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비 /김세영 창밖에 비 오는데 처마처럼 눈꺼풀이 젖네 창밖의 목련이 무슨 말 하려는 듯 입술을 떨고 있어 창문을 열고 그님의 목소리인양 젖은 바람을 마셔 보네 빗물에 젖은 그리움이 허파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온 가슴을 채우네 땅 위의 꽃잎처럼 창 안의 마음도 젖고 마네. 세상의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것 같은 계절 지금은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지금은 얼굴도 희미해진 누군가가 무작정 그리워지기도 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창가에 떨어지는 빗방울마저 누군가의 눈물방울로 흔들리는 것 같아 우리의 ‘눈꺼풀이 젖’을지 모른다. ‘창밖의 목련’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시인의 섬세한 눈길로 바라보는 시간의 풍경이 뭉클하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다 읽을 수는 없지만 각자의 언어로 들려주고 들어줄 수가 있는 그림들이 펼쳐있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불과 50∼60여 년 전 만 해도 다자녀는 자랑거리였다. 자기가 먹을 것을 갖고 태어난다는 낙관론적 사상이 더해져 그랬다. 하다 보니 출산율이 너무 높아 산아제한정책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인구증가를 억제했던 시절도 있었다. ‘세 살 터울로 세 자녀만 35세 이전에 낳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60년대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70년대, 덕분에 80년대 들어 출산율이 다소 떨어졌지만 정부의 인구 억제정책은 멈추질 않았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며 1가구 1자녀를 강요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인구구조 변동 예측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성과주의로만 추진, 결과적으로 실패를 가져왔고 요즘 사회 곳곳에서 그 후유증이 심각히 나타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소비가 위축되는 ‘인구절벽’ 현상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국 평균 출산율은 1.19명이다. 여기에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맞물려 향후 국력저하라는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등 시대가 변하다 보니 한국 여성의 평균 초산 연령은 30.7세, 세계에서 가장 높아 사회건강성에도 적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이 말은 교육은 미래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으로 눈앞의 이익만을 살피면 안 되고, 올바른 교육이 국가발전을 위한 기초가 된다는 매우 중요한 뜻을 담은 말이다. 교육이 백년의 큰 계획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시대와 상황에 맞게 실현해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정권 교체 때마다 시시때때로 우리의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학력고사가 수능세대로 바뀌고, 정시와 수시의 비율이 몇 년새 역전됐고 수시의 입시전형도 매우 다양하고 세분화됐다. 물론 이처럼 교육정책이 변화되는 것은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한 취지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는 현상은 좋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최근에는 교육개혁으로 외고, 자사고, 국제고 등 특목고 폐지와 관련해 또 말이 많다. 기성세대인 우리도 무엇이 옳은 교육정책인지 혼란스러운데, 배우는 학생들은 얼마나 혼란이 있을까? 그렇다고 교육정책에 있어서 기성세대로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이들의 혼란은 곧 우리나라 장래의 혼란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땡볕이 대지를 온통 바짝 말려 비틀어 놓더니 장마전선이 올라와 가뭄을 해갈시켜주니 고맙기까지 했다. 그런 고마운 것이 좀 조용히 물러가면 좋으련만 충청지역에는 많은 비를 내려 이만저만 피해가 큰 것이 아닌가 보다. 자연이라는 힘과 조화 앞에서는 인간의 능력 한계가 여실히 느껴진다. 대비는 철저히 할지언정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해야 하는 이유가 이런 연유인지도 모르겠다. 장마가 끝나고 나니 불볕더위가 예고된다. 얼마나 뜨겁게 달구고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설지 모르겠다. 입추 절기가 며칠 남지 않은 것을 보면 이제 여름도 기운이 쇠하여질 때가 멀지 않은 것 같기는 하다. 요즘 서너 달은 많은 경험을 한다. 세상살이를 그래도 제법 했다면 한 사람인데도 급변하는 세상에서는 따라가기가 버거운 것들이 많다. 그러나 따라가면서도 즐거움이 있는 것은 신개념 SNS인 스팀 잇 매력에 푹 빠져서 살기 때문이다. 세상에 별것들이 다 있다지만 이런 것도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글을 올리면 저자 보상이란 것을 주는데 그것이 요즘에 많이 회자되는 가상화폐라는 것이다. 그러나 남들에게 이야기 하기는 굉장히 거북스럽다. 경험을 해보니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스
얼마 전 단양에 위치한 한 계곡에서 다이빙하던 고등학생이 물에 빠져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면 더위를 피하기 위해 해수욕장이나 계곡으로 물놀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물놀이 안전사고 또한 급증하고 있다. 나이가 어린 자녀들의 경우 오랜만의 물놀이에 마음이 들떠 기본적인 물놀이 안전수칙을 쉽게 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사고예방을 위해 보호자 및 주변 어른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물놀이 안전수칙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여름철 물놀이를 시작하기 전 안전수칙을 면밀히 숙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에 할 수 있도록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물에 들어가기 전 경련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심장부터 먼 부분부터 물을 적신다. 수영도중 몸에 소름이 돋고 피부가 당길 경우에는 다리에 쥐가 나거나 근육경련 발생위험이 높아지므로 물에서 나와 충분한 휴식을 하도록 한다. 물 안 상황(돌 등이 있는 경우가 있음)이나 깊이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무리하게 다이빙을 시도하거나 갑자기 뛰어들지 않도록 한다. 또 튜브 등
