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급작스런 비상계엄령 선포로 국민들의 불안과 혼란이 증폭되며 국회 의사당 일대는 마치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어 20여 분 만에 국회 모든 출입구는 폐쇄됐고, 국회 당직자들은 물론 의원들의 출입까지 제한되며 순식간에 혼란이 덮쳤다. 자신의 지역구로 귀가했던 의원들은 물론 국회 밖에 머물던 의원들이 속속들이 국회로 복귀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경찰들로부터 진입을 저지당하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됐다. 국민과 함께 막겠다”며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라이브 방송을 켜고 담을 넘어 들어가는 모습을 중계했고, 김교흥 의원은 국회 출입문에서 등원을 막는 경찰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에야 겨우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자정이 가까워 오자 국회 출입구에 몰려들었던 인파는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때 정문에서 한 무리가 “수방사 차다! 군인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요. 막아야 합니다”라고 소리치자 시민들은 차를 에워싸며 온몸으로 진입을 막았다. 곳곳에서 월담을 시도하는 시민 등과 경찰이 대치하며 고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내 “경찰도 원해서 있는 게 아니다”, “불법은 자제하라. 이들도 누군가의 자식들”이라는 외침이 더해지며 사태는 진정됐다. 그러나 같은 시각 국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국회엔 헬기를 타고 총을 멘 군인들이 진입했다. 본회의장 안에 있던 민주당 등 야당 보좌진들은 다급한 외침을 주고받으며 책상과 의자 등으로 본청 정문에 바리게이트를 쳤다. 다음날 0시 40분쯤 무장한 계엄군은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보좌진 등은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입구 유리문에도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군의 진입을 막았는데, 이 과정에서 소화기가 분사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후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긴급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난입한 수방사 특임대가 우원식 의장과 이 대표, 한 대표를 체포하려는 체포대를 만들어 움직인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1시쯤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석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국회 안팎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 30분 윤 대통령이 완전한 해제를 알리며 상황은 종료됐다. 비상계엄 해제 후 여야는 정당을 가리지 않고 윤 대통령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어떤 이유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명분 없는 정치적 자살 행위에는 절대로 동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 사태 책임자를 내란죄로 고발하고,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은 4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윤 대통령은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시민사회당 의원과 범야권 지지자들 5000여 명(민주당 추산)이 모인 가운데 ‘윤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가 개최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어젯밤 참으로 많이 놀라지 않았냐. 저는 어제 밤을 새우며 마치 이상한 나라로 가버린 앨리스가 된 느낌, 마치 만화 속에 들어간 느낌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이 준 권력으로 대통령 그리고 그의 아내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했다”며 “상황이 정비되고 호전되면 계엄을 또 시도하고,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며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작은 손톱만 한 이익을 위해 거대한 파괴를 마다 않는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국회의원의 힘만으로는 견뎌내기 어렵다.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떨어뜨리고 간 수갑을 들어 보이며 “그들은 이 수갑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야당의 지도자, 여당의 지도자까지도 묶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을 ‘내란과 군사반란죄를 저지른 범죄인’으로 규정,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 자격이 없으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탄핵뿐 아니라 형사소추와 강제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각각 국가수사본부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도 내란죄 고발 방침을 세우는 동시에 탄핵소추안 국회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선 윤 대통령 퇴진·탄핵 추진에 동참을 압박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는 “탄핵을 동의하는 정치세력은 애국자, 그렇지 않은 세력은 반역자”라고 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일제히 우려를 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세계 주요 외신들은 지난 3일 늦은 밤 윤석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선포한 비상계엄령과 관련한 기사를 쏟아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휘말리고 있으며, 윤 대통령의 놀라운 움직임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이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 결정 중 하나이며, 향후 전개를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의 주요 매체들도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보도하며 이번 사태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및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아사히 신문의 경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안팎에 머물러 있으며 지난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하고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중앙TV(CCTV)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여야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윤 대통령에게 퇴진과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낮은 지지율’이 있음을 주장하며 “권위주의 향수에 빠진 윤 대통령이 일부에게 호응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국회가 만장일치로 (계엄령을) 뒤집으면서 그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노동계를 비롯해 금융계, 의료계까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는 등 방침을 내놓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4일 금속노조는 장창열 위원장 명의 공지문을 통해 전체 조합원에게 5일부터 이틀간 주야간 각 2시간 이상 파업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내란죄 윤석열 퇴진' 투쟁지침을 결의했다. 5일과 6일 주야간 각 2시간 이상 파업한 후 당일 저녁 지역별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한다. 7일에는 지부·지회 간부를 중심으로 특근을 거부하고, 금속노조·민주노총 주최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1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민주주의를 짓밟은 윤석열의 비상계엄령 소식에 상무집행위원 전원 비상대기에 돌입했다"며 "피땀으로 쟁취해 온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독재 정권 윤석열에 맞서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모았다"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은행 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등 금융권에서도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어젯밤 우린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했다. 