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실업급여제도가 정책취지와는 달리 청년들의 노동의식을 오히려 망가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일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 중독’에 빠져서 근로의욕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놀고먹는’ 잔꾀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빚어내고 있는 실업자 양산 사태를 맞아 실업급여제도는 좀 더 정교하게 업그레이드돼야 마땅할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업급여 재정 소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수급자는 184만 명,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12조6천억 원으로 추산돼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전액 소진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지난 3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실업급여 신청 급증으로 고용보험기금 기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됨에 따..
남북관계가 답보, 퇴보 상태다. 2019년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결렬 이후 경색국면은 대북 삐라 살포를 외피로 한 김여정의 독설과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공세 강화로 인해 대립 국면은 증폭 되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개입으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경기도의 발 빠른 삐라 대응책은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제재를 넘어 평화와 교류를 강조했던 세력에게는 지나친 낙관론에 빠져 북한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비난도 이어져 정치적 위기 국면이다.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나 대남 선전 전략에서 특유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스코트 스나이더는 ‘벼랑 끝 협상 (Negotiation on the Edge)’이라는 저서에서 KEDO 협상과정에서의 북한의 전략을 분석했다. ‘벼랑 끝 전술’은 협상 상대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위협이나 허세, 공갈 등의 방식을 이용한다. 또한 협상 상대방의 이득에 대해 위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약점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독특함이 있다고 부연했다. 때가 되면 반복되는 ‘서울불바다’ 발언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처음 ‘서울불바다’ 발언이 나왔을 때 수도권 주민들은 생필품 사재기 등 과민대응 했으나, 이제는 우리 국민들은 담담하게 일상을 유지함으로써 그들은 ‘늑대소년’이 되어간다. 일각에서는 안보정신의 해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늘 국민은 현명하다. 평화가 쉽게 오리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독일 통일의 키는 모스크바가 쥐고 있다”는 독일 정치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반도 화해와 평화, 그리고 통일의 키를 쥐고 있는 쪽은 워싱턴과 베이징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누군가 묘수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맥락에서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 복잡한 미로와 난마처럼 얽힌 실타래를 국론을 모아 함께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답답한 심정을 누르고 “다시, 평화”를 외칠 수 밖에 없다. /심흥식 논설주간
두바이에 무역회사 현지 지점장으로 나갔다가 그 회사를 그만둔 후에도 계속 두바이에 머물면서 통역, 행사지원 업무를 간헐적으로 해오던 사람이 1가구1주택 비과세요건을 갖춘 서울 주택을 파는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납세의무자를 구분할 때 거주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거주자인 경우 국내와 국외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대해서 국내에서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비거주자는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국내에 납세 의무가 있다. 비거주자의 국외발생소득은 납세의무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거주자와 비거주자는 양도소득세·종합소득세·상속세·증여세 상 세금공제와 비과세 혜택에도 차이가 있다. 비거주자가 국내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 받을 수..
