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세법은 거래의 형식보다 거래의 실질을 따져서 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의 형식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 거래의 형식과 실질에 관한 최근 판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법인은 2006년에 제주도에 건물을 취득하고, 법인의 최대주주에게 임대했다. 세무서는 법인이 부동산을 직접 사용할 의도 없이, 처음부터 최대주주가 사용할 건물 구입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건물 취득자금을 업무와 상관없는 대여금으로 보아 대여금에 대해 연4.6%의 이자를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여 법인세를 과세하고, 최대주주에게는 그만큼을 상여받은 것으로 처분하여 소득세를 과세하였다. 또한, 건물의 감가상각비와 유지관리비도 업무와 관련없는 비용으로 보아 법인의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인은 직원휴양시설로 사용할 목적으로 건물을 취득했으나, 최대주주의 병세가 위독해서 일단 요양목적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며, 따라서 형식적, 실질적으로 건물은 법인의 소유이고, 최대주주는 임차인일 뿐이므로, 건물 취득이 최대주주에 대한 자금 대여로 본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 및 2심판결은, 건물 구입시점이 최대주주가 암판정을 받은 직후이고, 최대주주가 건
나이 /이성수 소용돌이가 귀청을 때리며 구멍을 낸다. 오늘 하루, 내 행적은 동그란 구멍에 빨려 들어 움푹 파인 형상으로 절룩거린다. 허리를 서산에 걸쳐놓은 세월이 핏빛으로 씨름하다가 또 하루가 숨넘어간다. 한해의 끝자락에 들어선 풍경은 창문너머로 울먹이고 지워져 버린 내 기억은 쏘아버린 화살이 되어 저만치 앞서 달려간다. 소설가의 시는 어떤 것일까? 시를 만나고서 필자는 그와 동행한 날을 그려본다. 날선 시간의 흐름을 디시 기억해 보는 것이다. 시를 쓰는 것은 집 잃은 아이가 제 집을 짓는 행위일 것이다. 시의 메시지는 더 깊고 성찰이 날카로워서 세상의 어머니가 되기도 하고, 그 어머님은 전신을 다해 말을 건네기도 한다. 정갈하고 담백한 소설가께서 시간의 관념을 구체화하면서 회자하는 성찰의 늪으로 여행하는 연유는 어디에 있을까? 울먹인 괴로움에도 자신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이 익숙하지 않는 생의 노래를 자신에게 무한정 던지고 반문한다. 시인의 사유에 빛나는 것은 긍정과 행복이라는 두 축의 시학임에 시인의 얼굴이 다시 떠오른다. 수원과 아산을 오고가며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는 일들을 게을리 하지 않는 시인의 운율적인 격조가 이어지는 시를 만날
지난 1월말, 아마존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세계 첫 인공지능 무인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 고'를 오픈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오프라인으로 운영하는 이 상점은 계산대에서 따로 결제할 필요 없이 상품을 집으면 자동 결제가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마트와 달리 입장할 때 소비자가 아마존 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물건을 고르면 퇴장할 때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인 것이다. 소비자들은 집었다가 내려놓은 상품은 자동으로 구매 목록에서 삭제되며, 결제를 위해 따로 줄을 서지 않아도 돼 쇼핑 시간이 절약된다며 매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시스템의 중심은 매장 내부에 설치된 3D 카메라와 센서가 모두 감지해 연계된 카드로 자동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시스템을 ‘무인경제’라 부른다. 즉 인간의 노동력이 아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로봇 등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에 차용된 시스템을 의미하는것으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제조, 제품, 서비스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말 할 때 사용한다. 무인경제가 산업 전 분야에 확산되고 있다. 우리 주변만해도 셀프 주유소, 무인 빨래방, 스마트 택배, 자동판매기, 코인 노래방 등 일상
‘슬픈 열대’의 저자 레비스트로스(1908∼2009)는 원주민들의 종적을 좇아 이곳저곳을 떠도는 민족학자의 신세를 일컬어 ‘만성적인 고향상실증을 앓고 있는 심리적인 불구’라 비하했다. 세계대전을 전후로 그의 조국에서는 제3세계에 대한 동경과 로망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었고, 여행책자와 엽서들은 그곳 나라들의 때타지 않은 원시림을 열렬히 찬양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러한 나라들에서는 서구인들이 꿈꾸는 원시와 낭만이 저물어버린 지 오래였다. 문명 이전의 진정한 고향을 찾아 멀고 먼 길을 떠나왔건만, 이미 그 고향은 산산이 파괴되어 버렸고 첨단의 기술을 자랑하는 또 다른 서구 세계로 변질되어 버렸다. 그리하여 민족학자는 더 깊은 산속으로, 오지로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여행길의 끄트머리, 가장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촌락까지 가봤자 번번이 좌절한다. 오롯한 그들의 문화는 온 데 간 데 없고, 그들의 오랜 문명은 서구 문물의 유입으로 대부분 굽어져 있었다. 유진 앙리 폴 고갱(1848∼1903)이 예술의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남태평양에 위치한 타히티 섬을 찾았던 것은 그보다 한 세기
“올해는 얼마를 되돌려 받을까?”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 오늘은 연말정산을 할 때 효자 노릇을 하는 상품 중 하나인 연금저축에 대하여 알아보자. 연금저축은 5년 이상 가입하면 납입액을 55세부터 10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절세상품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납입액을 합산해 연간 700만원 한도 내에서 총급여가 5천500만원 이하인 가입자는 16.5%를(매월 34만원 납입의 경우 연 66만원), 5천500만원 초과인 가입자는 13.2%(매월 34만원 납입의 경우 연 528천원)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1천800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나 세제혜택은 400만 원까지만 가능하다. 연금저축으로 1년에 100만 원을 납입한 경우 40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받았다면 600만원은 세금 부과 없이 중도 인출할 수 있다. 연금저축은 운용사에 따라 연금저축보험(보험사),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펀드(증권사)의 형태로 나뉜다. 형태별로 수수료 부과 방식이나 납입 협태, 원금 보장 여부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품별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본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게
