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모자가 달린다.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더니 하늘을 보니 비는 멀찍이 달아났다. 널어놓은 솜이불이 쨍쨍한 햇볕을 흠뻑 빨아먹고 팽팽하게 부풀었다. 날씨가 더워지자 모두들 지치고 늘어져 움직이는 것 자체를 귀찮아하는데 자전거를 탄 베트남댁이 제철을 만났다. 사시사철 뒤로 묶은 긴 생머리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자전거로 폐지를 비롯한 고물을 모아 나른다. 벌써 너 댓살 된 아들도 있어 우리말을 제법 할 때가 되었지만 누구와 말을 주고받는 모습을 본 일이 없다. 몹시도 춥던 겨울날 자전거로 운반하기에 많은 박스를 우리 집 근처 전봇대 옆에 모아 두고 다시 올 요량으로 떠났다. 그러나 그녀가 돌아오자 박스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평소 유모차를 밀고 운동을 하시는 할머니가 집에 모아둔 폐지까지 합해 다른 사람에게 주셨다. 인정 많으신 할머니의 선행이 그만 베트남댁을 안타깝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추운 길을 자전거를 타고 되짚어 왔건만 없어진 박스에 대해 물어볼 생각도 못하고 돌아섰다. 더운 나라에서 살던 베트남댁에게 있어 겨울은 그 자체로 형벌이었다. 시린 손을 입으로 불기도 하고 햇볕이 있는 쪽에서 고물을 정리하며 추위에 빨갛게 된 얼굴에 모자를 눌러쓰고 자
서민 술 ‘소주’의 한자 이름엔 술 주(酒)자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소주(燒酒)라고 알고 있겠지만, 희석식 소주의 상표를 보면 분명 소주(燒酎)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소주(燒酒)였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온다. 태조 2년인 1398년 12월13일자 기록엔 이 같은 내용도 있다. “임금의 맏아들 진안군(鎭安君) 이방우(李芳雨)는 술을 좋아하여 날마다 많이 마시는 것으로써 일을 삼더니, ‘소주(燒酒)’를 마시고 병이 나서 졸(卒)했다.” 조선왕조실록엔 그 후 영조 13년까지 240여 년 동안 소주(燒酒)라는 한자 술 이름이 176회나 언급돼 있다. ‘세 번 빚은 술’ 혹은 ‘진한 술’이란 뜻의 소주(燒酎)라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다. 알코올 농도가 높다고 판단한 일제가 이름을 바꿔 썼던 것인데,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참이슬, 처음처럼 등 제조 회사의 제품명에 가려져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소주병에 얽힌 또 다른 사연도 있다. 유리병 모양이 같고 색깔이 모두 녹색인 연유다. 초기의 소주병은 투명에 가까운 연한 하늘색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4년 강원도 모 소주회사 출시 제품 이름에 걸맞게 병을 녹색으로 바꾼 것이
체체파리풀꽃을 위하여 /박순덕 얼룩말이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떨어져 나와 쉬지 않고 빙빙 돌고 있다 무엇을 보았기에 무엇을 위하여 저렇게 둥글게 원을 그리나 보호해야 할 중요한 무엇이 있기라도 한 듯 동그라미를 겹겹으로 둘러치듯 얼룩말은 일정한 동심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풀꽃벌레 체체파리에 물린 얼룩말이 살내리며 뼈내리며 계속 도는 원 안에는 너무도 싱싱한 연자홍빛 풀꽃이 하늘거리고 있다 꽃이다, 죽도록 너를 맴돌게 하는 - 박순덕 시집 ‘자전거 안장을 누가 뽑아갔나’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헤어짐 또한 그에 못지않게 살을 내리며 뼈를 내리는 일이다. 얼룩말이 떨어져 나왔다. 함께 가야 할 무리를 따라가지 못하고 빙빙 돌고 있다. 보호해야 할 중요한 무엇이 있기라도 한 듯 동그라미를 일정한 동심원으로 그리고 있다. 무엇을 보았기에 무엇을 위하여 저러나. 겹겹 원 안에는 너무도 싱싱한 연자홍빛 풀꽃이 나풀거리고 있다. 죽도록 떠나가지 못하고 맴돌게 하는 네가 있다. 사랑이 있다. 체체파리는 주로 사하라 사막 남쪽에 분포하며 포유동물의 피를 빨아 먹고 산다. 한번 물려 적당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른다
