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생활 속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건강이지만, 그만큼 현대인의 건강에 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비싼 보양식이나 영양제, 운동, 다이어트 등 많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려 합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는 다이어트, 운동 못지않게 ‘숙면’이 건강의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사용되는 비용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면의 기능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일부 동물실험에서 수면박탈을 시키면 3주 이내에 죽을 수도 있다는 보고를 보면 생명유지에 필요한 요소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도 잠을 못 자게 되면 계속 졸리고, 안절부절못하게 되며, 집중력을 가지고 일을 하기 어려운 것을 쉽게 경험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적당한 수면 시간은 성인의 경우 7시간 30분 정도, 청소년의 경우 약 8시간, 유치원에서 초등학생은 약 9시간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개인차가 있어서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시간은 낮에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에도 졸리지 않을 정도의 수면을 뜻합니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대부분 잠을 더 깊게 자지만 부족한 잠을 보상할 수는 없습니다. 잠이 부족하게 되면 낮에 정
아파트 입구에서 보약을 들고 들어가는 주민의 출입을 가로 막는 경비원. 보약 반입은 절대 안 된다며 몸으로 저지한다. 이에 입주민은 ‘아니 이럴 수가 있냐’ ‘보약을 들고 들어 가는 것을 막는 경비가 어디있냐’며 항의한다. 그러자 경비는 ‘난 잘 모르겠고….’ ‘아 글쎄 안돼’ ‘법이 그렇다니까’를 연실 외치며 통과시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입주민이 계속 따지자 ‘보약 먹으면 안 된다. 먹으면 너 힘 생겨서 나한테 대들거다”라고 말하며 요지부동이다. 그러다가 “들어가도 좋다. 대신 보약에 몸에 좋은 것 다 집어넣어라”라고 조건을 건다. 그 말에 입주민이 “인삼 오미자 다 넣었다”고 설명하자 “진짜 몸에 좋은 걸 다 넣어라”며 다시 한 번 떼를 부린다. 서로 옥신각신 하는 사이 또 다른 주민이 아령과 테니스채와 같은 운동기구를 넣은 보약을 들고 아파트로 들어가지만 경비는 아무 제재 없이 인사까지 하며 통과시킨다. 승강이를 하던 입주자는 허탈해 하고&hell
노을치마 /유 헌 봉창에 달그림자 열브스레 차오르고 여유당 시린 눈빛 버선발로 서성일 때 상사련 구듭치는 강, 구강포 가슴 섞네 마재 너머 강진 땅 짭조름한 눈물걸음 촉초근한 눈시울은 한 쌍의 학이 되어 만덕산 된비알 넘고 두물머리 둥지트네 깁고 엮은 애틋한 정 신혼의 단꿈 어린 병든 아내 낡은 치마 초당에 전해지니 천리 길 적시는 울음, 하피첩 되었다네 세월은 가량없어 붉은 천 바랬으나 귤동 마을 대숲마다 고샅고샅 어귀마다 노을빛 치맛자락에, 얼룩져 타는 속울음 사랑하는 마음이 깊으면 그리움의 긴 끈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천리를 간다고 한다. 경기도 두물머리 마재와 전라도 강진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로 하여 이웃사촌이 되었다. 다산의 유배시절 부인 홍씨는 천리 머나 먼 적소의 님에게 그리움과 사랑의 징표로 붉은 치마 6폭을 보냈는데, 그에 대한 화답으로 그린 그림이 다산의 ‘하피첩’이다. 이 시에서 ‘마재’마을과 ‘귤동’마을의 산하는 ‘붉은 천’으로 하여 하나가 된다. 강진의 ‘노을’은 마재의 ‘붉은 치맛자락’과 조응하여 아름다운
‘관피아’와 ‘정피아’ 논란이 사회적 관심거리가 된 지 얼마 안 되었다. 퇴직 공무원이나 관료들의 산하기관, 단체와 관련업종에 재취업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기획경제부 국토부 환경부 교육부 등 전체 정부 부처에 걸쳐 퇴직 관료들의 관련기관 재취업과 임용은 일반화돼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도 만찬가지다. 최근 안양시 각급 산하기관에 전직 간부 공무원과 전 시의원들이 대거 임명되고 있다고 한다. 시설관리공단 인재육성재단 창조산업진흥원 등 산하기관장과 고위간부 자리를 공무원이나 시의원 출신들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물론 공모과정을 거쳐 임명된다. 그러나 말이 공모지 사전에 내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지원하는 사람들도 소수에 불과하다. 지원해봤자 들러리 설 것이 뻔한데 뭣하러 공모에 응하느냐는 비아냥이 들린다. 민간에서 전문인이나 전문경력자들을 뽑아 조직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는 온데간데 없다. 공무원들은 대개 법에 정한 정년보다 2년 먼저 명예퇴임한 다음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관례처럼 돼있다. 정년을 끝까지 채우고 싶어도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후배 공무원들의 원성이 두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명예퇴임한 공무원에게
