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나 시인을 기념하는 문학관은 문화의 산물이다. 문학청소년, 소녀기를 거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된다. 그 애정은 날이 지나면서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게 된다. 황순원의 ‘소나기’는 중학교의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로 어린학생들을 많이 감동시켰었다. 중년층에겐 아련한 추억처럼 기억이 된다. 김동리나 이효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김동리의 ‘등신불’이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고등학교 교재에 나오는 단편소설이다. 모두가 낭만이 깃든 소설이다. 나이가 좀 들면, 추억의 기억을 더듬어서 그 작가의 문학관, 또는 문학 기념관을 찾게 된다. 고장이 불국사가 있는 경주이거나, 소설의 배경이 된 메밀밭이 있는 봉평이거나, 독자들에게는 역시 추억이 되는 곳이다. 그곳이 문학도로서 그립지가 않을 수가 없다. 전국에 문학관이 84개가 건립되어 있는데, 문학관 협회에 가입한 곳이 61개라고 한다. 그동안 이 땅에서 시와 소설을 쓰다가 가신 분이 이 숫자보다는 훨씬 많을 진대, 앞으로 더 많은 문학관이 건립되어야 한다. 작고하신 문인 이름만으로 만 문학관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존해 계신 이름으로도 문학관은 건립될 수도 있다. 동리문학관이 있는 경주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규제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영업시간이 줄어든 대형마트의 매출이 줄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도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형 유통3사들이 낸 유통법 위헌심판제청도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근로자의 건강권 등 공익달성의 필요성이 크다”며 각하됐다. 그럼에도 아직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전통시장에 담겨진 스토리가 없고, 이용에 불편하다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이러한 전통 재래시장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수원에서 시작됐다. 경기신문과 시장상인회 그리고 수원시, 수원시의회가 특화된 전통시장을 활성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20~22일 장안구 거북시장에서 ‘제6회 새숱막 막걸리 축제’가 시작된 이후 수원의 재래시장들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멋과 정이 넘치는 수원의 전통시장을 홍보하고 시장 상인과 주민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코자 마련된 이 행사는 파장동 시장, 조원시장 등 4곳의 전통시장에서 지금도 성황리에 펼쳐지고 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이벤트성 축제를 넘어 동네 주민들의 한마당 잔치
정부가 왜 이러나?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내년 예산에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주선 의원(국민의당)이 여가부에서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에 의하면 기록유산 등재를 비롯, 위안부 기념사업 관련 5개 항목 예산 11억5천만원이 편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편성된 예산 4억4천만원도 지금까지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부터 추진을 멈췄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김경협 의원(더민주)은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사업 예산 삭감과 관련한 외교부의 공식 입장을 물었다. 여가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오던 등재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삭감한 까닭은 지난해 12월 28일 두 나라 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 때문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질의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문제가 위안부 합의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 삭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면합의가…
몇 년째 개발을 미룬 논에 망초 꽃 지천이다. 바람에 일렁이는 것이 흰 파도처럼 거대하다. 건들바람이 드나들고 날것들 숨어들기에 딱 좋은 곳이다. 벼가 심겨져 있어야 할 곳에 풀들의 천국이 된 것이다. 하지 지나고 이맘쯤이면 감자를 캔 논에 늦은 모내기를 했다. 천수답이라 한 방울이 물이 아쉬워 아버지는 밤을 새워 물과의 전쟁을 했고 형제처럼 지냈던 이웃도 이때만큼은 양보도 미덕도 없었다. 물꼬싸움에 큰 소리가 오갔고 클 대로 큰 모를 심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한시름을 놓곤 했다. 논두렁에는 콩을 심고 산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다. 어디든 곡식을 심을 수 있는 곳이면 무엇이든 심었다. 산짐승이 내려와 농작물을 헤치고 산그늘에 수확이 적어도 한줌 땅이라도 묵히지 않고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이렇게 비옥한 땅이 잡초로 뒤덮이고 망초 꽃이 물결을 이루는 것을 보고 있자니 안쓰럽다. 개발에 묶이기 전까지만 해도 가을이면 탐스럽게 익은 나락이 황금물결을 이루던 곳이었다. 물론 지주들은 몇 년분의 보상을 미리 받고 농사를 짓지 않기로 해서 물질적인 손해는 없다고 하지만 많은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해 본다면 참으로 졸속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농사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처음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알려졌을 때, 기막힌 축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순천은 천혜의 갈대습지공원을 갖고 있는 지역의 장점이 있었고, 자연 속의 정원이라는 것은 더 유지하고 보수하면 세월 흘러 갈수록 섬세한 운영이 가능하고, 자연이라는 것은 가꾸면 가꿀수써 보존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축제 아이템으로서는 그 이상 능가할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지속발전 가능한 지역 브랜드로서의 축제라는 생각이었다. 일본 후쿠오카현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야나가와(柳川)은 물의 고향이다. 그 수로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도시화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 개천을 폐쇄해 매립지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과거의 아름다웠던 개천을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전통적 문화도시 환경지구정비사업’을 통해 이 지역을 관광열차와 뱃놀이 그리고 지역 특산 명품요리인 장어덮밥과 결합된 문화 상품을 만들어냈다. 민관이 하나가 된 지역의 집단지성들이 발상 전환을 통해 이루어낸, 야냐가와는 ‘시대와 계절을 즐기는 여행’이라는 지역 대표 문화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역에서 대표되는 특별한 브랜
