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일로 정부 여당이 혼쭐이 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를 비롯한 다주택 공직자들의 명단이 연일 까발려지는 등 줄 망신을 당하는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분노한 민심을 대변하여 행동에 나서고 있다.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에 대한 바른 인식이 없이 부동산 문제를 다루는 일의 이율배반적 의식구조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만 바로잡으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다주택을 소유하는 등 재산이 많으면 일단 청문위원들에게 시달림을 받는다. 재산 목록이나 증식과정을 들여다보면 하자투성이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 나라에서 법을 칼같이 잘 지키고,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는 것이 시중의 상식이다. ‘절세’니 ‘편법’이니 하..
인류 문명사에 헤브라이즘의 영향이 심대하였기에 BC, AD로 역사적 시기 구분을 한다. 21세기 역사는 세계적 펜데믹으로 BC(비포 코로나)와 AC(애프터 코로나)로 나눠도 이상하지 않다. 디지털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와 함께 더 숙성되는 느낌이다. 소위 언택사회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서울시향은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하였고 지난 4월 방탄소년단은 유튜브를 통하여 온라인 콘서트(방방콘)를 열었다. 전 세계에서 2백만명이 실시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 온라인강의, 스트리밍을 통한 미디어소비가 확산되었다. 1990년대 빌게이츠는 “미래에도 금융은 필요하나 꼭 은행일 이유는 없다”라 하였다. 교육을 위해 꼭 학교에 가야하고, 소비를 위해 꼭 시장에 가야하고, 프로그램을 보기위해 방송사 채널을 틀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는 이러한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로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한 것은 미디어 산업이다. 넷플릭스는 2019년 12월 387만, 2020년 5월 637만의 이용자를 기록하였고 유료사용자는 328만 명으로 추정된다. 와이즈앱 조사에 의하면 올 4월 유료사용자의 카드 결제액이 439억 원으로 밝혀졌다. 2018년 4월 결제액 35억원과 비교하면 만 2년 만에 12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하였다. 올해 매출이 MBC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4분기 기준 지상파의 광고매출은 작년 대비 40%가 줄었다. 극장은 더하다. 작년 6월 관람객이 1천11만, 올 6월 관람객은 73만이다. 넷플릭스만 날고있다. 전 세계 가입자가 1.8억을 넘는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제 젊은 세대를 넘어서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확산되어 보편적 미디어소비 행태로 자리잡았다. 지상파방송은 유튜브에 광고를 뺐기고 넷플릭스에 시청자를 뺏기고 있다. 넷플릭스발 미디어생태계의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다. 드라마제작의 경우 지상파 방송은 총제작비의 5,60% 밖에 보전해주지 못하지만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넘어서 적정이윤까지 보장해준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질 좋은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선 가입자 확보를 하고 글로벌 마케팅에 2차적으로 활용하니 콘텐츠 수급비용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프로그램 수급구조는 앞으로 더 공고해질 것이다. 올 11월이면 LGU+ 의 넷플릭스 독점계약이 종료된다. 아마 타 IPTV 사업자들도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넷플릭스는 독자적 영업 말고도 PIP(플랫폼인 플랫폼) 방식으로 고객접점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정부는 국내OTT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방송통신의 M&A 규제 완화 등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 SK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공정위 심사에서 부결한지 4년만이다. 앞날을 내다보는 정책이 아쉽다.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것 보다 오래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더 어려워서다. 머리로는 이해하나 마음으로 못받아 들이기 때문이다. 국내 미디어법체계와 정책은 융합과 디지털로 압축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대응하기에 다소 미흡하다. 융합(컨버전스)되는 미디어환경에서 산업(인더스트리)으로 착근해야 저널리즘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되는 집은 뭐를 해도 된다. 코로나의 창궐과 넷플릭스를 보면서 느끼는 소회다.