경기도가 독립유공자 미지정 후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지난 6일 독립운동가 김노적·염석주 선생의 후손을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한 뒤 유공자 지정 지원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는 것이다(본보 9일자 2면). 수원시도 ‘독립운동가 발굴 및 현창사업’을 통해 독립운동 유공자를 발굴하고 자료를 국가보훈처 심사 자료로 제공, 독립운동가들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받도록 돕고 있다. 지난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함께 독립운동가와 후손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실태 설문조사 결과는 의식 있는 이들을 민망스럽게 했다. ‘대한민국의 수준이 아직도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나’하는 한숨마저 나온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아니 가난은 4대까지 대물림되고 있었다. 독립유공자 가족들의 월 개인 소득을 분석한 결과 200만원 미만이 전체의 75.2%였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43.0%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20.9%, 심지어 50만원 미만도 10.3%나 됐다. 개인 총 재산 역시 5천만원 미만이 28.3%로 가장 많았다. 가난은 학력 저하
창덕궁 후원에서 가장 웅장하고 늠름한 건물인 주합루는 어제각(御製閣)의 용도로 정조에 의해 부용지의 북쪽 언덕 위에 건립되었다. 언덕은 전체가 화계(花階, 경사지를 계단 모양으로 단을 만들어 꽃을 심는 전통정원)로 구성되어 있고, 또 주합루의 정문인 아름다운 어수문(魚水門)은 화계와 함께 이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를 나타내고 있다. 주합루의 건축적인 부분을 보면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로 2층 건물이다. 4벌대의 화강석기단 위에 건물이 앉아있는데 기단의 높이가 평균 1.5m로 전통건축에서는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기단은 건물의 위계를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높은 기단은 지면에서 멀리 떨어져 습기의 피해가 작아지는 효과가 있다. 계단은 동서남북에 모두 설치되어 있으며, 그 계단 수가 6개로 다른 건물에 비해 많은 편이다. 1층은 창건 당시 규장각으로 왕실도서관으로 만들어졌으나 구한말 연회장으로 용도가 변하였기에 창건 시기의 평면구성도 변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점쳐진다. 크기는 총 20칸으로 6칸은 문이 달린 실내이고, 16칸은 문이 없는 퇴칸이다. 퇴칸의 바닥은 우물마루이며 통로의 역할을 하고 2층을 올라가는 계단은 퇴칸의 북쪽 양편에 설치되어 있
간혹 성경에는 환영 속에서 마른 뼈들이 춤을 추고, 계시가 적힌 두루마리들이 창공에서 펼쳐지며, 일곱 개의 머리와 열 개의 뿔이 달린 짐승이 나타난다는 선지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기이한 환상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선지자가 현대에서도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러한 이가 현대에도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려면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브 융(1875~1961)을 예로 들어도 좋을 것 같다. 융은 1913년 의과대학을 사임하고 갑작스럽게 은둔생활로 들어갔는데, 이때부터 자신의 내면에 고도로 집중하였으며, 정신적·심리적으로 고립되었고, 종교에 천착했다. 하지만 융이 눈부신 학문적 업적을 이룬 것도,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그러한 업적들이 쌓인 것도 이때였다. 이 시기에 저술한 많은 책들 중에서 특이한 것을 하나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책은 ‘붉은책(the Red Book)이라 불린다. 이 책에는 융이 은둔생활을 하면서 보았던 환영들, 꾸었던 꿈들, 혹은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두서없는 거친 에세이들이 담겨져 있고, 융은 책에 직접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글과 그림들은 인간의 영혼과 내면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지
