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버린 /이인철 공장 탈의실엔 예비군복같이 얼룩덜룩한 미희 아줌마 작업복이 보름째 걸려 있다 그녀는 손에 묻은 도금을 이태리타월로 빡빡 문질러 지우고 공단 입구 지하노래방에서 붓 대신 탬버린을 잡았다 새빨간 루주 젖가슴이 드러난 옷 밤물결처럼 살랑이는 치마 탬버린이 야광충처럼 반짝이는 방에서 우리는 칠 묻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껴안고 춤을 춘다 공장의 하루 일당을 두 시간 만에 받아든 그녀는 다른 방에서도 뱅글뱅글 폐수를 마신 시화호 물고기같이 돌고 돈다 - 이인철 시집 ‘회색 병동’ 돈의 유혹은 달콤하다. 그것도 쉽게 벌어 쓸 수 있는 일은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 거리에 화려한 불빛을 내뿜으며 밤 문화를 조성하고 있는 간판들,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미희 아줌마는 공장을 다녔다. 예비군복 같은 작업복을 입었다. 온종일 하는 일은 늘 고달프고 월급은 부족하다. 급기야 작업복을 벗고 공단 입구 지하노래방에서 도우미가 된다. 이태리타월로 손에 묻은 도금을 빡빡 문질러 지우고 젖가슴 드러낸 옷을 입고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춤을 춘다. 두 시간 만에 공장의 하루 일당을 받아든 그녀는 다른 방에서도
우리 사회에서 상생과 협력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갑과 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 간에 서로 돕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 간의 상생협력 추진이 활발하다. 민선 지방자치단체 시대 이후 님비현상을 극복하고, 사업의 공동 추진을 통해 예산을 절감해 서로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 비롯되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지난 4월 상생협력을 체결했다. 14개 분야 34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접경지대여서 닮은 부분이 많다. 그래서 DMZ 행사의 공동개최, 군사보호 규제지도 공동제작, 불합리한 군사시설규제 발굴 및 해제 건의, DMZ 야생동물 광견병 공동 백신살포 사업 등 접경지역에 관련한 사업들을 많이 했다. 이밖에도 한강~철원을 잇는 자전거길 미개설 구간 12.7㎞ 연결사업을 공동추진하고 있다. 경제분야 협력과 지역관광산업 활성화 및 농·특산물 판매 사업들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방자치는 각 자치단체마다 갖고 있는 특성을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인접한 경기와 강원이 상생협력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 것은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원 자질론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방의회는 시민의 입장에서 지방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각종 비리와 자질 부족으로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지방의회 무용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 지방의원은 각종 이권이나 부당한 청탁에 개입하기도 한다.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부당한 잇속을 차리거나 공무원에게 청탁압력을 행사하고 폭행, 음주추태, 도박, 성범죄 등을 저질러 법의 심판을 받기도 한다. 수준이하의 추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그런 일이 발행했다. 광명시의회 얘기다. 광명시의회는 작년에도 태국·라오스 해외 연수 중 의장과 의원들이 밤에 도박을 했으며 J 의장은 귀국한 뒤에도 지역 건설업자들과도 도박을 계속하다가 문제가 발생해 사퇴한 바 있다. 또 다른 J씨도 지난 2월 광명시 한 식당 컨테이너에서 수억원대 카드 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돼 의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떼’로 적발됐다. 광명경찰서는 22일 도박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광명시의회 의원 7명과 전직 의원
인류의 가장 오랜 병기는 칼이다. 고대를 넘어 전통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칼은 전쟁의 현장에서 그대로 살아남아 있다. 요즘도 백병전을 준비하기 위해 소총에 꽂는 대검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군도(軍刀)는 전투본능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무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칼의 역사를 읽어 보면 단순한 전쟁의 역사를 넘어 삶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대의 칼은 나뭇가지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자연작용에 의해 부러진 나무는 쉽게 작업이 가능하기에 가장 빠르게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후 나무칼은 돌칼로 대체된다. 자연적으로 부서진 돌무더기에서 뾰족한 부분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일단 나무보다는 내구력이 좋고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었기에 돌칼은 상당히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이용되었다. 떼어낸 돌칼을 사용하다가 무뎌지면 평평한 곳에 문질러 돌칼은 더욱 날카롭게 변화하였다. 그것이 간석기라고 부르는 신석기시대다. 돌칼을 사용하여 농작물을 수확하고, 사냥과 전쟁에 활용하면서 인류는 좀 더 날카로운 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 발견한 것이 금속이다. 인간이 불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접한 금속은 구리(동:銅)였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녹아 새로운 형태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 일주일째다. 따라서 가정마다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질환자가 있는 가정은 피해를 막기 위해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다시피 한다. 마스크는 물론 미역과 녹차, 배와 마늘 등 미세먼지에 좋다는 식품도 덩달아 인기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우선 옷을 깨끗이 털고 손발, 얼굴, 머리를 꼼꼼하게 씻어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한다는 대처요령도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린다. 이처럼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얼마나 위험할까. 한마디로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말한다, 참고로 1㎛는 1000분의 1㎜의 크기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주로 배출되며, 여기엔 1급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또한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질환은 물론 심혈관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다. 같은 먼지 중 초미세먼지는 더 무섭다.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혈관으로 들어가 각종 질병을 일으켜서다. 미세먼지 일평균농도가 10㎍
