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인요한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여론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여태 양당에서는 정말 숱한 혁신위가 있었지만, 성공한 혁신위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보수 진영의 「홍준표 혁신위」, 그리고 진보 진영의 「김상곤 혁신위」 뿐이다. 그 이외의 혁신위는 모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의 민주당 혁신위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가지고 주목받아야 하는데, 지난번 민주당의 혁신위는 혁신위원장의 “설화”로 주목받았으니,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만 본다면 인요한 혁신위는 성공적인 것 같다. 혁신위가 친윤 핵심들에게 차기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윤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들에게 당연히 신선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의 모험은 감수해야 혁신위가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이나 의원들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론의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의 정치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인 위원장의 “통합”을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인 위원장이 부산까지 내려가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려고 한 것이나. 대구에 내려가 홍준표 시장을 만나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통합의 절실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통합 행보를 보이는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았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핍박받는 이미지를 가졌었다. 하지만, 부산까지 찾아간 인 위원장을 만나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의 이런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이런 것이 오히려 인 위원장을 통합 행보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 이런 이유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이전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당 창당을 하려면, 피해자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 그런 이미지가 부분적으로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계속 남아 있기도 힘든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미 선을 넘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 위원장의 “통합”을 위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분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번 총선 국면에서 스타덤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보여준 것은, 직업적 프로 정치인보다 정치판의 아마추어가 한국 정치에 훨씬 많이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추석을 전후해 김포지역 홍철호 전 국회의원이 내건 “김포시-경기북도 싫어요, 서울특별시 좋아요,” 현수막을 시작점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겠다는 김기현 대표 등 여당수뇌부의 소위 ‘서울 메가시티’ 구상이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게리멘더링, 정치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서울 확장정책’, 유정복 인천시장 “실현 불가능한 허상”, 홍준표 대구시장 ‘시대역행, 총선용 떳다방’, 김태흠 충남도지사 ‘지방메가시티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공히 비판하는 이 메시지에 주목한다. 메가시티는 구소련 해체 후 자유경제권역 무역룰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가발전 전략으로 나온 개념이다. 세계경제가 국가 단위보다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개입시사 등으로 5차 중동전으로 비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작전과 치고빠지기식 작전 상황을 보면, 5차 중동전으로의 비화는 이스라엘 자신들에게도 결코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근원적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상징적 사례다. 그래서 앞으로 1개월 이내 휴전으로 갈 것으로 본다. 전쟁 장기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이나, 사우디와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중동체제를 구축하려는 이스라엘 모두에게 실이 많은데다, 헤즈볼라까지 “더 깊숙한 개입자제‘를 언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두 개의 전쟁 수행 가능하다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조기휴전론의 근거이다. 여하튼 보복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부르고 민간인 수만 명이 죽어나가는 전쟁은 하루속히 끝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정보기관들에게 그 질문의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뭐 했느냐?. 정보기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래 예측을 통한 사전경고인데, 이를 놓친 원인이 어디 있느냐? 모든 대형 참사에는 반드시 사전징후가 있기 마련인데, 그 징후를 놓치거나 무시하지 않았나? 정보 수집 방법과 분석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나? ” 등과 같은 따가운 질책성 지적들이다. 그 해답은 이 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나서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오만, 방심, 나태함이다. 이스라엘은 항상 승리한다고 자만해서 하마스를 우습게 본 측면이 많았다. 하마스가 새로운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는 아예 꿈도 꾸지 않았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장벽을 넘나들며 이스라엘군의 동태를 면밀히 수집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놓친 것은 기강해이로 밖에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둘째, 하마스 기습 초기 이집트가 관련 징후를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알려주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보통보를 받은 실무자와 간부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지 모른다. “징후만 갖고 어떻게 대처하나, 구체적인 날자와 시간 또는 방법을 특정해야 대처해야 할 것 아닌가?” 정보기관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상투적으로 쓰는 레토릭이다. 징후를 통보받았다면 전후 상황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순서인데, 기본적인 업무 수칙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셋째, 국내 정치적 분열도 빼놓을 수 없는 패착요인이다. 네타야후의 사법권 장악 야욕이 국론분열을 야기했고, 이는 정보 및 안보관계자들에게도 전염되었다. 집중이 분산되었을 소지가 높았다. 네 번째는 정보실패 역사의 교훈을 망각했다. 1973년 10월6일부터 25일까지 벌어진 4차 중동전에서도 사전징후를 무시하여 호되게 당해놓고도 50년 만에 또다시 반복했다는 것은 수치다. 이는 인간의 실패에 대한 망각이 주된 요인이다. 방법은 정보기관요원들에게 수시로 정보실패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한국의 국가정보기관들이라고 예외일까. 필자가 알기로는 별로 이런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 크고 작은 정보실패를 ‘보안’이라는 미명아래 감추고 교훈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세월이 가면 담당자는 바뀌고, 실패의 아픔은 박물관 유물처럼 화석화된다. 비관적인 것은 언젠가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 인간의 망각과 안일함 때문에.