국회가 짓밟히고 공수부대 요원들이 국회의원을 검거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오늘부터 지난 60여 년간 선배들이 쌓아온 민주주의를 향한 발걸음을 따라 윤석열 퇴진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며 윤 대통령 퇴진 투쟁 준비를 위한 '투쟁상황실' 설치를 선포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파업 중인 전공의 등 의료인을 처단하겠다는 포고령으로 의료계가 강한 반발을 보이는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을 위배한 불법 폭거"라며 "불법적·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 자체가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국회는 비상 계엄 해제 의결에 이어 헌정을 짓밟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지체 없이 의결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퇴진 시까지 무기한 파업 투쟁 방침을 밝혔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지난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요동쳤던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엄령 해제 이후 문을 연 증시 또한 약세를 보였으나 우려했던 대폭락 사태는 모면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커지고 있는 정국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9%내린 2460.47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7% 하락한 2450.76으로 출발한 이후 금융당국의 긴급대책이 발표되면서 낙폭을 소폭 만회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91% 내린 677.59에 개장했다. 밤 사이 가상자산·환율 및 해외 증시에서의 한국 관련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상자산은 삽시간에 20~30%씩 떨어졌으며, 쿠팡 등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종목도 최대 8%의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야간장에서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월 16일, 1488원) 이후 최고치인 1446.5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규장 대비 40원 이상 오른 것으로 과거 환율이 장중 42원 이상의 변동폭을 보였던 시점은 IMF 당시인 1997년 12월과 1998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뿐이다. 국내 증시의 낙폭이 제한될 수 있었던 것은 6시간 만에 계엄령이 해제되는 등 사태가 빠르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1410원대로 내려오며 안정을 찾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새벽 2시 마감가(1425원)보다 6.9원 내린 1418.1원에 정규장의 문을 열었으며, 이후 한때 1418.8원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사태 진정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증시 대폭락 등 당장의 위기는 막았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은 평소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시장에 큰 파장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명박 정권의 광우병 사태 당시 외국인이 2개월간 3조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2.9% 하락했다. 2016년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 게이트' 사태 때는 외국인이 단 5일 동안 98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코스피 지수는 3.4% 하락했다. 외신과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정치적 변동성에 유의하라고 경고하며 한국 기업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비상 계엄으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허를 찔렀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임박하고 중국 경기침체로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주요 경제국이자 글로벌 무역의 기둥인 한국에서 이같은 깜짝 움직임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해졌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의 제이슨 토마스 글로벌 리서치 및 투자 전략 총괄도 “윤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실제적으로 강조시키는 격"이라며 “정치적 이슈는 몇 달 이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로 인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기관의 '셀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소지가 있다"며 "전일 외국인은 코스피 순매수 금액(5650억 원)은 8월 16일(1조 2000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순매도세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후퇴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해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서 적극 추진해온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 필요 안건들이 빠르게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지면서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내용이나 절차 상 모두 위헌”이라며 “이제 국민이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4일 국회에서 진행된 비상 시국대회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계엄포고문은 국민을 향한 섬뜩한 선전포고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쿠데타’라고 표현, “대통령의 쿠데타를 국민이 막아줬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제 응징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 국회에서 신속하게 쿠데타를 막아줬지만 더 큰 위험을 막아야 한다”며 “이번 쿠데타의 모의·기획·실행을 통해 가담한 자들을 전원 체포하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가장 빠른 방법으로 탄핵이 아니라 체포까지 가야 한다”며 “대통령이 스스로 또는 어떤 수단을 통해 국정을 제대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이 자진사퇴하는 방법도 있겠고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엄벌에 처하거나 탄핵의 방법도 있다”고 제시했다. 윤 대통령이 무리한 계엄 선포를 한 이유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제정신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짓이었다. 몇 시간 꿈이 아니었나 생각할 정도”라고 답했다. 그는 “정상이 아닌 국가지도자를 우리가 맞았을 때 얼마나 사회가 혼란스럽고 국제신임도가 위협을 받을 것인지 분명히 보았다”며 “(윤 대통령은) 정상적인 리더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실 내각 일괄 사의 표명에 대해서는 “이게 지금 대통령실이나 내각 총 사퇴로 수습될 일인가. 대통령이 결단을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
인천 단체장들이 비상계엄 이후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며 민생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4일 오전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교육장 및 국장, 직속 기관장 등과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긴급상황 및 비상상황을 대비한 관련 시스템 정비와 신속한 정보공유 등을 당부하며 학사일정의 정상 운영 방침을 밝혔다. 도 교육감은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와 해제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힘들었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 걱정과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시교육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학생 교육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의 힘으로 성숙한 민주시민, 참여하는 민주시민 양성에 최선을 다해 인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해권 인천시의장도 이번 사태에도 동요없이 남은 의회 일정을 계획대로 수행할 방침이다. 