왼쪽 그리고 오른쪽 /박우담 거울을 본다 왼쪽은 왼쪽대로 오른쪽은 오른쪽대로 각각 얼굴이 달라 보인다 임의의 절취선 따라 나눠진 것인데 조그만 거리인데도 몇 십 년 살았다고 내 양쪽 모습이 너무 다르다 지금 오른쪽, 왼쪽 눈을 각각 깜빡거려본다 이상하다, 서로 달라 보인다 거울을 본다 내가 분명 내가 아니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 굳어가는 절취선을 넘나든다 -박우담 시집 ‘구름트렁크’중에서 사람의 얼굴을 접으면 똑같은 곳이 없다고 한다. 왼쪽과 오른쪽 얼굴이 시력과 혈압이 다르다. 형상학에서는 최근 공부를 많이 했는지 얼굴을 보면 안다고 한다. 좌뇌는 감성을 우뇌는 이성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으로, 형태의 변화가 가장 많은 곳이 얼굴이다. 불교에서는 오른쪽을 신성시하고 탑돌이도 오른쪽으로 돈다. 인도와 유럽과는 반대로 정적이고 추상적인 것을 귀히 여기는 중국은 왼쪽을 중시한다고 한다. 왼쪽이 나인가 오른쪽이 나인가.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표정이 낯설다. 하루에도 수십 번 절취선을 넘나드는 나는. /김명은 시인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뛰어난 창업기업과 소상공인만이 경제력을 극복해 갈 수 있다. 소상공인도 우수한 창업기업을 육성시켜 가기위해서 뛰어난 연구공동체를 만들어야한다. 대기업에 비해서 부족한 자본과 인력문제를 극복해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 신한카드사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창업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며 관련 전문 인력도 양성키로 해서 기대가 모아진다. 경기도는 21일 신한카드사와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앞으로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도내 우수 창업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상권과 소비자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소상공인에게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법을 기대하게 됐다. 소비행태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창조적 소비전략을 모색해가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실시하는 전문 인력 양성교육에도 신한카드사의 빅데이터 정보를 이용하게 된다. 신한카드사가 제공한 교육용 빅데이터를 학생들이 직접 분석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형태이다. 경기도는 도정 현안사항 발생 시 과학적 해결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도 신한카드사와 함께 해간다. 지난 6월 신한카드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소비영향 파악을 위해 전
바야흐로 캠핑이 대세다. 캠핑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야영을 하면서 가족이나 친구, 동료 간의 단합을 도모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빡빡하고 건조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은 신체는 물론 특히 정신 건강에 유익해서 주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캠핑 장비를 챙겨 떠난다. 캠핑은 주로 봄부터 가을까지 이루어지지만 눈이 수북하게 쌓인 엄동설한에 야영을 하는 마니아들도 적지 않다. 현재 전국적으로 캠핑장이 2천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캠핑족들의 증가는 당연히 캠핑용품 업체와 캠핑장의 활성화를 동반하게 된다. ‘공정캠핑’의 경우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공정캠핑이란 캠핑 지역에서 소비를 하고 그 지역 특유의 문화와 분위기를 즐기며 지역과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캠핑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착한 캠핑’인 것이다. 경기도는 현재 국내 최대 캠핑 동호회인 캠핑퍼스트와 함께 공정캠핑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올해 여주와 포천, 가평에서 세 차례 공정캠핑을 주제로 경기캠핑페스티벌을 실시한 바 있는데 지역경제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87개팀이 참여한 여주시 금은모래 캠핑장 경기캠핑페스티벌에서는 1팀당 약 17만2천 원씩을 현지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
1995년 본격적인 지방자치제도 도입이후, 지역 활성화라는 명제를 위해 수많은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되었다. 관광산업은 초기 독자적 발걸음으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융복합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관광이 관광객 욕구에 충족하는 매력적인 자원과 관광관련 다양한 사업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는 특수한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지역의 관광자원개발 중심 형태의 산업육성을 시도하였으나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하고자 문화, 의료, 스포츠 등과 융복합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업이란, 관련된 사업들의 묶음(bundle)으로 볼 수 있다. 관광과 관련한 사업들의 묶음, 다시 말해 관광산업은(학자들 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나) 교통, 숙박, 쇼핑, 식음, 여행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관광객을 유입하는 대표적 흡입요인(pull factor)인 관광 상품은 주된 재화, 관광자원과 부차적 재화, 관광산업이 혼합된 복합재화 형태를 띠고 있다. 주된 재화인 관광자원의 관리운영주체는 주로 자치단체이다. 이에 반해 교통, 숙박, 쇼핑, 식음, 여행 등 관광산업과 관련된 부차적…
사람을 물면 물린 사람도 괴물이 되는 좀비(zombie). 1968년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에서 선보인 이후 이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가 만들어졌다. 3년 전 좀비로 뒤덮인 세상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사투를 그린 드라마 ‘워킹 데드’도 그 중 하나다. 인기에 힘입어 여러 개의 시리즈가 등장해 사람들의 좀비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마술적인 방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들을 일컫는 말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죽지 않는 존재에 대한 막연한 선망 탓인지는 모르지만 좀비에 대한 호기심이 관심 차원을 넘은 지 오래다. 공포 이야기 속에 나오는 되살아난 시체라는 본래 뜻이 진화해서다. 지금은 비유적으로 반쯤 죽은 것 같은 무기력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또 주체성을 지니지 못한 채 로봇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현존하는 재난을 말할 때도 좀비라는 표현을 쓴다. 사람들이 실제 일어나는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흔들리는 상태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최근엔 기업조직 안에서 자기 자신이 비생산적일 뿐만 아니라 주변의 동료나 부하·상사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직원을 일컫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