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정방폭포 인근에 낯선 이름의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서복전시관’이라 붙여진 현판으로 미뤄 서복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전시관임이 분명한데, 서복은 고대 중국인이다. 알려진 대로 중국 최초로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의 나머지 꿈은 불로불사(不老不死)였다.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고, 더 이상 성취할 것이 없는 시황제였지만, 죽음만은 피할 수 없는 게 못내 아쉬웠다. 시황제는 영생을 보장하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천하 각지와 외국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보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그 무렵 시황제 앞에 도(道)에 정통한 방사(方士)임을 내세운 서복이 나타났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서불(徐市: ‘서불’로 읽는다)로 불리기도 하는 서복(徐福)은 시황제에게 “바다 건너 봉래(蓬萊), 방장(方丈), 영주(瀛洲)의 삼신산(三神山)에는 신선이 사는데, 동남동녀를 데리고 가서 모셔오고자 한다”고 상주한다. 이를 크게 반긴 시황제는 60척의 배에 동남동녀 3천명을 비롯, 5천명이 넘는 장인들을 태워 보냈는데 서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 개념상 사기를 당한 것이다. 또 당시 선단의 규모가 그 정도였다면 한반도 혹은 일본 등 어느 곳에 정착해서
매년 이맘때면 많은 등산객들이 산으로 모여든다. 바로 단풍놀이 때문이다. 요즘처럼 기온차가 크고 공기가 차면 단풍이 더 잘 든다고 한다. 단풍은 20% 정도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이라 하고, 80% 정도 물들었을 때를 절정이라 한다. 기상청이 발표한 단풍시기 예상분포도에 따르면 북한산(10월 26일), 내장산(11월 6일) 등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북쪽에서 남쪽으로 점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 만큼, 각종 크고 작은 안전사고도 가장 많은 시기이다. 최근 3년(2009~2011년)간 국립공원 산악안전사고통계에 의하면, 산악안전사고로 총 1천686명(사망 73, 부상 1천612)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이중 10월이 273명(16.2%)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원인으로는 음주산행(31%), 무리한 산행(28%), 실족·추락(14%), 등산장비 미착용(13%), 조난(3%), 기타(11%) 등의 순으로,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산행에 앞서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주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서 간단한 음
‘중구삭금(衆口?金)’이라는 말이 있다. 뭇사람의 말은 쇠같이 굳은 물건도 녹여낸다는 뜻이다. 또 세 사람만 우겨대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속담도 있다. 그만큼 여러 사람이 떠들며 주장하는 여론이 아주 무섭다는 의미다. 사람들의 말이 많아지고 또 그러한 말들이 다양한 견해나 의견의 형태를 띤 여론으로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민주주의란 모든 것이 주권자인 국민 대중의 여론을 밑바탕으로 해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여론이란 민주주의가 생동할 수 있게 해주는 활력소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모두가 지향하고 있는 국가의 운영이 민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견이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반영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견이 충분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국민과의 소통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민과의 의사전달을 비롯해 제반의 것들이 소통되지 않고 불통, 즉 일방적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국민들은 한정된 커뮤니케이션 매체와 대중적인 언론을 통해 접하는 정보를 전해 듣고, 더러는 출처나 근원이 정확하지 않은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103주년이 되는 날이다.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요즘인데, 국가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기꺼이 바친 만 30세의 뜨거운 피를 가진 청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구를 겨눴을 때도 이런 차가운 바람이 불었을까. 100여 년 전 그 날의 안중근 의사를 다시금 기억해보고자 한다. 안중근 의사는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가슴과 배에 검은 점이 7개 있어 북두칠성의 기운으로 태어났다는 뜻으로 어릴 때는 응칠이라는 아명으로 불렸다. 아버지 안태훈이 세상을 떠난 후에 안중근은 교육운동을 시작하고, 1907년에는 국채보상운동에도 참여한다. 하지만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고종이 퇴위당하고 군대가 해산 당하자, 안중근은 더 이상 온건 노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의병에 합류했다. 1909년 초, 뜻이 같은 동지 11인과 함께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를 결성하는데, 안중근은 이때 왼손 넷째 손가락 한 마디를 끊어 결의를 다진다. 