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퇴행성 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형외과 영역에 있어서 고연령 수술의 기준이 과거 65세에서 75세로 옮겨가야 할 정도로 노인성 퇴행성 질환이 늘었습니다. 노인성 질환 중 어느 정도 걷다가 쪼그려 앉아 쉬어가고 쉬어 가고를 반복하게 되는 것을 파행이라고 하는데 이런 파행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요추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로 허리디스크가 30~40대에 발생한다면 요추 척추관 협착증은 60~7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허리병으로, 원인은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병입니다. 허리 디스크가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데 반하여, 척추관 협착증은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지거나 자라나와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입니다. 증세는 다리가 저리고 당기기 때문에 무조건 디스크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협착증과 디스크는 발생 연령과 증상 양상이 다릅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보다는 발병연령이 더 높습니다. 또 증상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이 비슷하지만 허리 디스크
목소리 /최병숙 가슴속에서 형체도 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너는 누구니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너는 마음이 호수처럼 나지막하게 가라앉을 때 더 크게 들리는 맑은 목소리 보이지 않는 너를 만나고 싶다 늙지도 않는 영원히 평행선이 될 수 없는 우리가 나이에 맞게 늙어갈 수 있도록 내 안의 너에게 악수하고 싶다 언제나 어두운 동굴 속 석순처럼 자라고 있는 내 안의 보이지 않는 푸른 목소리 어느 날 우리는 거울 속에 있는 나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오글오글 눈자위에 주름이 잡힌 갑자기 늙어버린 얼굴! 벌판에 홀로 선 듯 고독한 얼굴! 저 낯선 모습은 누구일까? 순간 누군가에게 배반감이 느껴지며 한동안 말을 잊고 거울 속의 자신을 응시하였을 것이다.화자도 어느 날 갑자기 나이가 들었음을 인식하고 자아를 찾아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어두운 동굴 속 석순처럼 자라고 있는 또 다른 나를 향해 악수를 청한다. 늙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시인의 성숙함이 돋보이는 구절이다. 필자는 아직도 어리석다. 저물녘, 빛나던 광휘(光輝)가 사라진 다소곳한 붉은 해는 바라볼수록 슬프니…. /송소영 시인·수원문인협
SKC 본사 수원이전 약속이 감감무소식이다. 수원시와 SKC㈜는 지난 2011년 1월 수원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4년 7월까지 본사를 서울에서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으로 이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4년6개월이 넘도록, 또 이전시한을 1년 넘기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다. SKC㈜는 당초 약속에서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5층 규모인 첨단기술중앙연구소를 12층으로 증축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공장부지는 아파트 숲으로 변해 수원SK스카이뷰 3천498가구가 2013년 5월 입주해있는 상태다. 약속대로라면 이미 지난해 본사가 이전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증축에 필요한 건축허가는커녕 SKC㈜ 내부에서조차 제대로 결정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시에 무작정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도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쉽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본사 수원 이전 양해각서 체결 당시인 2011년도 경기침체가 지속된 시점이어서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본사 수원이전 양해각서 체결은 공장부지 아파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냐는
경기도의회가 9일 ‘경기도 개성공업지구 현지기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안은 김영환 도의원(새정치민주연합, 고양7)이 낸 것으로 경기도지사가 개성공업지구 입주 경기도 기업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필요 시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도의원과 입주기업인 대표, 개성공업지구를 지원하는 공공기관 대표, 남북교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 지원협의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들은 종합계획 수립 시 필요한 자문과 입주기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게 된다. 이 조례가 시행되면 경기도가 직접적인 지원도 할 수 있다. 우선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각종 지원사업과 함께 수의계약 및 공공계약에 참여하며 물류단지 조성 및 유통·전시·판매 지원을 할 수 있다. 특히 지원조례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현지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중지되었을 때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테면 남북관계가 악화돼 통행이 1개월 이상 차단되거나 근로자 조업중단, 물류운송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경기도가 도내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2000년
르네 마그리트의 1898년 작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하얀 캔버스 안에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고, 그 아래 문장이 하나 쓰여 있다. 그림은 누가 보아도 자명한 파이프의 형태이건만, 그 아래 쓰인 문장은 ‘이것은 파이프이다’가 아니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란다. 작품이 관객들을 두고 말장난을 하고 있는 걸까. 놀라운 일은 이 말장난 같은 작품을 두고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가 책 한권 분량의 에세이를 작성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과 같은 제목인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이다. 현대미술의 대가 마르셀 뒤샹 역시 작품으로 말장난을 즐겨했다.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 위에 수염을 그려 넣은 ‘L.H.O.O.Q. 수염 난 모나리자’(1919)라는 작품의 제목에서 ‘L.H.O.O.Q.’를 불어로 발음하면 ‘그 여자의 엉덩이는 뜨겁다’라는 뜻이 된다. 모델인 여인을 흠모하며 수년간 정성껏 ‘모나리자’를 그렸던 레오나르도가 실제로 알기라도 하면 뒤로 넘어갈 일이다. 그러나 고인에
