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이 독주하던 대선구도가 급변할 조짐이며, 범여권의 통합신당추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포함한 새로운 정치 질서를 모색하겠다”고 선언했다.▶관련기사 2·3·4면 손 전 지사는 이날 탈당 회견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 그동안 내가 지니고 있던 모든 가능성과 기득권을 버리기로 결심했다”며 “오늘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 길을 창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이 길이 죽음의 길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나 개인이 국민이나 당원들로부터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것을 지키기보다 나 자신을 던져 우리나라 정치의 기본 틀을 바꾸는 데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몽이 대소, 영포와의 패자 경합을 포기하고 부여를 떠난 것은 부여가 낡은 가치에만 매달려 있었기때문”이라며 “주몽은 새로운 가치로 운영되는 새로운 나라를 원했고 결국 고구려를 건국했다. 주몽이 부여를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탈당의 이유로 개혁과 변화, 시대정신을 외면하는 한나라당의 구태정치와 줄서기관행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런 표면적 이유보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결정적으로 그의 탈당결심을 굳혔다는 분석이다. 당내 대선후보 ‘빅3’로 불리면서도 40%대의 압도적 지지율을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20%대의 탄탄한 지지세를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서 한계를 절감했다는 것. 그는 최근 지지율이 다소 올랐으나 단 한 번도 10% 선을 넘지는 못했다. 그런 만큼 정도를 통해 차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각종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른 길을 통해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내 진보·개혁 세력으로 대표되는 초선 의원들의 냉담한 반응도 탈당을 부추긴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가 칩거했던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과 측근들에 따르면 손 전 지사는 칩거 도중 “초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낼 줄 알았는데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당내 개혁성향의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 90% 이상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신당추진모임 등 6개 정당 및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19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3월 임시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원내대표들은 이날 회담에서 3월 국회를 즉시 정상화해 민생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고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 및상임위원장 재배치, 상임위 의원정수 조정 등 원구성 문제는 이달 중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우리당 윤호중, 한나라당 이재웅 원내부대표가 밝혔다.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처리문제에 대해선 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5개 정당 및 교섭단체 대표가 3월 국회 중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일단 공감대를 이뤘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이날 합의에 따라 조만간 원내 수석부대표 접촉을 통해 의사일정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원내대표 6인 회담 합의에서 사학법의 처리방향을 두고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주택법 등 민생법안의 처리범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3월 국회가 실제로 정상화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왕년의 도망자…” 행선지 추적 기자에 농담도 산사 칩거 닷새만인 19일 탈당 선언을 위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다소 그을린 듯한 얼굴이었지만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밝았다. 그는 회견에 앞서 기자들에게 “잠도 못 자고 저를 쫓아다니느라 고생하셨다. 제가 안거하려고 했는데 만행을 했다”며 “제가 왕년에 도망자 생활을 2년이나 했는데 여러분이 저를 쉽게 잡을 것 같냐”는 농담을 건넸다. 50여명의 사진 기자들이 단상을 점령하다시피 한 채 플래시 세례를 퍼부었지만 자연스런 포즈도 취해보였다. 기자회견 장소로 ‘백범 기념관’을 선택한 이유를 따로 설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회견문에는 “당파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나라만을 생각한 백범의 정신을 따르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회견장소는 특히 제3의 정치세력 ‘전진코리아’가 창립대회를 가진 곳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지지자 100여명의 박수와 함께 단상에 오른 그는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회견문을 읽어갔다. “나 자신을 버리겠다&rdqu
범여권 예비 대선주자들은 19일 손학규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대체로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당장 직접적인 연대를 거론하는 것은 자제하면서도 범여권 통합 논의와 정치권 새판짜기에 기폭제로 작용하기를 내심 기대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특히 손 전 지사의 탈당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수구보수·냉전세력으로 규정, 범여권 평화개혁민주세력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면서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대선정국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호재’로 이어지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김근태 전 의장은 “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줄세우기나 공천협박 등 구태정치를 견디지 못하고 탈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한나라당이 수구정당, 낡은 정당임이 확인됐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한 뒤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역사적 책임을 다해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입장자료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에 동참하기 위한 놀랍고도 어려운 결단을 존중하며 새로운 질서 구축을 위해 큰 길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취했다. 천정배 의원도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낡은 정당임이 드러나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실체를 분명하게 확인하고 간명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한나라당의 집