정 의장은 이날 각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의회 사무처 간부들을 소집해 비상회의를 열어 남은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의회는 내년도 인천시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어 의정활동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 의장은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과 그에 따른 해제 선언으로 귀결된 것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때일수록 시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비장하고 성실한 자세로 오는 13일까지의 남은 정례회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이어지는 연말연시에도 차분하고 절제된 태도로 시민 여러분의 민생을 살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날 11시 20분쯤 진행한 간부급 공무원과의 ‘계엄령 선포에 따른 긴급회의’ 이후 계엄령 선포에 따른 상황파악과 대책 점검에 나선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지역 안전과 시민들의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메시지 외 인천시장으로서의 추가 입장문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날 오전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국정혼란과 국민 불신을 가져온 비상계엄 선포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유 시장은 협의회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 사과와 향후 국정 안정과 쇄신을 위한 조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가신용도와 경제 불안이 없도록 대외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국민의힘 시·도지사 모두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심야 긴급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주축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며 2시간 48분 만에 사태가 일단락됐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령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각 정부 기관 간부들이 명령을 거부하거나 사퇴 의사를 밝히는 반면, 경찰 지휘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경찰이 국민의 평온한 일상보다 적법하지 않은 정부 명령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4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헌법 77조에 명시된 계엄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위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지휘부는 계엄령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조지호 경찰청장은 계엄령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한 시·도경찰청장 고위관계자는 "국가적인 비상 상황에서 청장으로서 개인 의견을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경찰의 태도는 계엄령을 거부하거나 항의하는 다른 국가 기관 간부들과 극명히 대조된다. 법무부의 류혁 감찰관은 계엄령 지시를 따를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들 또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는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행정안전부의 경기도청 봉쇄 요청에 대해 "위헌적인 계엄령에 저항하며 경기도정을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하겠다"고 밝히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경정급 관계자는 "경찰 조직은 상명하복 체계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간부와 직원들이 상부의 명령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청장급과 서장급 지휘부도 계엄령 지시에 대해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경찰의 안일한 모습에 시민들의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수원시 인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시민 A씨는 "경찰이 시민보다 잘못된 명령을 우선시한다면 시민들에게 경찰은 어떤 존재인가"라며 "경찰을 믿을 수 있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위법한 명령을 따라야만 한다면 경찰 간부들은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거절할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잘못된 명령에 순응하는 경찰을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C씨는 "경찰은 상황에 따라 민중의 지팡이도, 몽둥이도 될 수 있다"며 "과거 독재 정권 당시 경찰이 공포의 상징이었던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힘은 도당은 4일 성명을 통해 “지난밤 상황으로 긴장과 불안 속에 밤을 지새운 경기도민 여러분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당은 또 “무거운 책임감으로 빠른 사태 수습과 정국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예상치 못한 사태로 놀랐을 도민 여러분들에게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도당은 이날 새벽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수원 장안구에 위치한 도당 당사 건물에 붉은색 래커로 낙서를 하고 달아나는 등 홍역을 치렀다. 도당 당사 입구와 게시판, 주차 구역 등 총 3곳은 ‘탄핵’, ‘내란’, ‘김용현 XX’ 등의 문구로 낙서가 새겨져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지난 3일 밤 10시 23분부터 4일 새벽 4시 27분까지 약 6시간 동안 지속됐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인천 정치권이 지난 3일 밤 계엄 선포에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있다. 4일 국민의힘 인천시당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와 비난을 던졌다. 다만 여야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 국힘 시당은 “비상계엄 선포로 혼란과 불안 상태를 경험하셨을 시민들을 생각하면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시민들게 송구한 마음을 전하며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사태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윤 대통령에게 정확한 상황 설명과 책임자 문책 등 신속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연일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전날 논평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무책임과 무능을 덮기 위한 초강수로 국가를 큰 위험에 빠트리는 망국적 행태를 스스로 자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날 발표한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했다. 민주당 시당은 “진정 인천시민을 생각한다면 ‘윤석열 눈치’가 아닌 ‘인천시민의 눈높이’를 먼저 고민하기 바란다”며 “유정복 시장은 더 이상 인천시민들을 욕되게 하지 말고 시민께 사과하고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비상계엄 선포에 비상이 걸렸다. 배준영(국힘·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 해제 요청’ 여섯 글자를 게시하며 원내수석부대표로서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공유했다. 배 의원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에 대해 의결을 했고, 대통령은 그 의견을 받아들여서 조속히 계엄을 해제해 달라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찬대(민주·연수갑)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거센 비판과 함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박 의원은 “비상계엄은 실패했지만 내란죄는 살아있다”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정상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없음이 온 국민 앞에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즉시 하야하라.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선원(민주·부평을) 의원은 국방위원으로서 계엄군 내부 동향과 임무 등에 대한 제보 내용을 밝히며 분노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계엄군으로 출동했던 707 특임단 등에 지난 2일 출동대기 명령이 떨어졌다. 당시 외부훈련이 모두 취소되고, 주둔지 대기명령이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엄령 발표 이전인 오후 8시부터 707 특수임무단 단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실제출동 예고와 대기명령이 하달돼 계엄령 발표 1시간 만에 계엄군이 헬기를 통해 국회로 출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민주당 인천시의원들도 비상계엄사태에 대한 유정복 인천시장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