돈데 보이(Donde Voy). 요즘 뜬금없이 30년 전 드라마 삽입곡이었던 라틴 포크송을 한숨 섞어 흥얼거린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라고 번역되는데, 시간만 나면 배낭 매고 훌쩍 나라 안팎을 떠도는 게 유일한 호사였던 내게 코로나로 발 묶인 현실은 우울하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서점 나들이가 잦아졌는데 그제 구석진 곳에서 뜻밖의 책을 발견했다. 탱고 입문서인데 저자가 20여년 전 방송 인터뷰 일로 만났던 시인이었다. 읽고 쓰고 음악 듣는 게 삶의 전부라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는 게 좋다던 그가 세상에! 탱고댄서로 변신해 있었다. 게다가 탱고학원을 운영하고 탱고영화까지 제작했다는데 한마디로 탱고전도사가 됐다는 얘기다. 시작은 ‘한 영화의 배경음악이었던 탱고가 불을 붙이면서’란다. 한 곡의 음악이 삶을 바꿔버린 것이다. 오래된 독서모임의 멤버였던 대학 무용과 H교수도 그랬다. 발레 동작이 몸에 배어 말도 동작도 우아, 반듯했던 H교수는 음악에 카스트라도 있는 듯 발레 배경음악인 서양 클래식을 최고라 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해 세밑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택시 안에서 취중에 들은 플라멩코 한 곡에 꽂혀버렸다. 술기운 때문은 아닌 듯, 이후 플라멩코 연주를 찾아듣기 시작하더니 춤까지 입문, 지난 달에는 발표무대를 가졌다. 내 눈에는 반듯, 우아, 고상한 발레무대에서보다 꽃무늬 드레스에 머리에 꽃 꽂고 추던 플라멩코 무대에서의 그녀가 더 행복해보였다. 내 경우도 방송작가 외길을 걷다 음악 강의를 하게 된 계기가 한 곡의 음악이다. 집시 음악이었다. 20년 전 KBS 드라마 ‘푸른 안개’에 흐르던 집시 밴드 젤렘(Djelem)의 바이올린 활이 심장을 그어버린 것. 한동안 젤렘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연주에 빠져 살았다. 시인과 교수,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 탱고, 플라멩코, 집시음악. 모두 월드뮤직이다. 혹시 음악이라면 서양 클래식이나 미국, 영국 팝음악을 취미로 즐기고 노래방에서는 가요, 트로트를 즐기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그런 우리에게 월드뮤직은 묻는다. 이 지구상에 약 200개의 나라가 있고 인류사에 수 천개 민족이 존재해왔는데, 또 그 나라와 민족만큼의 다양한 역사, 문화, 언어가 만들어낸 수많은 음악들이 있는데 우리는 평생 몇 종류의 음악을 만나고 가는 것일까. 음악 한 곡이 인생을 바꿔버리기도 하는, 그 경이로운 세계를 모르고 살아온 것이 억울하지 않은가. 그러나 월드뮤직이 ‘세상의 모든 음악’ 인만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사람이 많다. 천천히 가보자. 시작은 우선 앞에 소개한 ‘세 사람의 인생을 변하게 한 음악’부터. 시인을 탱고에 빠지게 한 영화는 영국의 샐리 포터 감독,주연의 탱고 레슨(The Tango Lesson)인데 영화 OST 중 샐리 포터가 직접 작사, 노래하고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한 ‘I am you’를 추천한다. 물론 세상 좋아져서 유튜브로도 감상 가능하다. 반듯, 우아, 고상한 H교수 머리에 꽃 달게 한 플라멩코 추천곡은 스페인 출신 피아니스트 다비드 페냐 도란테스가 만들고 연주한 집시들의 노래 오로브로이(Orobroy)인데 반드시 끝까지 들으시라. 감동을 넘어 잠시의 감전 상태를 실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시음악은 몰도바 출신의 세르게이 트로파노프가 고향을 그리며 만들고 연주한 몰도바(Moldova). 이 세 곡만으로도 당신을 ‘헤어나오기 힘든’ 월드뮤직의 늪에 빠뜨릴 자신이 있다. (유튜브에서 ‘김여수의 월드뮤직기행’을 검색하면 소개한 곡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 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국 대학생들이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대학생들은 교육부와 대학에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침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대학은 재정난을 들어, 교육부는 ‘대학과 학생이 해결할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코로나 감염증으로 우리에게 불어 닥친 대학교육의 언컨택트(Uncontact: 비접촉) 시대는 집단생활을 하는 대학에 큰 변화와 부작용을 가져왔고, 코로나 이후에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많은 변화들이 정착되어, 포스트코로나 학교문화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 변화에 따라서 대학의 교육방법, 교육내용 등의 영역에서 변화가 필요했으나, 그런 과감한 변화가 일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타의적으로, 강제적으로 대학의 교육 환경이 대면 교육에서 비대면 교육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연구개발과 인재육성 측면에서 대학이 기업을 리드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화의 시대에 대학들은 연구개발과 인재육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향상하는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올 한학기동안 비대면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은 교육 과정상 IT 활용의 불편함, 학생들과 상호소통의 어려움, 평가 및 행정 시스템과 불일치, 대면과 비대면의 강의 전달 속도가 다르다는 점 등 불편함과 불균형, 불일치를 경험했다. 