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오명선 달 속에 태양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모래알의 체온에서도 사막을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인다 수천만 년 묵은 바람은 돌 속의 수맥들 밟으며 명을 잇지만 내 기억은 백년도 살지 못한다 달짝지근한 날들을 되씹어보니 내 속을 빠져나간 내가 오래된 레코드판처럼 지직거린다 - 시집 ‘오후를 견디는 법’ / 2012 돌아서면 장미가시에 찔린 피의 한 방울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나지 않아서 현관문 앞에서 비밀번호에 몰두한 식은 땀 나는 경험이 있다. 방금 전에 만졌던 내 차가운 체온을 내가 기억하지 못해서 이별의 아픔을 잊은 채 세 번째 일곱 번째 사랑과 바닷가에 도착한다. 시인이 이야기하는 내가 있던 자리에 내가 없고 우물이었던 젊은 날은 바닥을 보이는 쓸쓸함과 마주하지만 바닥이 놓지 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내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기억을 잡고 우린 야생화 꽃에 몰두하고 산길에서 만난 다람쥐를 두 손에 올려도 놓는다. 뒤돌아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에도 분명 냄새가 있고 차가움과 따듯한 테두리가 있다. 나를 빠져 나간 내가 숲으로 강으로 다리로 건너뛰었던…
핑퐁은 공을 상대방 테이블에 쳐서 넘기는 탁구게임이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을 빗대서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관공서에서도 ‘민원핑퐁’이 자주 일어난다. 공공기관 간, 또는 부서 간에 벌어지는 민원 떠넘기기로 민원인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사업에 차질을 발생케 하고 공공기관의 신뢰성에도 먹칠하기 일쑤다. 민원핑퐁은 업무 경계가 불분명해 부서 간에 발생하곤 한다. 핑퐁민원과 관련한 사례 가운데 ‘성인 연령에 대한 판단 기준을 월(月) 단위에서 연(年) 단위로 바꿔 달라’는 민원이 있었는데 9개 기관에서 11차례에 걸쳐 연쇄적으로 서로 떠넘겨 접수까지 무려 21일이나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합리한 의료보조기 ‘산재수가’ 시정 요청 민원은 6회나 여러 기관으로 이송되다가 33일 만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돼 처리되기도 했다. 2014년 일선 행정기관에서 3∼6차례 핑퐁이 이뤄진 민원(3만4천여건)의 평균 접수기간은 4.4일이었고, 7∼8차례 핑퐁 민원(1천여건)은 8.7일, 9차례 이상 부처 간 떠넘기기를 한 민원도 381건에 평균 접수기간은 9.3일이나 됐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3월 이른 바 ‘핑퐁민원 조정제도’를 도입, 시범운영한 후 5
그야말로 해외 관광객 유치 전쟁이다. 대형 관광버스 100대∼200대 규모의 관광객 유치는 명함도 못 내미는 형국이다. 이제는 그 규모가 천 단위에서 만 단위로 넘어가고 있다. 과거 해외관광객 유치정책에서 볼 수 없는 아주 기형적인 모습이다. 상당한 파급력에 비례하여 유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해외관광객 유치정책을 발표해야지만 관광을 기치로 하는 도시인 것처럼 보인다. 다름 아닌 요우커 등과 같이 대규모 단체관광객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다. 대규모 관광객 유치는 장점이 있다. 많은 언론에서 대규모 관광객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가 몇 백억에 달한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관광의 순기능으로 단기간에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많은 해외 관광객에게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른 문화적 다변화가 있는 것처럼 관광도 종단면적인, 시대적 트렌드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리가 가까운 인접 국가의 경제성장과 K-Pop과 같은 한류라는 변수가 상호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개별 또는 단체관광, 마이스(MICE)산업의 한 형태인 인센티브 투어 등의 관광수요가 증가추세에 있는 것이다
