 최고의 인구밀집지역이 됐다. 구역 내 건물들은 15층 높이의 소규모 아파트가 한 데 뭉쳐있는, 마치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 모양으로 형성됐다. 미로 같은 그 안에서는 매일 매일 살인, 매춘, 마약, 도박 등 세상의 모든 범죄가 끊이질 않았다. 대낮에도 어두침침해 마치 악마가 튀어나올 것 같다 해서 마계(魔界)라고도 불렀다. 구룡성채는 1993년 철거됐고, 지금은 공원이 들어서 있다. 영국에서는 실낙원에 나오는
대통령과 측근의 국정농단 사태가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100만이라는 국민이 일상을 내려놓고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능하고 부도덕한 권력을 향해 저마다의 구호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빈번하게 눈의 띄는 것이 ‘이것도 나라냐’라는 탄식 섞인 구호이다. 최근의 사태를 보며, 국가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우리가 진보와 보수를 논하고 있을 때, 정작 대한민국은 기본적인 국가 시스템도, 가장 근본적인 민주주의 질서도 이루어지지 못한 나라임을 직시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가가 특정 권력층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되며, 국민이 곧 국가권력임을 이 부끄러운 역사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복지에 있어서도 국가는 매우 중요하다. 복지는 단지 제도나 정책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국가의 민주주의적 토대와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복지를 위한 재원은 국민이 내는 세금에 의존하며, 국민이 기꺼이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그
새벽 이불 속이 따스하다. 창문으로 얼비치는 하늘을 더듬다 말고 핸드폰이 궁금해졌다. ‘오늘 담임선생님은 누굴까? 농띠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그 선배님일까? 아니면 내 친구 금와, 그도 아니면 예쁜 수영후배?’ 여기까지 생각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열었다. 아, 오늘의 담임은 17회 선배님. 오늘 공부(숙제)의 주제는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칭찬릴레이. 이미 수업은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솔선수범 궂은 일 마다않는 후배도 칭찬하고, 치매환자 시모님 병간호에도 환한 미소 잃지 않는 큰 언니, 언제나 푸짐한 너스레로 웃음을 선물해준다는 친구까지. 각자 제출하는 숙제로 봇물 터지듯 흘러넘치는 칭찬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했던가, 나에게 하는 칭찬이 아닌데도 마치 내가 듣는 칭찬인 듯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출근 준비를 하고 틈틈이 날개달린 칭찬을 확인하며 히죽히죽 웃기도 하고 울컥, 감동받기도 하다 저녁을 맞으면 담임선생님이 알아서 종례를 해 주시는 모이소 학교. 얼마 전 내가 같은 중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입학하게 된 참, 희한한 학교다. 시골 중학교 서울 총 동문들의 밴드 학교. 학생들은 연세 드신 선배부터 파릇파
가족 간에 돈을 빌려주는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가족에게 돈을 빌려주면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증여로 본다는 법은 없어 무조건 증여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타인과의 거래에 비춰 이자나 원금상환조건이 터무니없이 좋다면 과세당국은 증여로 볼 가능성이 높다. 몇가지 사례를 검토해 보자. 아파트를 6억원에 취득하면서 부부가 반반씩 부담한 판례이다. 아내부담분 3억원은 아내의 모친통장에서 지급한 건에 대해 세무당국은 현금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했다. 그러나 아파트 취득일로부터 약 2년에 걸쳐 모친에게 총 2억원을 송금한 점에 비춰 법원은 최소한 모친에게 송금한 금액은 대여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판례를 보면 주택을 구입하면서 누나로부터 1억원을 빌렸으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작성도 하지 않고 빌린 원금이나 이자를 장기간 지급하지 않은 건에 대해 과세당국은 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했으나, 재판부는 누나가 동생에게 1억원을 증여할만큼 소득이나 재산이 충분치 않으며, 주택에 가등기가 돼 있는 점, 가족간에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잘 작성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대여가 맞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특별한 직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연수여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나 비 /알퐁스 드 라마르틴느 봄과 더불어 태어나 장미와 함께 죽으며 하늬바람 날개에 실려 맑은 하늘 속을 헤엄치며 겨우 피기 시작한 꽃 가슴에 앉아 하늘거린다 향기와 빛과 창공에 취하고 아직 젊은 몸에 날개의 분가루를 뿌리면서 한 줄기 바람처럼 무한한 창공으로 날아가는 것 이것이 나비의 매혹된 운명. 이는 결코 쉴 줄 모르고 만사를 스쳐 가나 만족됨이 없어 결국 쾌락을 쫓아 하늘로 되돌아가는 인간의 욕망 같아. - 프랑스시선 / 을유문화사·1985 귀족출신으로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난 다음 해에 태어났다. 그 시기 프랑스인들이 겪은 모든 것을 같이 겪은 시인이다. 대혁명으로 몰락한 경험과 나폴레옹이 유배되고 루이18세가 다시 등장하자 외교관이 되었다. 왕정이 무너지고 입헌군주제로 바뀌자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혁명세력과 왕당파와 나폴레옹을 거치며 피로할 데로 피로한 프랑스 국민들에게 그의 시는 한 모금 신선한 샘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 시는 낭만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시로, 나비와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대비시켰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