북한과의 접경으로 항상 긴장감이 감도는 지역이지만, 서해5도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관광지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게 국토 최북단 백령도다. 두무진 일대는 남한에서는 보기 드문 25억 년 전부터 10억 년 전의 지층이 다수 분포돼 있어 자연유산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남한 내 생명체 화석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의 유일 산지로 학계의 주목도 끌고 있다. ‘바위침대’란 의미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화석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생물의 흔적인 박테리아의 일종으로서 약 35억 년 전의 것이다. 대청도 옥죽동에는 예부터 이런 말이 전해진다. “모래 서 말은 먹어야 시집을 간다.” 시도 때도 없이 모래바람이 불어 주민들의 생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마저 불편을 겪은 데서 나온 얘기다. 덕분에 해안가에 우리나라 제일의 사구(砂丘), 즉 모래 언덕도 생겼다. 면적만 해도 길이 1㎞, 폭 0.5㎞에 이르고 배후산지 쪽으로는 해발고도 80여m까지 모래가 쌓여 있다. 따라서 전국에 관광명소로 꽤나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주변에 심은 소나무와 식물들로 인해 사구가 덮여 더 이상 명물 구실을 못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지질학적으로 또 다른 가치를 인정받고 있
맛 /신해욱 어쩌지? 꿈이 너무 달콤해서 이빨이 썩고 얼굴이 녹아버릴 것 같다. 손을 잡아다오. 너의 숟가락과 나의 숟가락은 맛이 다르지만 우리는 희망을 나눈 사이. 따뜻하고 동그란 손을 잡으면 나는 핫케이크를 먹는 기분이 되고 겨울이 온다. 나는 기꺼이 기다리고 싶어진다. 날개도 예감도 준비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손가락이 잘 맞잖니. 꿈을 놓고 너무나 달콤하답니다. 얼마나 농익고 있으면 달콤할 수 있을까요. 얼마나 오래 절실하면 손 내밀 수 있을까요. 아마도 이 꿈은 솜사탕을 닮은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빨이 썩고 얼굴이 녹아버릴 것 같은 꿈이기에 말입니다. 시인은 지금 혼자 독백을 하는 중입니다. 청유를 하는 중입니다. 마음이 외롭거나 꿈이 아득해져서 점검하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한 몸에 살고 있는 나와 너. 아무것도 준비된 것은 없지만 손가락이 잘 맞는다는, 따뜻하고 동그란 손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도 함께 기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예쁜 미각을 가졌습니다. /김유미 시인
앞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매년 장마철이 되면 붕괴와 낙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서해안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장마피해가 심하다. 장마 비 위험예상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철저하게 대비해 가야한다. 아직도 장마가 두려워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은 실정이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이어서 정부의 과감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합동점검단을 구성하여 안전한 대책을 마련해간다.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정서비스를 강화하여 장마피해를 막아야한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6월 시민애로 민생현장 방문지로 용현동 세진빌라와 인접한 옹벽을 방문하여 실정을 파악했다, 이 옹벽은 1992년 9월 세진빌라 준공 시 설치됐는데 현재 노후화로 인한 위험시설물로 적극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 보상비로 약 14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대책 실행이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다. 당국은 조속히 예산을 편성하여 장마에 안전을 대비해가기 바란다. 시의회 정례회에 청원으로 부의돼 관할구청과 협의하여 시설물에 대한 점검 및 예찰활동 강화의 주민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정밀안전진단과 지원방안을 강구하였다. 이에 인천시 남구는 정밀안전 진단업체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매력적인 마을이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그 한복판엔 정조대왕이 화산릉에 행차할 때마다 묵었고 백성에게 쌀을 내려준 사미(賜米)행사, 경로잔치, 과거시험, 혜경궁 홍씨 진찬연(회갑연) 등이 펼쳐졌던 수원화성행궁이 있다. 그래서 행궁동이 됐다. 과거엔 신풍동, 남향동, 팔달동 등 행정동이 있었으나 행궁동으로 통합됐다. 수원의 가장 성대한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나 수원연극축제 등 대형 행사들도 대부분도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열려 늘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화성행궁 앞에선 월요일을 제외하고 연중 조선시대의 호국무예인 무예24기 공연이 열리고 있으며 주말엔 장용영 수위의식, 토요상설공연 등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벽화골목도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볼거리가 있으면 먹을거리도 존재해야 하는 법. 행궁동을 대표하는 통닭거리가 있으며 그 옆의 지동순대타운도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행궁동의 이름을 널리 알린 행사 중엔 2013년 9월 한 달간 열린 ‘생태교통 수원2013’이 있다. 수원시, 이클레이, UN해비타트가 공동주관했는데 행궁동 주민들이 참여해서 9월 한 달 동안 자동차 없이 살았던 행사였다
지난 5월 말 20대 국회가 개원하였다. 새롭게 개원하는 국회에 거는 기대가 많은 만큼 그 날을 기다렸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식은 과거 그대로이다. 법안 제출을 가장 먼저 하려고 줄서고, 더욱이 국회의장단 등의 원 구성 자리싸움을 여전히 하고 있다. 거기에 별로 더럽지도 않은 벽지와 사무실 집계들을 다 버리고 새롭게 장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연일 가습기 사건, 강남역과 수락산 등산로 살인사건, 구의역 사망사건, 대기 오염문제 등이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가운데 국민 안전에 대한 그 어떤 원칙도 없이 아까운 혈세를 낭비하는 건 아닌가 하고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새로운 20대 국회의 출범은 기대를 가지게 한다. 특히 이번 20대 국회는 아이들 안전에 관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동학대 문제는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부모의 훈육이 다소 지나친 가정 내에서 아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정도로 인식되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잘 가르쳐야 하기에 때려서라도, 아니면 밥을 굶겨서라도 아이들이 가진 문제행동을 교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팽배했고 그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 뿐 아니라 공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