얼마 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서울영일초등학교에서 개최된 재외한인학회의 ‘찾아가는 간담회’ 행사에 참여했다. 영일초등학교가 중국동포를 포함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절반에 이를 뿐 아니라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문화소통세계시민양성 연구학교로 지정되었다는 점에서 방문 대상이 되었다. 재외한인학회는 지난 5월 하순에는 광주 새날학교와 고려인마을을 찾은 바 있었는데, 국내거주 조선족과 고려인 등 ‘재한’동포문제가 글로벌-다문화 한국사회의 현안 중의 하나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4년 전부터 매학기 학생들과 함께 가리봉동과 대림동에서 현장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전체 2시간의 수업인 만큼, 지역에서 활동하는 NGO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지역을 둘러보는 것이 고작이다. 그래도 매번 새로웠고 학생들도 ‘조선족’을 ‘중국동포’로 인식하게 되고 중국동포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름을 이해했다는 소감을 제출하곤 했다. 이번에는 학회 행사라 편안한 마음으로 서울영일초등학교 안이섭 교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또 토론까지 가졌다. 필자는 그동안 중국동포가 많
쓰리터치(Three touch)라는 최소화된 작업으로 온라인 슈퍼마켓, 온라인 음식 주문, 배달까지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해 소비자들이 들썩이고있다. 지난 7일, ‘꽈꽈왕(呱呱王)’의 최초 개발자인 박세봉, 김룡씨를 만나 그들의 창업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박세봉, 김룡씨가 배달에 주목한것은 지난 2013년부터라고 한다. “매번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모아두었던 전단지를 하나씩 찾아보아야 했습니다. 제한된 선택범위내에서 지속적으로 같은 음식을 시켜 먹다보니 어느 순간 그마저도 지루함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자취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고민, 박세봉, 김룡씨도 례외는 아니였다. 소비자의 립장에서 누군가 느낄수 있는 불편함을 해소해줄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오늘의 ‘꽈꽈왕’을 탄생시킨 중요한 계기라고 한다. 지난 2014년 10월 정식으로 세워진 ‘꽈꽈왕’은 현재 매달 10% 이상의 주문량성장을 이뤄내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있으며 60여명의 배달인원 확보로 연길지역 배달문화에서도 선두를 달리고있다. 그들에게 가장 큰 자본은 사람이였다. 북경, 상해, 광주 등 일선도시의 글로벌기업에서 인터넷개발업무에 종사했던 젊은 청년들이
6일, 중앙텔레비죤방송국 음악채널 ‘락유천하’ 프로그램 제작팀이 연변특집 프로그램 ‘해란강반 벼꽃향기’를 촬영하고저 연변을 찼았다. ‘락유천하’는 중앙텔레비죤방송국 음악채널이 지난 2011년 5월에 출시한 음악문화특집 프로로서 이 프로는 유명한 가수와 아나운서를 게스트로 초청한 가운데 시청자들로 하여금 음악과 함께 각지 풍토인정, 력사문화를 탐방하고 음악대사를 추억하며 경전음악을 찾고 영화, 드라마 작품속의 음악기억을 되새기도록 하고있다. 이번 ‘해란강반 벼꽃향기’ 특집방송 프로그램 촬영에는 가수 김윤길, 김정정, 최란화, 박은화, 오언응 등 유명가수들이 초청되였으며 제작진은 ‘장고야 울려라’, ‘아리랑’, ‘잊을수 없는 날’ 등과 같은 민요를 포함하여 도합 8가지 음악문화작품을 촬영할 예정이다. 또한 이들은 화룡시 동성진 광동촌, 훈춘방천풍경구, 안도현 이도백하진 등 8개 곳에서 촬영을 진행하면서 연변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에 초점을 모으고 연변의 짙은 민족풍토를 포착하고 발굴하며 음악, 노래, 춤과 문화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박경일 기자