처세란 무엇인가? 사람들과 살아감,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하며, 처세술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꾀이다. 이 범주 안에 처신이나 처세상이라는 말도 포함된다. 처세의 한자 뜻은 내가 세상에 위치해 있다. 또는 세상에서의 나의 위치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수단, 처세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한 개인이 세상 사람들과 상호작용인 사귀고 거래를 통하여 관계를 짓고 살아가는 방법이나 기술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작품 ‘리어왕’의 대사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 것’은 자기통제와 겸손함, 냉철함과 상대방을 향한 존중 등 상대방과 관계를 지킬 수 있는 지혜로운 처세술은 없을 것이다. 사실 처세라는 것은 진리보다는 이해관계에 중점을 둔 행위이다. 다시 말해 실리를 추구하는 행위인 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할 때 싸워야할 가치가 있고, 승산이 충분이 있어야하며 전체적으로 얻게 되는 실 이익이 충분할 때 이세상은 처세이며 나에게 이득이, 구체적으로 돈이 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성공적인 자아실현을 한 사람들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원만하고 안정된 인간관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사자성어를 통한 처세법은 어떠한가? 견리사의(見利思義 : 눈앞의 이익보다 양심과 적법함, 그리고 의리를 생각하다)하고 개선광정(改善匡正 : 잘못은 고쳐 바르게 하다.해야 하며, 유비무환(有備無患 : 미리 준비해 두면 근심이 없다)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 : 모든 행동을 사사로움과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게 하다) 해야 하며, 외유내강(外柔內剛 : 표정은 부드럽게, 뜻은 분명히 하다)하고 눌언민행(訥言敏行 : 말은 생각하여 천천히 하고 실천은 재빨리 하다)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불가실(時不可失 : 때는 한번가면 돌아오지 않는 법. 적당한 때,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해야 한다. ‘온화한 말’을 들으면 옥을 지닌 듯 마음이 편안해 지고 ‘이익이 되는 말’을 들으면 재물을 얻은 듯 마음이 든든해진다. 이익에 따라 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생을 깨닫고, 또 처세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말과 행동’이다. 그렇다면 ‘말과 행동’의 뿌리는 무엇인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말과 행동을 낳으며 말과 행동이 우리의 습관을 만들어 운명을 결정짓게 돼 성공과 실패로 갈라지게 되는 법이다. 애드워드 조지 얼리리튼은 ‘좋은 음식이라도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 맛을 잃고 만다. 모든 말과 행동도 음식과 같이 간을 맞춰야한다. 말과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생각하라.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고 말했다. 또한 제갈공명은 ‘과장되거나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하는 것은 좋은 품격이요, 훌륭한 인격이다’고 말했고 린위탕은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버릴까를 바로 알아서 행동하면 현명한 사람이다. 그리고 언제나 행동이 분명하면 누구에게나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행동을 바르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처럼 ‘말과 행동’이 처세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려면 세 가지 관계를 잘 처리해야 한다. 우선 사람과 대자연의 관계이며, 다음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이고, 마지막으로 사상과 감정의 모순 및 평형의 관계이다. 이 세 가지 관계를 잘 처리 한다면 우리네 삶은 즐거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달픈 법이다. 그런데 이 세가지중 두 번째인 사람과의 관계에서 처세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고의 처세는 무엇인가? 바로 ‘정직’인 것이다. 세르반데스는 ‘정직만큼 풍요로운 재산은 없으며 사회생활에서 최소한의 도덕률은 없다. 정직한 사람은 신이 만든 최상의 작품이기 때문에 하늘은 정직한 사람을 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필수요건의 자세에는 성실, 정직, 그리고 지혜로운 삶인데 그 중에서도 정직한 생활이야 말로 대인관계에서의 처세에 가장 우선인 생활의 지혜인 것이다. 끝으로 한권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중국 명말(明末) 홍자성의 어록(語錄) ‘채근담’으로 전집(前集)222조는 사람들과 사귀고 직무를 처리하던 시절, 후집(後集)134조는 은퇴 후를 말한 것으로 합계 356조는 비록 단문이지만 대구(對句)를 많이 쓴 미문(美文)들로 구성 되어 있다. 비록 고서(古書)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적합한 삶의 지침서이다.
지난 11일부터 진료를 시작한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감사서한을 받았다.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의 개원이 정신질환자의 인권증진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서한은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정신건강위기대응센터는 정신보건 분야를 인권기반으로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의미 있는 첫 걸음” “(정신질환자의) 회복과 인권을 향한 국제적 협력이 미래에도 이어지길 기대 한다”는 내용이다. 도관계자는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이 WHO에서 추구하는 국제적 정신건강증진 방향과 부합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은 용인시에 위치한 (구)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했다. 50병상에 정신과 의사, 가정의학과 의사, 간호사, 약사 등이 근무한다. 정신건강의학과..