어찌되었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학 교육 형태는 교육 환경 및 교육 방식에 따라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교육방식 측면에서 지식전달 중심 교육과 체험중심 교육으로, 교육환경 측면에서 대면 교육과 비대면 교육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이미 사회 변화에 의해서 대학들은 전통적인 지식중심 교육에서 체험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일반적 수준의 지식은 이제 네이버,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서 보다 쉽게 습득하고 학습하는 세상이 돼버렸다. 웹캠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IT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은 수동적인 형태의 교육방식보다는 실습하고 실천하면서 예습하는 적극적인 형태의 수업 방식을 원하는 상황이다. 둘째, 강의하는 교수들의 주요 관점은 교육 콘텐츠의 품질 및 유용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주로 대면으로 강의하던 교육 내용들을 비대면 교육 환경에서 온라인으로 강의하면서 교육 콘텐츠가 유용한지, 교육 방법이 적정한지, 심지어 유튜브의 콘텐츠와 차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준비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는 단순한 지식을 갖춘 인재보다는 복합적 문제의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은 여러 도전에 부딪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대학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전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 역량을 키우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에도 단점은 있다. 온라인 비대면 강의로 대학 교육의 축이 이동하면서 일부 대학은 불가피하게 재정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정부의 지원보다 등록금에 주로 의존하는 대학은 등록금이 줄면서 대학이 도산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언컨택트는 비대면, 비접촉이란 뜻으로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언컨텍트는 서로 단절되어 고립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에듀테크는 그 동안 교육분야에서 바라보는 미래의 교육방식이었는데 이 에듀테크가 언컨택트시대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에듀테크는 오프라인교육과 온라인교육의 장점을 결합시켜 가장 지능적이고 가장 개인화되는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은 학교교육에서 가장필요한 것으로 결국 에듀테크시장은 미래교육시장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부와 대학당국, 그리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관계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그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하 암파스)는 2020년 신규회원 81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68개국에서 선별된 인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우식·조여정·이정은·장혜진·박소담 등 영화 ‘기생충’의 출연자들이 이름을 걸었다. 미국 아카데미상을 암파스가 주관하고, 작품 선정은 회원들의 투표로 정하는 것이니 회원이 되었다는 것은 아카데미상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암파스가 회원 숫자를 늘려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납득할만 하지만 외국인의 비율을 높이는 부분에서는 갸웃해진다. 아카데미상은 기본적으로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영화를 시상하는데 외국인 투표를 높이겠다는 전략은 아무리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미국영화를 대놓고 세계 영화화하겠다는 것인지, 외국인이..