드라마는 사회의 거울이다. 사회의 모습과 가치는 대사가 되어 드라마에 담긴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욕망을 담는 그릇이다.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것은 드라마에 담겨져도 외면당한다. 드라마와 사회와의 관계는 불륜드라마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드라마 속의 불륜은 그 사회가 가지는 가치관과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충돌하느냐는 형태로 표현된다. 1996년 MBC에 “애인”이 방송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불륜은 설레는 로맨틱한 분위기와 함께 왔다. 불륜남(유동근)을 욕하는 대신 설레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나도 유동근이 입던 잉크블루 와이셔츠를 사입었다. 대관령 목장 눈시리게 푸른 하늘 배경으로 놓여진 하얀색 벤치의 양끝에 앉은 유동근과 황신혜의 모습은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욕먹지 않고 불륜이 설레임..
올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했다. 럼피스킨은 소에서만 발견되는 감염병이다. 처음엔 ‘럼피스킨병’으로 불렸으나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약칭인 럼피스킨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사람에게 감염되지도 않고 쇠고기와 우유도 안전하지만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코로나19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고병원성 에이아이(AI)로 약칭해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럼피스킨은 감염 시 폐사율은 아프리카돼지열병(100%), 구제역(최대 55%)보다 낮은 10% 이하지만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럼피스킨에 걸린 소는 즉시 살처분된다. 감염되면 피부에 혹이 생기고 새끼가 유산되며 우유 생산량도 줄어든다고 한다. 럼피스킨은 지난 달 19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
李完用! 우리 민족사에서 참으로 특별한 이름이다. 그는 1858년 지금의 판교 낙생마을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시시했다. 열살 때, 먼 친척의 양자가 된다. 장대높이뛰기와 다름없는 그의 성공가도에 첫번째 기회는 바로 이 입양이었다. 양부 이호준은 당시 한성판윤 등을 지낸 정계거물. 흥선 대원군의 절친으로, 사돈이기도 했다. 내성적인데다 집안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자랐다. 양부 계보의 큰 지식인들에게 사서삼경을 배웠다. 선생들은 그의 뛰어난 머리와 높은 성취욕을 지적했다. 이 두 가지 장점이 이후 그의 삶을 그렇게 이끌었다. 당시 고종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무능하고 불행하고 측은한 지도자였다. 안으로는 아버지 대원군과 부인 민씨가 각각 설치며 죽기살기로 싸우고, 밖으로는 청나라 러시아 일본과 멀리 미국까지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다. 풍전등화였다. 국내 국제정치의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 나라의 운명은 영원히 이 변경불가한 지정학의 종속변수일 수 밖에 없다. 리더십의 수준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최선이 아닐 경우는 우리나라는 피할 수 없이 재앙의 현장이 된다. 위기의식이 하늘을 찌르는 처지의 임금에게 구원의 빛과 같은 존재들 가운데 하나가 완용이었다. 그는 동양고전을 공부한 다음 과거시험을 통하여 관리가 된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무후무한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었다. 그 과정에서 귀족자제들과 관리들 가운데 탁월한 소수를 뽑아 전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육영공원(育英公院)이라는 학교에 들어가는데, 거기서도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성적을 낸다. 이 특수학교는 왕립으로, 교수들은 전원 미국선교사들이었다. 영어 잘하는 인재들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였다. 육영공원에서 공부하고 그는 주미공사관 개설요원으로 발탁되어 제2의 기회를 잡는다. 미국대륙을 횡단하고, 여러 가지 '최초체험'들을 하면서 자신의 상품성을 높여간다. 공사(박정양)가 귀국명령을 받고 복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바람에 공사직책을 이어받는다. 서른살이었다. 그는 친미 친러로 구르다가 친일로 변신하여 본격적으로 매국노의 인생을 펼쳐나갔다. 세번째 기회였다. 일취월장 승승장구였다. 총리로서 고종 순종을 손아귀에 쥐고 놀았다. 이때 일본어를 모르면서 통역을 대동하여 영어로 소통하며 자신의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이토 히로부미가 영어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1905년), 허수아비로 조선인들을 대신에 봉해놓고 일인들을 실세차관으로 앉혀 행정을 장악하고, 군대를 해산함으로써 사실상 식민지로 만든 정미7조약(1907년), 병탄조약(1910년)에 이르기까지 그는 일본을 위해 몸과 맘을 다 바친다. 일진회 송병준과 '병탄 기여도' 경쟁을 하면서 깡패들까지 동원한다. 일본은 실은 에도막부 말기인 1873년에 소위 '정한론'(征韓論)을 국책으로 수립한다. 그 국가전략은 중국과 러시아를 차지하여 세계 최강의 제국이 되려면 '무조건 한국을 먹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는 지진과 해일로 인하여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영토의 취약성 탓에 생긴 집단 트라우마와 연관되어 있을 걸로 본다. 그 악성 유전자가 소위 '삼광(三光)정책'을 낳았을 것이다. 그것이 일본(日本)의 '일본'(一本:제1 본질)이다. 그래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목숨걸고 주변국을 빼앗고(奪光) 불지르고(燒光) 죽이는(殺光) 일을 전광석화처럼 자행한다. 그 특질은 불변이다. 임진란(조ㆍ일 7년 전쟁)과 19세기 후반부터 병탄, 식민 36년간 일본이 우리 민족과 중국 등 동양사회 전반에 저지른 악마짓들은 정확히 삼광(三光)난동 그 자체였다. 완용은 민족을 통째로 그 지옥으로 밀어넣은 주역이다. 참으로 완벽(完)하게 쓰인(用)것이다. 그는 이 단계적 매국조약들을 체결할 때마다 지금 돈으로 백억원이 넘는 사례비를 받았다. 그 댓가로 조선갑부가 되었다. 일본은 오늘도 다수의 '완용'들을 거느리고 있다. 지시하고 보고받으며 정한론을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대륙진출의 숙원사업을 위하여 발톱을 숨긴채 모든 일본인이 '쓰미마셍'(죄송합니다)과 '아리가또 고자이마쓰'(고맙습니다)로 언젠가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는 길을 내고 있다. 비극의 막이 활짝 열렸다.