한 달간 펼쳐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끝내 실패로 끝났다. 절대 소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미래통합당은 ‘비협조’를 선택했고, 국정 운영의 무한 책임을 진 민주당은 일당 독주의 독배를 들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정치력이 맨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끝내 ‘협치’의 미덕을 포기한 민주당은 민심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 권력을 다 거머쥔 다수세력이 가장 먼저 되새겨야 할 교훈은 ‘절제’와 ‘겸손’이다. 통합당과의 최종 합의에 실패한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 여당 의원만으로 남은 11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는 절차를 밟았다. 국회부의장 합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하며 원 구성을 마무리한 것이다. 통합당은 자당 몫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고, 야당 몫 국회부의장에 내..
인도의 경면왕이 장님(시각장애인)들을 모아 코끼리를 만져보게 했다. 그리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각자 말해보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아를 만져본 이는 ‘무’, 귀를 만져본 이는 ‘키(곡식 까부는 도구)’, 코를 만져본 이는 ‘절굿공이’, 배를 만져본 이는 ‘항아리’, 꼬리를 만져본 이는 ‘새끼줄’ 같다고 대답했다.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군맹무상(群盲撫象) 이야기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라는 말의 연원이다. 일제강점기라는 불행한 역사를 겪은 우리에게는 그 참혹한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전혀 다른 관점에서 규정하고 평가하는 학설들이 있다. 그 중에도 소위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일제의 침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그 역사관에다가 모든 역사적 견해를 꿰맞추는 편협한 학문 양식이 존재한다. ‘식민사학(植民史學)’과 ‘식민지근대화론(植民地近代化論)’이 바로 그것이다. 식민사학은 조선총독부 조선사편수회 출신 친일학자들이 해방 후 주요 대학 역사학과와 역사편찬위원회 등 역사 관련 국가기관, 중등국사 교원양성소까지 독점해 장기간 축성한 망국의 친일사학이다. 이른바 ‘강단사학자’로 통칭하는 그들은 해방 후 지금까지 오랫동안 독점해온 조직과 나라의 자금으로 민족사학의 씨를 말렸다. 민족사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는 석사학위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야박했다.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도록 한 또 하나의 축은 ‘식민지근대화론’이다. 이 논자들은 멍청하게 나라를 잃은 고종을 비롯한 조선왕조를 맹비판하는 것으로 공감대를 넓힌다. 그런 다음 조선이 일본에 병합되면서 비로소 근대화가 이뤄졌다는 관점을 주축으로 일본의 침략을 끊임없이 미화한다. 심지어는 2차대전 종전 후 일본 정부와 민간인들이 이 땅에 놓고 간 재산이 1946년 가격으로 52억 달러를 넘어서 한반도 총재산의 85%에 달했고, 그중 22억 달러가 남한에 있었다는 논리로 일본이 우리에게 한일청구권 협상으로 준 3억 달러가 적은 돈이 아니라는 주장마저 펼친다. 독도에 대해서도 갖가지 해괴한 논리로 일본 땅이 맞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도대체 남의 나라를 집어삼킨 폭거를 정상적인 거래나 근대화의 시혜로 여기고, 수탈을 자행하다가 패망하여 도주한 일본의 재산을 우리의 부채쯤으로 생각하는 그들은 도대체 어떤 뇌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그들이 위안부의 역사를 끊임없이 왜곡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반향을 일으킨 ‘반일종족주의’라는 책만 하더라도 그렇다. 그들 친일 인사들은 일제강점기에 치밀하게 운영된 악랄한 위안소나 징용을 놓고 온갖 궤변들을 동원해 일체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언행들을 하염없이 지어내고 있다.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징계를 받았던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이번엔 일본 극우 성향 잡지에 똑같은 기고문을 싣는 대형사고를 쳤다. 류 교수는 일본 시사 월간지 ‘하나다(hanada)’ 8월호에 기고한 장문의 글에서 그동안 겪은 일들을 시시콜콜 일러바쳤다. 이 글에서 류 교수는 또다시 일제강점기를 “근대화가 진행된 시기라는 해석도 공존하고 있다”고 식민지근대화론을 앞세웠다. 이어서 “식민지배를 받은 기간이 매우 짧고 (중략) 그래서 한국은 일본을 더 미워하지 않을 수 없는 유산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사코 위안부나 징용 강제동원을 자발적 취업이었다고 미화하는 류석춘의 논리는 너무나 경박하다. 취업의 기회라는 사탕발림으로 굶주린 식민지의 딱한 인민들을 으르고 유혹해서 데려다가 위안부를 만들거나 강제노동에 투입한 일을 임금 몇 푼 준 기록들만 갖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이’ 연구하여 ‘자발적’이라고 포장하여 우기는 게 무슨 오묘한 학문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그렇게 종군위안부로 징용공으로 끌려간, 또는 제 발로 간 조선인들에게 자기 의지대로 아무 때나 돌아올 자유가 있었는가. 거기에서 처절한 삶을 살다가 죽고만 그 많은 영혼은 또 어떻게 설명할 텐가. 연세대학교 강의실에서 학생들 정서에 전혀 맞지 않는 궤변을 학문으로 포장해 내뿜다가 사달이 난 일을 일본 극우 잡지에다가 고자질하는 구상유취(口尙乳臭)한 한 외눈박이 사회학자의 용렬한 모습은 참으로 깊은 서글픔을 남긴다. ‘류석춘’은 틀렸다.