2020년 6월 17일,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였다. 대책의 주요내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과열된 주택시장 지역에 대한 규제와 주택매입 및 전세 대출 규제, 투기과역지구에서의 2년 이상 거주자에 대한 조합원 분양 자격부여, 법인 및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종부세율 인상 등 조세 부담을 높이는 것이다. 고강도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주택가격 인하와 주택투기를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시 주택의 공급 정책을 추가하고, 더 강력한 조세강화도 추가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강력한 주택규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그럼에도 주택시장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역대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추진하는 방법에는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도, 수요를 감소시키려는 정책도 군사작전과 유사하게 전격적인 대책으로 발표하곤 하는 것이다. 그 내용에는 공간과 대상을 특정하여 개발과 규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더 세밀하게 장소와 대상을 한정하여 규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름하여 ‘핀셋’ 규제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정책추진의 전제는 강력한 무기, 그리고 비밀과 보안유지이다. 주택을 개발하거나 규제에 대한 강력한 내용이 사전에 공개되면 정책효과가 반감되니 전격적으로 발표할 때 까지 보안유지는 필수이다. 그래서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언론은 대서특필하고, 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국민은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정책효과를 얻는 유효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택정책 추진은 우리사회에 ‘정보의 비대칭’을 유발시켜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한다. 비밀과 보안유지를 바탕으로 하는 ‘전격적 정책’ 자체가 그 정보를 알고 있는 자와 모르는 자로 나누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자는 수혜를 얻고, 정보에 뒤처진 자는 항상 손해를 보는 것이다. 더욱이 이 정책의 대상자체가 그 정보를 모르는 보통사람들이니 사회전체에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차별적 정보의 비대칭이 주택시장에서 투기와 불로소득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이 주택시장을 공간적 범위로 구분하여 규제하는 것도 장소적 차별 속성이 있다. 주택규제가 심한지역보다 그렇지 않은 지역이 투자효과가 더 좋으니 정부가 규제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시장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한다. 주택규제의 장소적 차별이 존재하는 한 풍선효과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러한 정책도 주택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정책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이나 상승폭을 자연스럽게 줄이고자 주택을 매입하거나 투자하는 사람을 규제한다. 대출규제, 보유세 및 거래세 부담을 강화하는 정책도 포함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이미 매력적인 주택의 자산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택매입이나 투자가 허용되거나 자유로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횡재를 얻게 된다. 정부에서 경쟁자를 제거해 주었으니 안정적으로 불로소득을 얻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정책당국자는 주택시장이 과열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여 다른 곳은 다르게 차별적 정책을 펼치는 것이 효율적이고 공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분명히 주택시장을 한편으로는 차별적으로 다루고, 한편으로는 동등하게 다루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이 강하면 강할수록, 규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누군가에게는 불로소득과 횡재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한 것이다. 이제 군사작전과 같은 정부정책 추진 방법을 전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정치권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 규정에 따라 이달 15일까지 출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식 요청했지만,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다며 오불관언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오랜 국민적 숙원의 결과물이다. 여야가 마음을 비우고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정치적 악용 소지를 완전히 배제한 시스템으로 완비하여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지루한 여야 정쟁 끝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물국회 물리적 충돌까지 일으킨 뒤에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미래통합당은 이 법이 ‘정치적 중립’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위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끝까지 반대했다. 공수처에 관한 전..
무더위가 시작 됐는데도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언제 종식될 것인지 끝이 안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일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손 세척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와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광주 일곡중앙교회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경우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 5월 26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KTX를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이 제한된다. SRT와 항공기와 여객선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그러..
6일부터 시작된 7월 임시국회에 제1야당 미래통합당이 드디어 복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독식한 상태지만, 통합당으로서는 밀려드는 긴박한 국가적 현안 처리를 계속 외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상 1당 독주의 구도가 돼버린 국회여서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은 크게 위축돼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회에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 기왕에 국회 ‘문’을 열었으니 국민이 원하는 ‘협치(協治)’의 문도 활짝 열어젖히길 기대한다. 7월 임시국회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통일부 장관·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 등 현안에 대한 치열한 장내 공방도 예상된다. 통합당은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금지 및 추미..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비대면 수업과 면대면 수업을 병행해야하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모두 반영하는 학교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학교의 학습관리시스템은 언제든지 온라인수업이든 오프라인 수업이든 즉시 전환이 되며, 통합되는 학습관리시스템이 고도화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한다. 모든 정보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 수업을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미래학교와 교육을 표방한다고 해도 온라인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하여야 한다. 청소년 스스로 온라인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