등유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율을 인하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시흥 을)은 18일 “등유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율을 현행 ℓ당 181원에서 35원으로 인하하는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내달 중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주로 농어촌과 대도시 달동네 등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등유에 부과되는 세금은 도시가스 세금의 3.4배 수준으로, 등유를 사용하는 저소득층의 난방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도시가스와 등유의 열량 대비 세액을 비슷하게 맞춰 등유 특소세를 ℓ당 35원으로 낮출 경우 우리나라 1천588만 가구 중 26%를 차지하는 저소득층 408만 가구가 연간 10만7천원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가 대선 정국의 ‘복병’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종부세가 부동산 부유층이라는 특정소수를 겨냥한 세금이지만 과세시점의 미묘함과 과세대상의 사회적 영향력등과 맞물려 대선 흐름에 영향을 미칠 무시못할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과세 시점이 12월1일으로 대선 투표일(12월19일)을 보름여 앞두고 ‘무거운 세금고지서’가 날아드는 셈이어서 과세대상자들과 그 주변의 정치적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과세대상이 예상 밖의 규모로 불어나 공시지가 상승과 과표 적용률 상향조정으로 인해 지난해 전체 가구의 1.3%(34만1천가구)에 머물렀던 과세대상이 올해 2.1%(50만5천가구)로 16만4천 가구 증가했다. 물론 절대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이들이 ‘힘있는 소수’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정치적 미묘함 탓에 종부세 논란에 대한 각 정파의 셈법은 복잡 미묘해 보인다. 2005년 종부세 도입 이후 열린우리당은 ‘현행 유지’를 고집하고 한나라당은 ‘완화’를 주장하는 단순 도식에서 탈피해 대선정국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며 주판알을 튕기는 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우리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종부세로 인
한나라당 ‘빅3’ 예비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경선 불출마 여부 등 거취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든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등 범 여권이 손 전 지사의 행보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범여권에서는 한나라당내 개혁진영을 대표하던 손 전 지사가 경선에 불참하게 되면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경쟁구도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양자 대결로 정착됨으로써 보수색채를 분명히 하게 된다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통합신당모임 이강래 의원은 18일 “한나라당이 손 전 지사가 빠진 상태에서 경선을 치른다면 보수 경상도 정당이라는 본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이며, 이는 한나라당의 본래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이라며 “한나라당이 보수로회귀하고 영남 지역당이라는 게 확인되면서 전체적 지지도가 빠질 것이고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가 탈당하게 되면 한나라당은 위장을 걷어내고 명실상부하게 제3, 제5공화국의 후예만 남는 선명야당이 될 것이고 국민의 선택은 더욱 간명해질 것”이라며 “손 전 지사를 대선 후보로 영입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으나, 그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17대 대통령직을 놓고 대회전을 벌일 대선 후보들의 ‘대진표’가 역대 대선 때에 비해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최근 선거 120일 전인 8월21일 20만명 규모로 선거인단을 꾸려 경선을 치르기로 사실상 확정했고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등 범여권은 5월까지 통합신당을 창당해 8월말이나 9월 중순쯤 예상된다. 범여권은 유력한 대선주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고 통합신당 움직임도 일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후보 확정시기가 불투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 무대인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이 선거 90일 전인 9월20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어떻든 그 전까지 후보를 선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레이스 역시 자연스럽게 늦춰지게 됐다. 우선 한나라당은 5월말이나 6월초 경선후보 등록을 받아 2개월 이상의 경선운동을 거치는 방안을 검토중이고 범여권은 통합신당 창당 성공을 전제로 7, 8월 두 달간 오픈 프라이머리식 완전국민경선을 연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올해 대선 대진표 확정이 지연되는 데는 무엇보다 이전 선거의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02년 16대 대선과 지
우리당 초선의원 6명, 당해체·당출신장관 당적정리 요구 열린우리당 초선의원 6명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시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밝힌다”면서 “당 해체를 포함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통합신당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당 문학진 강창일 정봉주 김우남 채수찬 한광원 의원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2.14 전당대회에서 통합신당추진을 위임받은 지 한달이 지났지만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통합신당 추진에 대한 가시적 결과도 로드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당 지도부의 행보는 당 재정비에 주력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4면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했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우리를 집권여당의 기득권에 안주하고자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여전히 우리당 당적을 유지하면서 정무직을 수행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이상수 노동부장관 등 당 출신 장관들의 당적 정리를 요구했다. 문학진 의원은 일문일답에서 “108명의 의석과 얼마전까지 집권여당이었다는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서는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라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