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등이 먼저 신호를 보내오고는 했다 미워져서 얄미워져서 한 번은 너를 끙, 이라고 바꾸어 불러보려고 마음먹기도 해 보았지만 언제나 대나무처럼 짱짱한 이름을 지녔던 등이여 마침내 돌아서 가는 너의 뒤에서 정면이 되어 바라다보이던 단호한 표정의 맨 얼굴이여 -정윤천 시집 십만 년의 사랑- 2011년 문학동네 등만큼 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게 또 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의 등을 오래 바라본 적이 참 오래 되었다. 안녕 잘 가요, 인사하고 동시에 돌아서는 쉽고 짧은 헤어짐, 자동차의 보급으로 사람의 등보다는 자동차의 뒷모습을 더 많이 보고 사는 세상이다. 서로 먼저 가라고 권하다가 그럼 동시에 가는 거다, 그런 청보리같은 풍경도 분명 있었을 터인데 이별의 의식은 갈수록 짧아져 간다. 나는 <등>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밤하늘 골목 끝까지 나가서 별의 등을 바라본다. 한 별은 별안간 어디 문상이라도 가는 지 잰등으로 흐른다. 어떤 두 별은 허리를 감싸 안고 미끄러지듯 산 너머 숲으로 사라진다. 등과 등 사이 간격이 없다. /박홍점 시인
제17회 세계 잼버리 개막 1991년 오늘 ‘세계는 하나’라는 주제 아래 지구촌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게 된 제17회 세계잼버리(World Jamborees)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벌 대회장에서 개막됐다.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세계잼버리에 지구촌 129개 나라에서 온 만9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각 나라에서 온 스카우트들은 8박9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화합과 우의를 다졌다. 언어, 피부색, 종교가 다른 세계의 청소년들이 63만여 개의 텐트 안에서 숙식을 함께 하며 이념과 인종을 뛰어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잼버리는 제1회 대회가 1920년 영국에서 개최된 이래 4년마다 세계를 돌며 개최돼 왔다. ‘잼버리’는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뜻한다. 닉슨 미국 대통령 사임 미국의 제37대 대통령 리차드 닉슨. 1974년 오늘 대통력직을 내놓는다. 미국 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에 물러난 대통령이 됐다. 바로 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이다. 워터게
김주송 군은 현재 수원 효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수줍어하는 기색이 역력한 앳된 얼굴의 주송 군이 책을 펴냈다. 그것도 전문가들의 영역인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관한 책을 냈다. ‘돌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한라애드플러스)’란 이 책은 수원화성 성벽을 주제로 삼았다. 아울러 수원화성의 줄거리 역사 외에 곁가지 이야기들도 담아내 재미를 더했다. 이 책은 근 3년여의 준비 끝에 출간된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측근의 협조자가 있듯이 주송 군에게도 최측근의 협조자가 있었다. 아버지 김충영 씨다. 김충영 씨는 현재 수원시청 환경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일찍이 10여 년 전 사단법인 화성연구회를 만든 장본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수원화성 옛길의 변화 특성 분석 및 보전방안 연구’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학구파 공직자이다. ‘부전자전’이란 말은 맞다. 아버지의 화성사랑은 아들에게도 이어졌다. 수원화성을 비롯한 국내외 문화유적지 답사 때마다 아들 주송 군은 동행했고 수원시와 화성시의 가시덩굴 뒤덮인 산길 답사에도 부자는 함께 했다. 아버지의 열의도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가 없었더라면 쉽지 않았을 일이다. 고교생 주송 군이 펴낸 책은 수원화성을
몇 년전 진보 교육감 후보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들고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무모한 포플리즘이라고 했다. 잘 살거나 못사는 아이들 구분 없이 골고루 점심을 제공해주자는 무상급식은 오히려 소외감과 편견을 낳는다고 했다. 하지만 무상급식이 정착된 이제는 누구도 무상급식에 대해 소외감을 느끼거나 편견을 갖지 않는다. 무상급식은 더 나아가 친환경 유기농 식자재 선정으로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켜가고 있다. 보편적 복지인 무상급식에 맞서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던 사람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무상급식에 주도권을 빼앗긴 나머지 급하게 시작한 정부의 영유아 무상보육 정책은 시행 반 년 만에 최대위기에 처해있다.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한 영유아 무상보육을 무모하게 추진한 결과이다. 정부지원을 대폭 늘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처럼 그 비용을 지자체에다 떠넘긴 것이 가장 큰 실책이다. 게다가 요즘 거리를 가다보면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반값등록금 현수막은 과연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반값 등록금은 꼭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좀 더 실현 가능하도록 구체적으로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