최근 양주소방서는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에서 긴급구조종합훈련을 수행하였다. 13개 기관 341명과 차량 43대가 동원되어 폭발을 동반한 화재로 인한 다수 사상자 발생과 유해화학물질 누출을 가정하여 훈련을 진행하였다. 비록 가상으로 진행한 훈련이었지만 실제와 같은 현장에서 여러 기관들과 의견을 나누고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 보니 가족은 핏줄만이 아니라 동료애로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재난이 발생되어 생사가 나뉘는 경계에서 각 기관들이 책임감으로 서로 의지하며 해야 할 일을 성심껏 수행한다면 충분히 서로를 단단히 묶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훈련을 참여한 모든 기관들도 마찬가지였을것이라고 생각한다.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비행기는 최악의 경우 추락까지 200초의 여유밖에 없다고..
경기도가 2023년 도민참여 공론화 의제로 경기도의 새로운 돌봄 정책인 ‘누구나 돌봄’을 선정하고 권역별 토론회, 도민여론조사, 숙의토론회 등 일련의 공론 과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누구나 돌봄’은 기존 돌봄의 틈새를 보완해 도민에게 더 고른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공론 과정이 정책의 윤곽을 더욱더 뚜렷하게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정책 지속가능성까지 섬세하게 갖추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돌봄’은 생활 돌봄, 주거 안전,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돌봄의 공백을 보완해 도민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경기도 3대 돌봄 정책의 이름을 ‘360°(360도) 돌봄’이라고 정해 발표했다. ‘360° 돌봄’은 3대 정책으로 구성되는데 연령·소득과 무관하게 위기 상황에 놓..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와 성 정체성마저 혼란스러운 전청조 씨의 사기 혐의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 일변도네요. 웬만한 사람들은 실물 구경도 못 해 봤을 벤틀리 자가용을 척 사주는 남자(?)의 사기술에 정말로 남 씨가 일방적으로 당한 건지는 아직 아리송한 상태죠. 백억 대 고급주택을 비롯해 억 소리 나는 명품들 이야기에 구경꾼들은 대략 주눅이 잔뜩 든 분위기이군요. 대다수 국민에게는 꿈 얘기 같은 두 사람의 스캔들 뒤에 도사린 도무지 경계가 없는 인간의 욕망이 슬프게 느껴지네요. 타인의 욕망을 자극해 감쪽같이 속여내는 고도의 기술을 발휘하는 사기꾼들의 머리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갈수록 궁금해져요. 낯모르는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 상상도 못 해 본 고가(高價)의 선물을 앞세워 유혹한다면 누군들 이를 거절할 재간이 있을까요. 지난 6월..
2008년 2월 26일 저녁, 그때 나는 북한 남포항의 선원크럽 식당에 앉아 평양에서 내려 온 L선생과 함께 북한 전역에 생중계되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있었다. 그 공연이 특별했던 것은 뉴욕 필이 공연하고 있는 장소가 평양의 동평양대극장이기 때문이었다. 먼저 양국 국기가 카메라에 잡히면서 국가가 연주되었다.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영원하라'가 평양에서 연주된다? 옆의 L선생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공화국 창건이래 미국 국가가 공화국에서 처음 연주되는 느낌이 어떻냐고’. 그러나 그는 대답대신 질문을 한다. “이선생은 어제 이명박대통령 취임사를 못 들었으니까 내용을 잘 모르겠구만. 허지만 거, ‘비핵·개방·3000이란 거에 대해 어케 생각합네까?” 나는 연주회 실황에 집중하고 싶은데 이 양반은 자꾸 말을 걸어 왔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