최근 국민들은 경찰이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면서 법률적 근거와 비례의 원칙에 의한 임무수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정도로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 더 나아가 국민을 보호하는 경찰, 잘 모르는 분야까지 상담해주는 경찰, 허용되는 한 최대한의 인권을 보장하는 경찰을 요구하는 단계까지 기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경찰활동과 관련해 경찰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인권의 존중, 보호 및 실현의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과거의 경찰은 고문·가혹행위·폭행 등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인권 ‘존중’에만 그쳤다면, 현재의 경찰은 적법절차 준수는 물론 범죄로부터의 보호·사회적 약자보호 등 경찰의 적극적인 ‘보호’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인권경찰 개념에는 인권의 존중과 보호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인권 ‘실현’까지가 인권의무의 완성이라는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2005년도에 인권보호센터를 설립하여 경찰의 인권관련 활동 전반에 대해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사전적 혹은 사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참여형 인권감시체계를 구축하였고, 경찰의 제도&middo
면적 36.46㎢, 인구 29만의 서울의 작은 위성도시. 1989년 신생된 짧은 역사와 문화의 도시. 이처럼 입지적·문화적 한계에 묶여 있던 군포시를 ‘책과 철쭉’이라는 브랜드로 디자인했더니, 도시의 미래가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곧 다가올 독서의 계절을 바라보며 군포시의 ‘책’ 브랜드를 이야기하려 한다. 1998년 민선2기에 처음 취임하며 시를 대표할 문화콘텐츠의 필요를 느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콘텐츠 말이다. 장고를 거듭한 끝에 민선3기 시절 ‘청소년교육특구 지정’을 추진하며 스스로 공감했던 독서를 통한 평생학습과 인재양성 등의 키워드가 떠올랐고 마침내 그 연장선 상에서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도시가치로 ‘책’이라는 브랜드를 선포하게 되었다. 사실 돌아보면 그저 ‘책’이라는 나무만 심었을 뿐이다. 민선6기 3년을 지난 현재 군포시가 ‘대한민국 제1호 책의 도시’를 넘어 ‘책나라 군포&r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정약용 선생이 천주학의 교리책을 처음 접하고 엄청난 감동을 받은 것은 다름 아니라 평등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봉건사회의 특징이 바로 신분제인데 그런 신분제 사회에서 평등이란 전혀 새로운 의미를 접했고, 그래서 정약용 선생은 진정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정약용의 스승격인 조선시대 개혁군주 정조 역시 평등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만든 제도가 서얼허통이고, 노비제도의 혁파 추진이었다. 안타깝게도 노비제도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지만 정조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찌 귀한 자가 있고, 어찌 천한 자가 있냐!”고 하며 신분적 평등을 강조했다. 우리 민족은 아주 일찍부터 평등한 사회 만들기를 꿈꿨다. 그것이 바로 고대부터 내려왔던 용화세상이었다. 용화세상은 신분적 평등과 경제적 평등, 사회 분배의 평등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조리로부터의 평등을 주는 사회이다. 이것은 이상 속에서나 가능할 수 있겠지만 실제 이런 세상 만들기를 꿈꾸며 혁명을 시도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종근당의 회장으로부터 최근 박찬주 육군대장과 그의 아내의 갑질까지 횡횡하지 않는가? 박찬주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그중 하나가 사람의 생명과 직접 연관 있는 음식물이나 의약품을 가짜로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가짜를 제일 잘 만드는 나라로 중국을 꼽고 있다. 계란까지 가짜가 있고 이른바 ‘짝퉁’시장이 관광명소가 되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 중국보다는 덜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가짜 의약품들이다. 노인들을 꼬여 값싼 건강보조제를 비싸게 팔아먹거나 거리에서 차력술 등을 공연하는 약장수들도 있지만 고약한 것은 말기암이나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가짜약을 고가에 판매하거나 주사하는 자들이다. 말기암이나 난치병환자는 병이 깊어져 고칠 수 없는 상태로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다. 환자나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자들이 있다. 천벌을 받아 마땅할 일이다. 그동안의 보도를 훑어보면 이처럼 천벌을 받아야 할 자들 가운데는 종교인이나 의료인, 화가도 있었다. 복어독으로 만든 ‘복어환’을 말기암이나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판매한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
▲류호열 경기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