글을 잘 아는 자라도 반드시 무예를 알아야 진정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잘 갖추고 일가견이 있다 하더라도 한 쪽에 치우치면 완전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인간의 편견을 경계하는 말이다. 공자가 재상을 지낼 때 일이다. 윗사람의 물음에 신(臣)이 듣기는 문사(文事)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무비(武備)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문(文)과 무(武)의 일은 서로 떨어질 수가 없다(臣聞有文事者 必有武備 文武之事 不可相離)라고 했는데, 문사란 전쟁이나 전투를 제외한 모든 행정적 일, 평화적인 행사라 할 수 있다. 무비란 언제든지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준비를 말하는데 이를 묶어 보면 평화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의 성공을 위해 항상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전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한 시대엔 문사가 세상을 지배해 나가지만 위급한 때에는 군인의 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드려다 보면 이 말은 문관(文官) 우위의 입장을 주장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문관도 반드시 병법(兵法)을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오늘날에는 대체로 문민 통치가 이뤄지고 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돼 있지만 아직도 민주주의가 확립되지 않은 나라일수록 무력을 가진 자들의
중세 유럽은 부패한 신본(神本)주의에 눌려 인간이 숨쉬기 힘든 세상이었다. 이때 인본주의적 가치를 깨닫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 것이 르네상스(Renaissance)였다고 요약된다. 인류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하면 ‘문예부흥’으로 번역되는 우리말 표현이 많이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르네상스와 요즘 대세인 모바일(Mobile)이 만나 ‘모네상스’라는 신조어로 탄생했다. 모네상스는 그동안 모바일의 발전이 기계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인간이 소외됐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과거 산업혁명이후 문명발달이 그래왔듯 모바일 역시 인간에서 멀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자각이 깔려있기도 하다. 우리와 가장 친숙한 휴대폰만 살펴도 그렇다. 빠르고 다양한 콘텐츠, 그리고 고기능이 접목돼 시대의 총아로 불리고 있지만 노인들이나 일부 계층에서는 ‘너무 복잡한’ 기계보다 ‘사용이 편한’ 휴대폰을 요구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속도, 기능, 다양성 등 기계중심으로 계속된 업그레이드가 일부 인간들에게는 불편하고 혼란스런 낙후성을 나타낸 것이다. ‘모네상스’의 기계는 좀 다르다. 방대한 기본 자료는 작은 기계 속에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화된 클라우드에 넣어두기에 기계는 작고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다. 영화계에 올림픽 감독이란 말이 있다.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듯 4년에 한 편 꼴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일컫는 말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감독이 누군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감독이 몇 년 만에 어떤 영화를 찍었고 개봉했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감독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영화 한편을 만드는 일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과는 달리 감독에게서 영화를 만드는 일은 4년이 될지 아니면 10년이 될지 또는 영영 영화판에서 내 영화가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얼마 전 성공한 ‘화차’의 변영주 감독은 8년 만에 영화를 내놓았고, 성공했다. ‘후궁’의 김대승 감독은 ‘번지점프를 하다’란 명작을 남겼지만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오는데 7년이 걸렸다. 왜 이렇게 오래들 걸리는 것일까. 일반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감독들은 투자를 받고 캐스팅이 이뤄질 때까지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다듬는다. 이 시간이 흘러흘러 4년, 7년 8년이 가는 것이다.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가진 자들 치고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통시장의 상인들이다. 안 그래도 휴가철이라 손님이 뜸한데다 그나마 장을 보려는 사람들은 찜통 같은 전통시장 대신 냉방시설이 잘 갖추어진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몰린다. 설상가상으로 각 지자체의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조례에 대한 소송에서 최근 법원들이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일요일 휴무에 들어갔던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정상영업을 재기했다. 요즘 전통시장에 가보면 고객 숫자보다 파리 숫자가 많다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전통시장의 붕괴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는 문제가 없었을까? 지금까지의 전통시장 대책은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장경제주의에 입각한 ‘경쟁’의 부추김이었다. 대형마트에 대한 적절한 규제나 조치도 없이 약자인 전통시장에게 시설현대화와 경영현대화 지원 등 약간의 영양제만 보충해주고 예전과 ‘같은 룰’을 통해 대형 유통공룡들과 경쟁을 계속하기를 권했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필사의 노력을 하는 동안 강자인 대형마트는 거대한 자본력으로 마케팅을 혁신하고 인터넷, 통신, 방송매체를 이용하여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경기·인천지역의 젊은 언론 경기신문이 21세기 언론주역이 될 진취적이고 의욕적인 인재를 찾습니다. ▲ 채용방법 ① 1차 : 서류전형(합격자 개별통보) ② 2차 : 필기시험(수습기자에 한함(논술), 일정은 서류전형 합격자 에 한해 개별통지) ③ 3차 : 면접(합격자 개별통보)) ▲ 서류마감 : 2012년 8 월 20일(월) ▲ 제출서류 ① 이력서(우측상단에 지원부문 및 전화번호 기재) ② 자기소개서(1천자 내외, A4용지에 작성) ③ 경력증명서(해당자에 한함) ④ 기명기사 3건 이상(경력기자에 한함) ▲ 접수방법 ① 우 편 접 수 : (주)경기신문사 총무부 ② 주 소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255-19 ③ 이메일접수 : jhw@kgnews.co.kr ▲ 기타사항 ① 우편접수는 마감당일 도착분에 한하며 제출된 서류는 일체 반환 하지 않음 ② 문의 : 경기신문 총무부(031-268-8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