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활하면서 알게 모르게 세금을 내고 있다. 3천300원하는 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300원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영화를 한편 보더라도 가격의 1/11을 세금으로 낸다. 사업자는 판매가격의 10%의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소비자로부터 거두어 사업자가 제품 원자재 구입 때 지불한 부가가치세를 차감하여 계산한 금액을 국가에 납부한다. 그러나 기초생활필수품이나 국민의 후생과 관련되는 재화 등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부가가치세는 소득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을 부담하므로 고소득자에 비해 저소득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역진성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면세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사업자는 공급시 소비자에게 부가가치세(매출세액)를 부과하지 않으며, 그 사업자가 원자재 매입시 부담한 부가가치세(매입세액)도 환급받지 못한다. 기초생활필수품인 곡물·과실·채소 등 가공되지 아니한 식료품이나 농·축·수·임산물이 면세 대상이 된다. 농·축·수·임산물이더라도 본래 성질이 변할 정도로 가공된다면 과세대상이다. 김치·두부 등 단순가공 식료품은 면세지만 조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으로 촉발된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은 여야 의원들의 다양한 직권 남용과 오용 사례 폭로로 이어졌다. 이에 며칠 사이 친인척 보좌진 24명이 사직하였다고 한다.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새누리당이 개별적으로 개선안을 내놓자, 두 야당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전체적으로 재검토하여 제도화하자고 나섰다. 이런 논의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치권의 특권 내려놓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만 해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쇄신안이 쏟아져 나왔지만 선거가 끝난 뒤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20대 총선이 다가오자 여야가 경쟁적으로 쇄신안을 내놓았다. 2014년 당시 민주당은 국회의원 소환제 도입 등을 담은 정치혁신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역시 보수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쇄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모두 공수표에 그쳤다. 국회의원 특권은 원활한 직무수행의 기초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200여 가지가 거론된다. 여기에는 세비와 각종 수당, 해외시찰 지원, 교통편의나 우편물의 제공, 보좌진 구성이나 후원금의 모집 등 차원이 다른 문제들이 섞여있다.
심리학에선 인간이 감정을 갖게 되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갓 태어난 아기의 정서는 처음에는 단순 흥분에서 출발한다. 생후 3개월쯤 쾌·불쾌·흥분으로 나누어지며, 4개월쯤 불쾌가 노여움·혐오·두려움으로 다시 나뉜다. 1년 만에 질투가 합류한다. 이런 세분화된 흥분이 점차 섬세한 ‘감정’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이 같은 인간의 감정을 기쁨·슬픔·사랑·욕망·분노·미움·시기·연민 등 48가지로 분류한 철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감정을 능동적 감정과 수동적 감정, 곧 행동과 격정으로 구별했다. 능동적 감정을 나타낼 때 인간은 자유롭고 자기감정의 주인이 되지만 수동적 감정을 나타낼 땐 인간은 쫓기고 자기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동기에 의해 움직여지는 대상이 된다고도 설파했다. 스피노자의 주장대로 우리는 48가지 감정을 공유하지만, 구체적 현실에 대한 정서적 반응은 서로 다르게 표출하는 이유다. 누구나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와 출신지역, 학벌, 가문, 종교, 취미에 이르기까지 개개인의 정서적 원인을 만들어내는 원인이 복잡해서 더욱 그렇다. 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한
누군가 /이은수 누군가 전동열차 바닥에 털퍼덕 주저앉아 급류를 지나고 있다 ……(중략)…… 잡아당기는 건 막간으로 건너가야 할 종점인지라 몽땅 휩쓸려 몰려나가는 까마득한 전등을 따라나선, 다행히 펼쳤다 거둔 정신을 되감아 놓고 떠밀려 흘러가는 누군가 파먹다 내던져놓은 세월을 일으켜 이쯤서 작별할 거라면 풀어놓은 그 눈높이로 더듬거려야 할 순간들아 물러서지 않는 이 길목서 수천 개의 슬픔 지워내지 말아다오 엇박자 치던 캄캄한 어정이라야 아뜩히 무너져 내려 한껏 걸쳐놓은 육신인들 하염없이 망가뜨려놓을 것이나 얼마나 오래 허공에 내몰린 누가 될 줄 누가 알랴! -이은수 시집 ‘선뜻 끝없이 시리게’ / 2015년·현대시학 기나긴 인생 여정(旅程) 그 종점이 어딘지 누구라도 모른다 할 수 없으리라. 종점이 가까울수록 안도하고 설레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두려워하고 아쉬워하는 것이 또한 인생들이다. 시인은 날마다 종점을 지나친다. 육신의 연약함으로 출발하여 영혼의 일몰에까지 이르도록 세월을 파먹은 생애가 고통의 정점(頂點)에 이르면 작별할 준비를 하는 절창(絶唱)을 노래하는 것이다. 시
수원시가 ‘청년 희년, 청년부채 탕감’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학자금 대출 빚에 몰려 파산지경에 이른 청년들의 재기를 돕고 희망을 주는 사업이다. 시민단체, 종교단체, 일반 시민, 기업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기금을 모으고 후원회를 결성하는 등 민간 위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수원시 청년 인구는 31만1천825명인데 이 중 20∼29세 청년의 40.5%, 30∼39세 청년의 64.3%가 부채를 안고 있다고 한다. 앞날이 창창하지만 부채의 늪에 빠져 절망하고 있는 청년들이 이로 인해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년 부채도 문제지만 60세 이상 노인부채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60대 이상 고령층의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61%였다. 전 연령대 평균 128%보다 훨씬 높다. 이는 자녀교육, 주택구입 등으로 인한 부채가 은퇴 후에도 계속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은퇴 후 소득은 없어지거나 대폭 줄지만 빚은 그대로 남아 있는 노년의 생활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청년이나 노인 할 것 없이 많은 국민들이 가계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가계 빚은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쓴 의원들이 문제가 되면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시작되고 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의원실 보좌진에 친인척들을 고용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의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보좌진 급여의 용도 외 사용도 불허키로 했다. 