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초(茜草) /조정권 초두 변에 서녘 西, 해질 무렵 풀 끝에 붉은색 비친다 해서 천초.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 있다 비장하다 천초는 뿌리까지 붉다 서리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다 땅속까지 환하게 붉다 - 조정권(1949~2017) 시인의 시집 ‘떠도는 몸들’ 중에서 비장하게, 천초는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뿌리까지 붉고, 서리가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어진다고 한다. 마침내 그 붉은빛이 땅속의 어둠을 몰아내고 환하게 불을 밝힌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붉은빛 초심(初心)은 어찌 되어가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던 우리의 붉은빛은 어디로 갔나. 서리가 아니라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흩날리는 우리의 붉은빛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의 빛은 붉은빛이 아니라 이미 검은빛으로 변해있지는 않은가. /김명철 시인…
…
많은 사람들이 뇌가 크고 무거울수록 지능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두상이 크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뇌의 크기가 지능과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실제 향유고래의 뇌 무게는 9천g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가장 무겁다. 보통 성인의 뇌무게인 1천300~1천500g과 6배 가량 차이난다. 그러나 향유고래의 뇌는 인간과 비교 불가다. 10년 전 미국 듀크대의 고고인류학 연구팀은 현대인의 두뇌 크기가 2만년 전 인류보다 오히려 작아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표한 적이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조사한 결과 뇌 크기가 평균 150㏄(10%) 가량 작았다는 것. 그렇다면 현대인은 원시인보다 두뇌기능이 떨어질까. 이것 또한 아니다. 전문가들은 뇌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진화의 일부로서 초기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던 컴퓨터의 크기가 성능이 좋아지며 오히려 작아진 것과 같은 원리”라 설명한다. 천재라는 아인슈타인은 뇌 무게가 1천230g으로 보통 사람보다 오히려 작았다. 또 뇌 주름은 구조가 단순했고 길이도 짧았다. 반면 수리력과 연상력 등을 관장하는두정엽이 일반인보다 15% 가량 넓었으며,
요사이 모이면 경기침체, 청년실업, 북한 핵협상 등이 주요 화제가 된다. 서민 경제가 어렵고, 투자는 줄고, 취업이 어려운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것 같다. 만일 이때 북핵의 위협이 없다면 외국인투자 유치, 다국적기업의 국내진출, 한·중·일·러의 동북아 시너지 효과 등으로 훨씬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필자는 경제부처 실무담당관으로서 1995년 9~12월 간 뉴욕에서 열린 대북 경수로지원협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우리 측은 미국·일본·한국의 외교부 국장급과 KEDO 부장 4인이 공동수석 대표를 맡았고 북한 수석대표는 당시 외무성 참사인 리용호 였다. 그가 현재 북한의 외무상이다. 3개국과 국제기구가 모두 리용호의 공동 카운터파트인데도 그는 항상 미국 대표만 상대하고 다른 대표들에 대해서는 본체만체 했다. 북한은 경수로지원 뿐만 아니라 고압송전선·진입도로·항만건설 및 차관 상환기간 연장까지 요구하면서 떼를 썼다. 북한 대표 리용호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수시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돌아왔다를 반복했다. 당시 39세인 리용호는 동북아평화와 번영을…
“2010년 5·24 조치(같은 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문책성 제재 차원에서 남북 교역을 전면 금지) 뒤에 관성처럼 수입업자들이 북한산 석탄을 계속 국내에 들여왔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방임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내 한 언론이 지난 8월 11일 보도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다. 정부 관계자의 이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북한 석탄 문제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근혜 정권이다. 그러니 억울하다”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관계자의 이런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발언이 사실일 때 여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발언 속에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바로 ‘남 탓’이다. 현 정권은 지금까지 모든 문제가 과거 보수 정권 10년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듯한 주장을 계속해 왔다. 물론 과거 10년의 보수 정권들이 잘못한 일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잘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잘못만 했는데 보수가 10년 동안 정권을 이끌었다면, 이는 국민, 유권자가 어리석었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말 못하는 새 /김재자 새 한 마리 산목련 우듬지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가슴에 묻어 두었던 그리움 한 줌 아무도 모르게 살짝 펼쳐봅니다 굽이굽이 황톳길 따라 달려온 세월 안개 속에서 잠시 멈춰 봅니다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아픔 그동안 나를 흔들며 살아 온 기억들이 여울 되어 은하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픔마저 그리움이 되는 시간 산목련 우듬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새 한 마리 아무 말 없이 이슬 같은 눈물 흘리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라는 장르는 단 몇 줄의 행간으로 인샌의 길고 긴 한 삶을 엮어 나 갈 수 있으며 몇 개의 연으로 한 권의 소설과 몇 백 년 흘러온 역사를 담을 수 있다. ‘말 못하는 새’라는 14줄의 행간 속에 화자가 살아 온 인생이 오롯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본인이 눈으로 보고 느끼며 살아 온 삶을 되돌아보며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굽어진 황톳길을 달렸던 것으로 보아 한 사이클을 걸어 온 인간의 삶은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비유화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바람이 화자를 흔들며 스쳐갔지만 운영이라 여기며 세상…