남양주 지하철 공사폭발사고는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인부 4명이 죽고 10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이번 사고는 안전사각지대에 대한 관리부실과 안전 불감증의 결과이다. 반복되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시민들의 사회불안을 가중시켜가고 있다. 철저한 사전점검의 부족과 부실 관리감독이 사고를 키웠다. 다가올 장마철에 따른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가 절실한 때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원지의 불법건축물, 코인노래방과 탈출방 등 신종 업소, 캠핑장, 쪽방촌 등 제도권 밖의 취약한 시설점검도 강화해가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예방교육과 사전의 관리감독강화로 문제발생을 막아가는 일이 우선이다. 안전시각지대를 철저히 관리해 갈 때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일선지자체는 안전사각지대의 전수조사를 철저히 조사하여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가야한다. 위험한 곳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관리 감독을 온전하게 이뤄간다. 모든 공사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전교육과 관리감독이 빈틈없이 이루어져야 된다. 영역별로 전문가의 조사 분석을 통해서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있는 곳에 대한 안전 통제시스템을 강화해간다. 관련자에 대한 평소의 안전매뉴얼에 따른 교육과 관리가 부족한 현실이다. 사전점검
5월은 여러 가지 일로 바쁜 달이다. 행사도 많고 챙겨야할 날들도 많고 찾아다닐 곳도 한두 곳이 아니다. 하물며 시골 삶에서는 더더욱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소득으로야 별 의미가 없지만 가족들 먹을거리를 위해 때를 놓치면 안 되는 파종과 모종이며, 벼농사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모내기가 5월에 모여 있다. 요즘은 예전과 달라 기계로 한다지만 그래도 뒷손이 여간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침저녁으로 놀러가는 곳은 청평 시내를 북쪽 방향으로 조금 벗어난 곳으로 하천리에 소재하는 자연부락으로 이름도 예쁜 마지기 마을이다. 마을회관 앞에 냇가를 끼고 있는 천여 평 남짓한 논이 있는데 모내기를 하고 나면 이른 아침과 저녁때는 나의 놀이터가 된다. 이양기로 모를 낸 뒤에 빈자리가 있거나 논 가장자리 구석 같은 곳은 직접 모를 심어야 한다. 올해도 지난 22일 모를 냈고 매일 아침저녁 이면 논으로 간다. 물론 일을 덜하고 되는대로 수확하면 되겠지만 그래도 운동삼아 하는 일이고 가족들의 식량을 친환경으로 재배해서 나누어 먹는다 생각하면, 힘들다 하기보다는 즐거운 마음이 들고 이 또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우리 집 보배인 두 며느리들에게 좋은 것을 먹게 해
‘세비(歲費’)는 국회의원들의 연간 급여를 뜻하는 말이다. 원래는 ‘국가기관이 한 해 동안 쓰는 경비’란 의미였다. 그러던 것이 1949년부터 ‘나랏일을 하는 선량들의 보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제헌국회 때 제정된 ‘국회의원 보수에 관한 법률’에 세비란 용어가 적시됐기 때문이다. 당시에 의원들의 보수는 연액과 회의 참석일수에 따라 시급 받는 직무수당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1973년까지 계속됐다. 그 후 정액보수제로 바꿨다. 일하는 날짜와 상관없이 지급받는 월급형태의 연봉개념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회의원의 보수는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연봉은 정확히 공개돼 있지 않다. 세비에 국회 회기 중 지급 받는 특별활동비가 따로 있고, 정근수당, 명절수당 등 각종 수당이 더해져서다. 각종 수당이 보수의 변수라는 것은 20대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30~31일 이틀 치 수당으로 66만5천 원을 수령한 것만 보아도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알려진 바로는 세비 900여만 원과 사무실 운영비 50만 원, 차량 유지비 30만 원, 가족수당까지 현금만 월 1200만 원가량이다. 연봉 1억5천만 원 정도인 셈이다. 국회 사무처도 2015년 기준, 중앙
누구의 발자국일까 /송소영 사막 공로를 타고 온 자동차는 외진 곳에 등짐과 함께 잠시 눕혀놓고 혜초를 따라 타클라마칸 사막 속으로 들어왔다 손짓하는 부드러운 모래 등성이 맨발로 그의 발자국을 느껴본다 시간이 모래물결처럼 흘러내린다 영겁을 오고 간 햇볕에 마침내 비틀대는 이 발자국은 누구의 발자국일까 천이백여 년 전의 혜초일까 지금 이순간의 나일까 멈추지 않는 시간 속에서 늘 부서지는 가여운 육신 구름이 몰려와 열기를 식혀주는 밤 -송소영 시집 ‘사랑의 존재’ 우리는 때로 일탈을 한다.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한다. 멈추지 않던 시간 속에서 모래알처럼 부서지던 육신과 마음을 위로하며 맨발로 느껴보는 타클라마칸, 부드러운 모래 등성은 천이백여 년 전 혜초가 밟고 간 길이다. 시인은 시간이 모래 물결처럼 흘러내리는 그 속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는다. 구름이 몰려와 열기를 식혀주는 사막의 밤 속에서 그곳을 걸었을 수많은 발자국을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나, 이지만 먼 옛날 내가 혜초였을지도 모를 일, 고스란히 역사 속의 한 페이지를 넘나든다.