“예술은 죽었다. 예술은 다른 곳에서 되살아날것이다. 삶속에서, 삶의 불길에 그을린채.” 한국의 시인이며 사회학자인 심보선작가가 일전 ‘그을린 예술’이라는 책속에서 내세웠던 중심구절이다. 지난 7일, 자신의 실제경험과 함께 이 구절의 의미를 시각적, 감각적으로 한층 재해석해낸 촬영가 김광영씨의 설치작품 개인전시회가 연변대학 미술학원에서 진행되고있었다. ‘그을린 예술, 그을린 시간, 그을린 삶’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의 발단은 몇해전 그의 작업실에 화마가 덥친데로부터 시작된다. 의도적으로나 계획적인 전제에서 진행되는 기타 예술작품과는 달리 우발적인 사고현장을 재현해낸것이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수 있다. 김광영씨는 “해학적이고 무거운 설치전시회를 통하여 화재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독자들의 유사아픔을 환기하는 동시에 전시지평과 예술작품개념도 확장하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주요취지라고 말한다. 전시회는 예술가가 주체가 되고 관객이 피동적인 위치에 서서 예술작품과 관객이 거리두기를 하는것이 아닌 화재현장을 재약호화하는 작업에 관람자들도 함께 참여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루고있었다. 시커멓게 타서 녹아 비틀어진 기물들을 이리저리 함께 만지고 배
연길시 연동교서쪽구간이 위험한 다리로 확정되면서 현재 철거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새로운 교량은 올해 10월에 준공되여 사용에 투입될 예정이다. 오래전에 건축한 서쪽구간의 교량이 해당 부문의 검측을 통해 위험한 다리로 확정되면서 연길시는 연동교서쪽구간 다리를 철거하고 새로운 다리를 수축하기로 결정했다. 신축다리 공사의 시작점은 남강거리와 장백산로 교차로이고 종점은 조양거리와 우의로 교차로이며 공사의 총길이는 808메터에 달한다. 공사는 다리부분, 남강거리, 조양거리, 다리북쭉켠 동측립체교차로 등 4개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부의 공사는 10월말에 끝날 예정이다. /윤녕 기자
“남자라면 축구는 기본으로 여기고 무조건 해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이 운동을 선택하게 된것입니다.” 이는 룡정시 룡정실험소학교 체육교연조 조장이자 학교축구팀 지도인 김성운교원의 축구동기다. 1988년 룡정에서 태여난 그는 어릴때부터 축구를 무척 좋아했었다. 주체육운동학교를 졸업한 뒤 기층축구지도로 애들을 키운다는 일념으로 110년의 축구전통을 자랑하는 룡정실험소학교에 취직하기로 마음먹었다. 2008년 여름, 사업단위 통일시험을 무난히 통과한 뒤 정식으로 체육교원직에 종사하게 되였으며 출근 첫해부터 축구팀을 맡아 지금까지 근 8년 동안 땀흘려오고있다. 그의 목표는 전국축구경기에 자기가 양성한 축구꿈나무들을 꼭 출전시킨다는것이다. 하여 그에게는 휴식일과 방학 그리고 명절이 따로 없다. 오로지 애들을 훈련시키는 일과뿐이다. 뙤약볕이 유난히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날인 지난 6일 오후 2시 30분즈음, 무더위도 마다하지 하고 한창 애들을 훈련시킬 준비를 하고있는 김성운지도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제가 맡아 훈련시키고있는 팀은 3, 4학년 학생들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이들은 모두 10살, 11살 되는 아이들인데 지금까지 1년 6개월 동안 훈련해왔
9일, 연변출입경검사검역국 연길공항 사무처에서는 한국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연길공항에 착륙한 KB825항공편 한국 단체관광팀의 수하물에서 처음으로 반입금지물품에 속하는 다육식물(多肉植物)을 적발하였다. 적발된 다육식물은 신문지에 싸여 박스로 포장되여있었는데 프리티(Graptopetalum, 姬朧月), 파키베리아(Pachyveria, 霜之朝) 등 10여종, 34주였다. 뿐만아니라 뿌리에 흙이 붙어있었다. 다육식물반입과 관련하여 연변출입경검사검역국 연길공항 사무처 려객검사과 예걸과장은 “다육식물은 발달한 잎조직으로 대량의 수분을 포함하고있고 번식능력이 비교적 강한 식물로 잎꽂이를 할 경우 잎 하나가 하나의 식물로 성장할수 있고 특히 일부 다육식물의 잎에는 독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관련 법률과 법규의 규정에 따라 다육식물을 압류하게 되였다”고 밝혔다. /정은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