최근 이틀 새 40여 명의 보좌진이 그만둔 걸 보면 의원실 보좌진 친인척 채용논란은 이번만이 아닌 것 같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이뤄져왔음을 방증해준다. 당 홍보비 파문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물러난 이후 이제 여야 모두가 비대위 체제가 됐다. 이제서야 정신 차린 듯 많은 국회의원들은 특권폐지법안을 준비 중이다.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각 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각종 비리 파문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자 오랫동안 알게 모르게 은밀히 누려온 특권 내려놓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도 지난달 세비와 관련해 ‘국회의원수당 산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결정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또 국회의원이 상임위 등 국회에 4분의 1 이상 무단으로 빠지면 회의수당을 전액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들이…
빗줄기가 굵어진다. 장마라 해도 내리지 않던 비가 오늘 따라 세차게 내린다. 퍼붓는 빗속에서도 동요가 없다. 우비는 입었다지만 땀과 비로 옷은 이미 흠뻑 젖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한마음으로 자리를 지켜낸다. 얼굴에는 까만 매직으로 X라고 쓴 하얀 마스크를 하고 경마장 유치 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펼쳐 들고 제자리를 지켜가며 묵언 시위를 한다. 대부분이 면 소재지 주민들이며 학부모이기도 하다. 군중 속에는 갓난아이를 업은 젊은 엄마들도 여럿이 눈에 띄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것 같아 자꾸만 눈이 아이에게 간다. 요 며칠 사이에 마을이 어수선해졌다. 난데없이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스크린 경마장을 우리 마을에 설치하겠다며 사업자 측에서 하는 사업 설명회가 있었다. 몇몇 사람들과 행정 당국에서는 지역 개발 호재라며 적극적으로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이며 어느 정도 사업자 측과 교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몇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동양 최대의 변전소가 들어설 때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몰랐다. 관련도 없는 사람들에 동의를 받아 허가를 진행하며 당시 면사무소 2층에서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면장이라는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사회복지관련 기관 및 단체로 확대하겠다는 사회복지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5월 26일 입법예고 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위탁기관 확대 근거 마련, 사회복지사 자격정지 또는 취소처분 기준 도입, 사회복지시설 위탁기간 확대, 사회복지사 유사명칭 사용 과태료 부과기준 마련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 중에서 사회복지사와 관련되어 있는 조항들 중에 근거 기준이 불명확하여 악용될 소지가 있는 내용들이 있음에도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사회복지계의 우려와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이번 보건복지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함에 있어 이해 당사자인 협회와 사전 충분한 논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였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사 자격정지 또는 취소처분 기준이 모호해 악용될 소지가 있어 명확한 기준과 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사회복지사의 보수교육 관리를 담당하는 위탁기관의 범위를 ‘사회복지 관련 기관 또는 단체’까지 확대하겠다는 개정안은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전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로 시작하는 가수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란 노랫말처럼 우리네 가정 냉장고엔 고등어 한 두토막 쯤은 항상 있다. 값 싸고 영양가 높고 맛까지 좋아 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서다. 또 철 성분이 풍부한 데다 오메가3 지방산까지 풍부해 좀처럼 서민식탁에서 ‘국민 생선’이라는 ‘지존’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의 고등어 사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고등어대신 옛 칼과 비슷하다 해서 고도어(古刀魚)라 불렀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에도 같은 이름이 여럿 나온다. 또 1469년에 편찬한 경상도속찬지리지엔 고도어(古都魚)로, 정조때 펴낸 재물보에는 고도어(古道魚)로 기록되어 있다. 자산어보에는 푸른 무늬가 있는 물고기라고 해 벽문어(碧紋魚)로 표기되어 있다. 방언도 여러 개다. 고동어, 고망어, 돔발이, 고도리, 소고도리, 통고도리 등등. 실체는 하나인데 이름이 여럿인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즐겼다는 반증이나 다름없다. 현재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는 ‘고등어’다. 한자로는 등이 둥글게 부풀어 올라 있는 물고기란 뜻의 ‘古登魚’ 또는 ‘高登魚’로 쓴
한 끼 /김주대 무릎이 많이도 튀어나온 때에 전 바지의 사내가 마른 명태 같은 팔로 몸의 추이를 감싸고 표정 없이 걷다가 시장 입구 버려진 사과 앞에 멈추어 선다 산발한 머리를 들어 사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발가락이 삐져나온 시커먼 운동화발로 슬쩍슬쩍 사과를 굴려 구석으로 몰고 간다 사내의 뒤를 바람이 따라나설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떨어져 나온 상처 쪼가리들이 발바닥에 들러붙을 것 같습니다. 짓무른 사과의 과즙에 발목이 빠져 묶일 것 같습니다. 사내가 걸으면 찢어진 천막이 부풀어 오를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바람도 상처들도 구석도 모두 사내의 조건이 되어버린 생입니다. 누군가 버린 사과 한 알을 먹으면 한 사람에게는 큰 성찬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저 사과 를 집어 던진다면 어딘가를 적중해 스트라이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도를 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사과를 굴리고 있는 저 사내의 발짓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게 해 달라고. 혹 부디 한 입 베어 문다면 사과의 과즙이 온 몸에서 환한 빛을 내달라고, 사과를 던진다면 사과가 붉게 타오르며 날아가 과녁을 맞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김유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