코로나19 시대 아버지들의 아픈 사연이 속속 들려 온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고령의 아버지가 객지에서 방문한 아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숨졌다는 참 어이없고 슬픈 소식이다. 돌아온 아들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한 가족 모임에서 아들과 접촉한 부모 등 일가족 16명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밤 11시, 부산 엄궁동 강변도로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가족의 생계 때문에 밤낮으로 일하던 한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A씨는 학원을 운영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지자 1년 가까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도 밤에 농산물시장에 배달 일을 하기 위해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및 자영업자 90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투잡 백서’를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부업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Two-Job)으로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고 밝힌 한 가장은 “종종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낮에는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대리운전은 생활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퇴근 후 밤 시간에 일하게 되는데 정말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그 역시 투잡을 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생활비 마련 목적이고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적기에 해결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걱정은 더 할 수 밖에 없다. 투잡을 뛰는 B씨는 “아무래도 저의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들이 제일 눈에 밟힌다”면서 “딸들이 ‘아빠 힘내’라고 말해주는데, 그 말을 들으면 피로감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들의 투잡은 건강을 악화할 수 있는 각종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가장 해치는 것은 수면 부족과 과도한 노동량이다. 이런 경우 보통 잠을 자도 졸음이 가시지 않고, 피로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생활비 마련 목적 등으로 투잡을 뛰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가족의 걱정은 결국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하다, 이렇게 아버지들의 위상과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시금 떠오르는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보육원에서 자란 남매가 장성해 아버지를 만나지만 화상으로 일그러진 모습에 질색하고 다시는 찾지 않았다. 몇 년 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남매는 마지못해 장례식에 참석했다. 남매는 장례식장에서 화장하지 말아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전해 들었지만 듣지 않았다. 남매는 화장한 다음 아버지가 생전에 사용하시던 물건들을 태우다가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에 아버지가 화재 때 남매를 구출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집에 불이 났을 때 아버지는 소방대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속으로 뛰어들어 어린 남매를 구하고 아이들의 엄마를 잃고 말았다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그가 아이들에게 남긴 편지에는 “보고 싶은 내 아이들아, 미안하구나.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내가 죽거든 절대 화장은 하지 말아다오. 난 불이 싫단다. 불에 타는 무서운 꿈에 시달리며 30년을 넘게 살았구나”라고 쓰여 있었다. 남매는 후회하며 통곡했지만 아버지는 이미 한 줌의 재가 된 뒤였다. 세상의 온갖 시련 가운에서도 많은 아버지들이 가족의 지키고 자녀들을 건강하게 양육하기 위해 자신의 몸과 시간을 내어주는 희생의 삶을 살고 있음을 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다. 아버지는 그 직업이 무엇이건 한결 같이 가족의 안전과 건사(乾飼)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랑의 존재다. 지금 코로나19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당신의 안락을 포기하는 이 시대 아버지들을 응원하며 아버지이자 남편을 응원하는 따뜻한 응원과 사랑의 편지가 많이 전해지는 계절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백종원 씨는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분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 미래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 한마디 때문에 통합당 내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갑자기 대선 후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물간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미스터트롯’ 무대를 여니 쟁쟁한 실력자가 쏟아졌다. 차기 당 대표와 협의해 대선 주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겠다. 새로운 인물이 분명히 나온다.” 이 말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그런데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뽑자는 것은 김태호 의원이 먼저 제안했었다. 