blood moon /김영은 하늘에 둥근 달이 매달려 있다 여자가 달을 캐러 물속으로 들어간다 눈 밑에 그늘이 졌다 거기에 왜 있어, 내려와, 내려오라구 그녀에겐 혀가 없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살과 피가 녹아 없어진 조개껍데기 납작 엎드려서 기어가는 물살 등불이 비치는 다리 위로 남자가 간다 다리 밑에서 물살을 찢는 바다 남자가 물의 살을 벌리고 젖은 여자를 끌어낸다 - 김영은 시집 ‘사이프러스의 긴 팔’/시작시인선 0176 붉은 달이 뜨면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는 신화가 있다. 이 시를 보면서 나는 지난해 4월의 사건을 떠올린다. 그 즈음에도 지구 반대편 어디선가 붉은 달이 떠올랐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내 사고영역으로는 이해하지 못할 사건이어서 신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싶어지기도 했었다. 500명이 승선한 큰 배를 물속에 가라앉힌 사건은 사고이건 고의건 분명 인간들의 잘못이고 여러 정치 사회문제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누군 살아남고 누군 죽었는데 500명의 생목숨을 좌지우지한 것은 신의 영역이었을까? 어쩌면 전부 생존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국가는 어떤 구조행위도 하지 않았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만 살아났던 하도 기가 막힌…
창덕궁의 후원은 조선 전기에는 수렵장이나 군사훈련장으로 사용하였고, 임진왜란 등 여러 환란을 겪으면서 궁궐의 소실과 재건이 반복되다가 인조시기에 후원의 본격적인 정비를 하게 된다. 특히 부용지는 인조 12년(1634)에 연못을 파고 배를 띄워 뱃놀이를 한 기록이 있듯이 연못의 역사는 인조시기부터 시작한다. 연못 이름은 창건기인 인조시기에는 용지(龍池)라 불렸고, 숙종시기부터 정조시기까지 태액지(太液池)라 하였다. 현재는 부용지라 칭하고 있으나 조선시대 기록에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 부용지가 오늘날처럼 형태를 갖춘 것은 정조시기로서 ‘태액지’란 용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태액(太液)이란 큰 연못이란 뜻이고, 중국 황궁 안에 있는 연못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태액지 영역은 궁궐의 조경 중에서도 아름다운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곳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골짜기로 동쪽에만 열려있다. 보통 골짜기의 공간배치는 열린 곳을 향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남향을 하고 있다. 태액지공간은 궁궐건축에서 측면을 주 진입으로 이용하는 특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태액지의 공간배치는 여러번 변화하였지만 가장 큰 변화 시기는 정조 때로 두
더위 하면 역시 열사(熱沙)의 나라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나 보다. 지난달 31일 이란 반다르 마샤르의 체감온도가 73.9도까지 치솟으며 올 해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이 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최고를 기록한 곳도 사막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지난 2003년 7월8일 81도였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최근 가장 덥기로 유명한 세계 10대 혹서 지역을 소개했는데 여기도 역시 사막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가장 더운 지역에는 여름 낮 평균 42.2도, 최고 52.8도를 기록하는 수단의 와디할파, 여름 최고기온 53.9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 티라트 츠비, 여름 최고기온 54.5도의 니제르 팀북투, 최고기온 55도에 육박하는 튀니지 중부 오아시스 케빌리, 낮 최고기온 57.8도의 리비아 사하라사막의 엘 아지지아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1위에 이름을 올린 이란의 루트 사막은 2005년 무려 70.6도를 기록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곳은 너무 더운 나머지 박테리아조차 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니 충격을 넘어 자연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고 있다. 이곳은 사막중 인간이 살지 못하는 유일한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우리
노동개혁이 화두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노동개혁과 관련한 내용이 절반을 넘을 정도였다.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절박한 과제로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통령 임기 후반부 성공의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저성장에다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노동개혁이 성사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대기업 정년이 60세로 연장된다. 이렇게 되면 대로 앞으로 고용의 신규 수요가 힘들어지고 청년들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만큼 노동개혁은 필수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노동자들이 얼마나 희생을 감수하느냐와 노동개혁의 핵심 과제인 임금피크제가 문제가 된다. 수년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일부 기업은 정년을 코 앞에 둔 임직원이 삭감된 보수로 힘들어하고 있다. 입사 12년차 사원과 임금이 거의 동등하다보니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자녀의 교육이나 결혼 등 한창 돈이 많이 필요할 때 급여를 줄임으로써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노동시장을 유연화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해고를 자유스럽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세 살 난 아이 엄마가 건물에서 몸을 던졌다. 그녀는 해고된 KTX여승무원이었다. 그녀의 안타까운 선택을 보며 법과 정의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냐고, 공평하냐고 묻고 싶다. 대법원은 “열차객실 팀장과 여승무원은 별도의 업무를 하고 있다”며 “승무원 팀장은 안전과 관련된 일을 하지만 여승무원은 안전과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과연 정의로운 판결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전국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K지부장은 “법은 절대 약자의 편이 아니었다. 우리 승무원들은 마치 씹다 버려진 껌이 된 기분이다”라며 절규했다. 그들의 외침은 마치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보다는 갑질을 정당화하며, 갑질 천국시대의 시민증을 부여한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또한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 성추행 사건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전형적인 갑을관계의 단면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성추행 가해자들은 교내 요직을 차지한 사람들이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20대의 초임 또는 기간제 교사들 그리고 여학생들이었다. 교내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학교는 제 식구 감추기에만 급급했다. 이러한 교육환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