한때 연탄은 겨울철을 나기 위한 필수품 중 하나였다. 그래서 이맘때면 집집마다 식구 수에 따라 연탄을 수백 장씩 미리 들여놓기도 했다. 가스와 석유가 난방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에 비추어 볼 때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만 30∼40년 전만 해도 그랬다. 자기를 태워 서민들의 추위를 달래주고 외로움을 떨쳐준다고 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연탄. 시인 안도현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이 같은 연탄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그는 또 ‘연탄한장’이라는 시에선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삶이란/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영혼의 연탄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담기도 했다. ‘국민 연료’로 인기를 끌었던 연탄은 1988년 이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다양한 신생 난방 에너지의 출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연탄이
비가 내린다 /정한용 소나무가 젖고 벤치가 젖고 망초꽃 흰 살이 젖는다 강물이 젖고 강변 모텔에 새겨진 연인들의 내밀한 약속이 젖는다 한반도가, 그 갈비뼈가 흠뻑 젖는다 빗방울이 내리시는 동안 하늘이 젖고 엿 같은 밤낮이 젖고 부도수표 같은 공약이 젖고 말 많은 자들의 세 치 혀가 젖는다 피,가,와,요 세상이 폐수로 부풀어 당신을 향해 검붉게 흘러간다 흰 꽃도 둥둥 하염없이 하염없이 떠내려간다 - 정한용 시집 ‘흰 꽃’ 중에서 올해는 고구마가 단맛이 없다. 단풍색깔도 예전처럼 예쁘지가 않다. 가뭄 탓이다. 가뭄은 계속되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내년 농사가 걱정이라고 한다. 충청지역은 금강의 물을 바닥난 보령댐까지 거꾸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금 당장 하염없이 하염없이 빗방울님이 내려오셔야 하는 것이다. 부도수표 같은 정부의 공약은 찢어진지 오래다. 정부는 국민의 반대여론도 불구하고,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의 한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획일화된 역사관을 강요하려한다. 정권을 잡고 정권을 이어가려는 세 치 혀는 마를 새가 없다. 비가 내려야하는데, 당신과 나의 망초꽃 만발한 강과 한반도의 바짝 마른 갈비뼈까지 적셔줘
태초의 춤은 자연에서 출발하였다. 자연스럽게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무 잎사귀들의 움직임이나 천둥번개를 몰고 빠르게 움직이는 무서운 구름의 모습 등을 상상하며 인간은 춤을 풀어냈다. 이는 인류의 나약함을 감추고 대자연에 의지하려는 본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고대 인류의 다양한 제의(祭儀)행사에서 춤은 빠짐없이 등장하였다. 특히 풍요로운 곡식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 성격의 축제에서 춤은 하늘에 올리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축제(祝祭)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축하하는 마음을 모아 하늘에 올릴 기원을 담아내었던 신과 인간이 만나는 시공간이었다. 그 축제 속에서 춤은 가장 인간적인 몸으로 자연을 흉내내며 하늘과의 소통을 이끌어내려 했다. 그 춤과 무예가 만난 것이 바로 ‘검무’다. 가녀린 여인네의 손에 쥐어진 두 개의 칼이나 서슬퍼런 눈빛을 가진 장수의 손에 들린 큰 칼 하나의 움직임에는 그런 하늘과의 소통을 기본으로 풀어낸 것이다. 칼이나 창을 쥐고 춤을 추며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원하고 아군의 승기를 북돋기 위하여 펼쳐진 검무는 날로 화려함을 더해갔다. 심지어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잘나가는 기방의 여인네라면 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