새해 첫 절기인 입춘이 지났다. 입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파의 추위가 매섭다. 특히 올해 겨울은 대형화재 참사가 끊이질 않아 국민적 불안이 커져만 가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은 2018년 1월1일부터 1월29일까지 가정용 소화기가 지난해보다 148% 늘어난 4천300여 개가 팔렸으며, 불이 나면 연기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 단독경보형 감지기 판매도 늘었다고 밝혔다. 11번가에서는 같은 기간 가정용 소화기 판매액이 186% 증가했으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87%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월5일부터 모든 주택에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인 보급률은 30~4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에선 소화기와 감지기만 잘 갖춰도 불이 날 경우 실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며 설치도 너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 대상은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이며, 설치기준은 소화기는 가구별, 층별 1개 이상 비치해야 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 거실 등 구획된 실마다 설치하면 된다. 인터넷 매장
경찰관에게도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인권이 있다. 경찰은 경찰공무원법, 경찰관직무집행법상의 의미로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의 보호, 범죄예방, 진압 수사, 교통 소방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행정 작용을 말한다. 이렇게 명시되어 있듯이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국가 기관이다.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처하거나 도움을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경찰이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 일선 지구대에서는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양한 신고들을 접하게 된다. 국민들의 작은 것부터 이유를 막론하고 경찰은 국민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신속하게 출동하고 도움을 주는 국민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기관이다. 일선에서 대한민국의 경찰관으로 근무를 하다보면 어린 아이부터 나이가 많은 노인분들까지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취자들의 이유없는 폭언과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릴 때가 수없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해맑게 웃으며 인사하는 아이들과 순찰을 할 때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와 따뜻한 격려 한번 해주시는 시민들이 있기에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과 젊은 주취자들
재외동포재단이 대학과 협력하여 재외동포 이해교육 사업을 시작한 것이 2013년부터다. 대학은 재외동포 관련 강좌를 정규과목으로 개설하고 재단은 전문가 초청강사비와 한국 체류 동포집거지의 현장탐방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화와 정보화의 확대로 재외동포의 생활세계와 정체성이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 초국가적으로 변모하고 있고, 거주국과 모국 간의 인적교류와 자본이동이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재외동포사회에 대한 이해가 지극히 낮은 수준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중국동포타운? 거기 좀 위험한 곳 아니야?”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가리봉동) 중국동포타운에 견학을 간다고 말씀 드리자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다. 아버지께서는 마음이 불안하신지 몇 번이고 물어보셨다. 사실 나도 처음 중국동포타운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올랐던 단어들은 ‘조선족’이나 ‘불법체류’, ‘조폭’ 등 부정적인 것 일색이었다.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거니까 괜찮겠지? 그렇게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남구로역으로 향했다 (…) 중국동포타운이 생기게 된 역사적 배경, 차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적막감이 들 정도로 썰렁하다는 본보 기사(8일자 1면)를 보면서 가슴이 더 시리다. 추위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데다 설 대목시즌에 많이 판매되는 상품들을 난방시설이 잘 된 시중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 대목을 못 느낀다는 상인과 시민들의 말처럼 소상공인들은 장기간 계속된 강추위와 경제 한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바로 우리의 가족 중 한 사람이고 이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서민경제의 근간인 것이다. 이들의 어려움은 곧 국가 경제의 어려움이다. 대기업이 아무리 물건을 만들어도 서민들의 지갑이 비어 살 수 없다면 대기업도 어려움을 겪는다. 서민경제가 풍족해야 나라살림이 잘 돌아간다. 과거 두 정부는 서민의 삶보다 기업의 이윤을 우선하는 대기업과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펴왔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일 국회 시정연설서 우리 경제의 지향점으로 ‘사람중심 경제’를 제시했다. 과거 정권의 재벌·대기업 중심 경제는 빠르게 우리를 빈곤으로부터 일으켜 세웠지만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는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