이렇듯 ‘백종원’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 ‘임영웅과 영탁’ 등이 거론되는 이유는, 지금 통합당 내에서 눈에 띄는 대선 후보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 지사 등 쟁쟁한 대선 후보들이 있지만, 통합당에는 그런 후보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백종원을 소환하고 미스터 트롯 방식의 경선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미스터 트롯이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이유는, 그리고 미스터 트롯 출연진들이 출연하는 타사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미스터 트롯의 경선 방식 때문이 아니다. 출연진 개개인의 실력과 이들의 과거 스토리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흥행 대박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미스터 트롯이 대박 행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로 첫 번째 꼽을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다. 즉, 코로나19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점이 미스터 트롯의 시청률이 대박날 수 있었던 중요한 환경이었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이른바 경제적 위기에 항상 등장하는 ‘복고 경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국민들을 ‘잘 나가던’ 과거를 소환시키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출연자들의 실력이다. 미스터 트롯에 출연했던 출연자들 대부분은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고, 이 요소가 미스터 트롯 열풍을 가능케 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미스터 트롯 Top 7들은 저마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Top 7들은 온갖 고생을 다해가며 ‘입지전적’으로 그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이런 점은 현재 상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과 희망을 선사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경선 방식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경선 참여자들의 실력과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현재 통합당 내부에 그런 인물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인물들이 쉽게 눈에 띄지 않으니까 백종원과 같은 인물의 외부 수혈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백종원 씨와 같은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정치에서 기적을 바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즉, 무명의 인물이 갑자기 등장해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는 미스터 트롯에도 적용된다. 임영웅 씨나 장민호 씨 그리고 영탁 씨와 같은 인물들은 트롯 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가수들이었고, 김호중 씨의 경우, 그의 인생 스토리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정동원 군도 KBS의 ‘인간극장’에 소개된 바 있는 인물이다. 또 이찬원 씨나 김희재 씨는 ‘트롯 신동’ 출신이다. 결국 이들 모두는 한 분야에서 꾸준히 자신들의 실력을 갈고 닦은 인물들이고, 그래서 갑자기 등장한 인물이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통합당은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당 외부든 내부든 현재 대중들이 이름 정도는 아는 인물들이어야 하고, 해당 인물의 스토리도 있어야 하며, 또 나름 정치 분야에서 실력도 인정받는 인물들이 대선 후보 경선에 등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스터 트롯이나 백종원 씨를 거론함으로서 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 있었다. 대중 예술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치판에서 제대로 모방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모방은 또 다른 창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장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인천 남촌농산물도매시장 천정과 창틀에서 물이 새고 있다. 얼마 전 비가 내린 가운데 본보 취재팀이 현장을 둘러보니 식자재판매동 바닥엔 10여개의 깡통이 놓여 있었다. 천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기 위한 것들이었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교각에 우수받이와 경사도가 잘못 시공되면서 내부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관리사무소와 카페, 농협 등이 들어서 있는 관리동도 물난리를 겪었다. 관리동 내벽엔 금이 가 있고, 에스컬레이터 안전판도 부실했다. 냉방시설도 문제다.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엔 지열식 냉난방 시설이 있다.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지만 관리비만 잡아먹고 제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따라서 입점주들은 고객을 위해 적지 않은 사비를 들여 별도로 냉난방 시설을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