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몸과 마음이 생각이 한없이 날개를 다는 자유, 바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제도개편 입법예고가 오는 10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수원·용인·화성·과천·성남·고양 등 경기도 6개 불교부 지자체 시장들이 정부의 지방재정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며 5월31일 신계용 과천시장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1일에는 채인석 화성시장, 2일에는 정찬민 용인시장이, 이후 염태영 수원시장,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1인 시위를 이어간다. 이들 6개시의 지방의회 의원들도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5월 30일 수원시의회 김진우 의장 등 9명의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첫 1인 릴레이시위를 벌였으며 31일에는 성남시의회 의원들이 두번 째 1인 릴레이시위를 벌였다. 해당 지자체의 시장과 의회만 반발하는 것이 아니다. 오는 11일에는 광화문에서 6개 지자체 시민 수 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우리 사회의 마지막 양심이랄 수 있는 종교인들도 나섰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내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등 종교 단체 지도자가 참여한 경기도 종교인 평화회의(KCRP)는 ‘지방재정 형평성과 건전성을 위장한 정부의 ‘지방재정계획 추진방안’을 즉각 철회하라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일이 시급하다. 지자체에서도 일자리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때이다. 일자리를 찾아 고통 받는 노인과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자리 만들기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특히 지자체에서 일자리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지역실정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간다. 최근 인천시가 전국 지자체 일자리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지역일자리목표 공시제 2015년도 일자리대책 추진실적 평가’에서 인천시는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일자리종합 평가는 고용노동부가 지역의 책임 있고 창의적인 일자리 대책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최고의 일자리 분야를 평가하는 제도이다. 인천시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일자리창출 우수기업 인증제 시행, 채용박람회 개최, 일자리종합센터운영 등으로 일자리창출 미스매치를 해소하였다. 맞춤형 직업훈련과 공동훈련을 통해 일자리 인프라 구축에 전 행정력을 기울여왔다. 인천시는 2015년 국내·외 기업의 투자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으로 목표인 7만3천650개보다 15.3%를 초과한 8만4천938개의 일자리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한가? 법은 정의롭고 공평하게 적용되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모든 판사, 검사는 솔로몬처럼 지혜롭고 공정하게 업무를 집행하고 있는가? 우리 주변에는 재판 비용이 없어 법적인 권리 구제를 포기하거나 어디 무료로 도와주는 기관이 없나 이리저리 배회하는 경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대부분이다. 몇 십억을 써서 징역을 석방으로 바꾸는 그와 같은 시도는 저 먼 산 너머에 있는 남의 일일뿐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그런 일이 실제 있었는지, 정말 가능한지 도대체 궁금하다. 한번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보자. 판도라 상자 안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인간 군상은 이와 같이 범법 행위를 하고도 이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돈으로 해결할 궁리를 하는 자들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나를 대신하여 처벌받을 이른바 바지사장을 대신 세워놓고 자신은 속 빠지거나 꼬리 자르기 식으로 아래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는 해결 방법이다. 이런 위인들이 변호사와 통화하면서 처음 하는 말은 이렇다. 어느 검사와 어떻게 되느냐, 어느 판사를 잘 아느냐, 돈은 준비되어 있으니 아무 걱정 말고 결과만 책임지고 잘 해결해라….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자. 병원에 간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