경기도가 내년부터 아파트나 대형 상가 등의 주차장을 외부에 무료 개방하면 연간 최대 5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당초 우려대로 희망하는 아파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일까지 경기도가 수요조사에 나섰지만 주차장 무료 개방에 응하고 지원을 받겠다고 나선 시·군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관심을 보이기는 했으나 개방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곳이 없었다고 한다. 경기도는 주차난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시행된 ‘경기도 주차장 무료개방 지원 조례’에 의거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차장 무료 개방에 대해 광역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었다. 아파트는 물론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대형 상가도 지원 가능 대상이었다. 시장·군수가 시행하는 주차수급 실태조사에 따라 주차난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에 한해 주간 또는 야간에 주차장의 20면 이상을 아파트는 1년, 나머지는 2년간 무료 제공이 조건이다. 무료개방시간은 하루 7시간 이상, 한 주 35시간 이상이며 개방 구역은 외부인의 이용이 편리한 장소로 일반 주차구역과 구별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처럼 무료주차장 개방주체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은 5천만원의 보조금을 받
올해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夜行)’ 첫 번째 행사가 지난 10일과 11일 밤 수원 화성행궁 인근에서 열렸다. ‘행궁 그리고 골목길, 이야기 속을 걷다’가 주제다. 올해 두 번째 야행은 9월 7~8일 ‘수원화성, 아름다움을 보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그러니까 첫 번째 야행은 성안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열린 것이고 두 번째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둘을 함께 진행했는데 2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두 차례로 나눠 열리므로 9월 행사가 끝나봐야 관람객 수가 집계될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아마도 지난해보다는 두배 이상 관람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 행사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문화재 야행’의 하나다. 뜨거운 한낮을 피해 밤에 수원 곳곳과 화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화성행궁·화령전, 수원전통문화관·수원한옥기술전시관·수원아이파크미술관·수원화성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밤 11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화성행궁과 문화시설을 캔버스 삼아 빛으로 작품을 만드는 미디어아트(매체 예술)도 흥미로웠다. 화성어차, 수원화성 자전거 택시, 플라잉 수원 등 수원화성을 구석구석 감
지난 시간에 이어 조선 황제릉으로 여행을 이어가보자. 홍릉의 이빨 빠진 사자의 모습을 떠나 해치상으로 자리를 옮겨보자. 목에 방울이 있어 비로소 ‘아, 이게 해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홍릉의 해치는 날카로운 이빨 대신 사각형의 토끼 이빨을 드러내놓고 있다. 기존 왕릉에서 만나던 석마는 반가운 마음이 앞서 다가서지만 코를 벌렁거리며 반항적인 모습에 깜짝 놀란다. 문무석인 뒤에 놓여 순종적이던 석마는 이젠 반항적인 모습으로 참도의 맨 끝에 자리하고 있다. 홍살문을 지나 일직선상으로 나 있는 참도는 2단에서 3단으로 변해있다. 3단의 참도는 황제의 참도이다. 가운데 한단 높은 길이 황제와 황후의 영혼이 다니는 신도이고 좌우는 황제와 제후국의 왕이 다니는 길이다. 3단의 참도 끝에 위치한 건물은 침전이다. 보통 왕릉에는 정자각이 자리하지만 정자각 대신 일자형 건물인 침전을 세웠다. 침전은 황제의 숙소라는 뜻이다. 이 건물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궁궐의 전각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중국에서는 능이란 황제가 죽어서도 나라를 통치할 지하궁전이라 믿었다. 그래서 중국 황제능을 본떠 만든 홍릉과 유릉에는 침전이 있는 것이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왕릉의 정자각과는 그 용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가 지났다. 하지만 짧은 장마로 인하여 올 여름은 다른 때보다 폭염이 장기화되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최고기온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되는데, 인천은 7월 15일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같은 달 20일부터는 폭염경보가 발효되었으며, 기상청에서는 8월 중순까지 폭염을 예상하고 있다. 온열질환(일사병 등)은 현기증과 구토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 인천지역 온열질환자는 130명을 넘어섰고,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서 폭염 발생 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온열질환 대처 요령이 필요하다. 첫 번째,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가급적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시에는 틈틈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이나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카페인이 많은 음료나 커피, 탄산음료와 술은 오히려 몸 속 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장시간 작업을 피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자주 휴식을 취해야한다. 장시간 한번의 휴식보다는 짧게라도 잦은 휴식이 좋다. 세 번째, 만약 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