유명한 ‘대한국인(大韓國人)’과 손바닥 인장이 찍힌 모습은 바로 이때 찍은 것이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가 사찰을 명목으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오래 흘러온 강물을 깊게 만들다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여고 2학년 저 종종걸음 치는 발걸음을 붉게 만들다, 불그스레 달아오른 얼굴은 생살 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다 그리하여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은 멀어지려 해도 멀어질 수 없는 우리들의 손을 붙잡게 하고 끝내 사랑한다 한마디로 옹송그린 세월의 어느 밑바닥을 걷게 하다. 봄날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가을이다. 봄, 그리고 여름 동안 당신은 가슴 뛰는 삶을 경험해 보지 않았는가? 생성에서 소멸로 향해 가는 가을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계절이다. 가을이 되면 산은 겨울을 나기 위해 머금었던 물을 모두 내보낸다. 이는 자연의 섭리다. 흘러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더라도 강물은 흘러간다. 그래서 우리는 가을이 되면 특유의 우울증을 겪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랑이 막 싹트는 여고 2학년의 가슴은 가을이 되었건만 봄날 꽃잎처럼 여전이 붉기만 하다. 저물녘 가을날에도 그 모습이 변하지 않는다. 해는 지고 목덜미가 선선해지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라도, 여고생의 사랑이 식지 않길 기대해 보리라. 고운기 시인의 시 속 여고생들처럼, 모든 생명의 씨앗을 여물게 하는 늦은 오후의 가을 햇볕
바야흐로 혼인의 계절이다. 지인들의 청첩장이 줄줄이 날아드는 계절, 가뜩이나 가벼운 월급쟁이들의 지갑이 더욱 허전해진다. 그러나 혼인식을 하는 양가 가족들의 부담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서민가정에서는 장성한 자식들의 혼인을 앞두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우선 전세든 뭐든 자식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줘야하고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혼수와 혼인 예물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결혼식 비용도 엄청나다. 식장 사용료와 사진 및 비디오 촬영비, 웨딩드레스, 특히 하객 식사비용, 신혼여행 등 돈 쓸 일이 널렸다. 그렇다고 남들 다하는 혼인식을 안 할 수도 없다. 그래서 가을은 풍요롭지만 서민들의 한숨으로 인해 우울한 계절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들도 있다. 경기도가 건전한 결혼문화 붐 조성을 위해 도청시설을 결혼예식장소로 개방한 것이다. 그리고 첫 번째 결혼식이 13일 열렸다. 경기도청 1호 결혼식은 이날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야외결혼식으로 치러졌다. 도가 혼인식장으로 개방한 곳은 도청 내 제1회의실, 운동장, 구내식당 등으로, 주말 및 공휴일에 연중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단순히 식장만 개방하는 것이
경기도의원을 두 번 역임한 모 인사는 꿈만 같았던 도의원 시절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고, 안 되는 일 없는 이런 갑(甲)의 끗발은 자신의 인생에서 다시는 경험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지방의회 입성에 실패한 이 인사는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정치권을 기웃거리고 있다. 지방의원들이 왜 지방의회 입성을 갈망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됐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지방의원들이 예산을 떡 주무르듯 펑펑 써댄 사실이 현실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8월 광역시·도의회 3곳과 기초의회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를 24일 발표했다. 지방의원들이 업무추진비로 유흥주점을 가고, 민간사업자의 지원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전국 지방의회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지만 경기도의회의 경우 우려의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 관계자는 “전국 지방의회 대부분 유사한 양상을 보였지만 경기도의회의 경우 그 사례가 특히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권익위는 경기도의회에서 부당하
대한민국의 시(市)나 도(道)의 노래를 보면 대부분 4/4박자로 돼 있으며, 혹은 경기도의 노래같이 4/4박자와 2/4박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흥렬 작곡의 ‘수원의 노래’는 특이하게도 6/8박자로 작곡됐으며, 굿거리장단의 2박자 개념인 흥겨운 국악장단으로 전국 유일 무일하게 작곡돼 수원화성(華城)과 잘 어울리는 훌륭한 노래다. 특히 작사자인 유달영 박사는 수원농림전문학교 출신의 지역문화인이자 수필가, 농민운동가, 서울농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원지역의 많은 중·고교 교가를 작사했으며, 수원 지지대 고개 초입에 있는 평화농장에서 자연과 함께 오랜 기간을 살기도 했다. “이 강산에 정기가 한 곳에 모여 그림같이 아름다운 정든 내 고향/이끼 푸른 옛 성에 역사도 깊어 어딜 가나 그윽한 고적의 향기/주옥으로 부서지는 화홍 칠간수, 버들 푸른 여기가 내 고향이라/옥야천리 넓은 들에 호수가 넘쳐 노래 소리 드높으니 낙토가 아니냐/수원! 우리 수원! 정든 내 고향 수원 날로 달로 융성하는 복지가 여기다!” ‘수원의 노래’는 10만 시대의 수원부터 60여 년을 불리며 수원의 역사와 시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