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진정으로 지역민들이 기다리는 축제는 그렇다. 바쁜 일상의 속에서 지역민들의 기다림을 가지고 있는 축제는,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의 기쁨으로 기다리게 된다. 또한 축제를 통해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결속시키기도 한다. 세계 속에 주목을 받고 있는 축제의 대부분은 그러한 지역사회의 공동체들이 얻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축제를 개최하는 주제에는 여러 가지들을 고려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경제의 활성화,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인 자긍심 고취, 지역의 여러 단체들의 참여 기회의 확대, 그리고 지역의 문화 자본의 환경 그 가치를 발전시키고, 가늠하는 자리이기도 한다. 축제의 존재 이유가 문화적이든, 경제적이든, 그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지역의 공동체 문화에서 그 출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 축제의 하나의 경향을 살펴보면 어느 특정한 한 분야에 국한시키기보다 공연, 전시, 웰빙 그리고 식음료를 포함 다양한 특색이 있는 야외 레스토랑의 설치 등 복합장르의 포괄적인 문화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결합시킴으로써 참여하는 예술
“누나! / 이 겨울에도 /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 흰 봉투에 / 눈을 한줌 넣고 / 글씨도 쓰지 말고 / 우표도 붙이지 말고 / 말숙하게 그대로 / 편지를 부칠가요? / 누나 가신 나라엔 / 눈이 아니 온다기에.” 민족시인 윤동주의 ‘편지’라는 시다. 누나를 잃은 슬픔을 표현한 이 노랫말처럼 받는 사람은 있어도 보낼 주소가 없는 편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라 부른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도 수많은 국민들이 이 같은 편지를 띄웠다. 하늘나라만 주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도 주소가 없는 곳은 많다. 제대로 된 주소가 없기로 유명한 곳은 브라질의 빈민가 ‘호씽야’라는 곳이다. 약 7만 명이 살고 있지만 미로 같은 골목으로 이뤄진 탓에 제대로 된 주소가 없다. 때문에 택배는 물론, 편지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마을 입구에 우편물 공동 집하장을 곳곳에 설치해 놓고 사람들은 그곳을 통해 자신에게 온 우편물을 수시로 확인한다고 하니 문명 속 오지나 다름없다. 세계엔 이처럼 주소가 없는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4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편물과 주소
소매물도 /박노빈 염소똥이 오르고 흑염소가 오른 한 순간에 나를 가루로 몸을 피떡으로 만들어 버릴 바다의 푸른 입, 아름다운 입이 자기장을 뻗어 빨아들이고 있다 양쪽에서 인생은 찰나를 딛고 사는 낭떠러지 위 헛발이라고, 현기를 달래는 동백 한 그루뿐이라고 흑염소는 네 발로 높다란 천야만야한 바위에서 사뿐 뛰어내린다. 저 염소의 거룩한 작약(雀躍) 동백꽃 함께 눈물 듣던 그 폐교 아름다운 외로움의 바닷길 위 수천길 기암의 뾰족한 직벽 모래알의 추락이 무섭다 정수리에 딱 한발작 딛을 모랫길이 사람의 길, 번개와 천둥을 거머쥔 사람의 아들 잡초 우거진 운동장, 탐스런 수국이 절벽을 친다 동백꽃 피고 져도 육지는 먼데 시인은 소매물도에서 가파른 절벽길을 걷고 있다. 위로는 기암절벽이요, 아래로는 깊고 푸른 바다여서 두려움을 느끼는 중 현기증을 달래는 붉디붉은 동백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저만치 앞서가는 흑염소떼는 마치 점점이 염소똥처럼 보이는데, 가만 보니 높디높은 바위에서 사뿐히 뛰어내린다. 신통한 염소의 절벽타기를 보라. 인생은 마치 찰나를 딛고 사는 낭떠러지 위 헛발이라 여기며 조심스레 외줄기 절벽 모랫길을 걷고 있는 시인. 이루지 못할 사랑의 대명사 동백꽃
김정영 경기도의원(의정부1)이 20일 열린 경기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을 촉구했다. 그는 “인구 324만명의 경기북부지역은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가 전국 최고 수준인 639명이나 돼 강력범죄와 대형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뒤 수원에 있는 경기지방경찰청의 지휘·통제를 받는 비효율로 치안의 사각지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경기북부지역 도의원협의회는 지난달 북부경찰청을 신설해 달라고 성명을 낸바 있다. 이에 앞서 경찰청장도 올해 안에 북부경찰청이 신설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행정자치부가 문제다. 지난 2011년 말 국회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가칭) 신설을 골자로 한 ‘경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2012년 개정·공포된 상태다. 그럼에도 행자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척이 없다. 경기북부는 ‘고무통 살인’, ‘제초제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등 치안 공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 군부대가 많아 다른 지역과 다른 독자적 치안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주장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은 남경필 도지사의 공약이기도 해서 중앙부처 주요 회의 때마다 지방경찰청 신설을 건의하고 있다. 경기북부와 함께 수원 팔
정치인들의 택시기사체험이 인기다. 엊그제 한 공영방송에서 4명의 여야 정치인이 택시운전기사로 등장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서울, 대구, 광주 등 지역에서 1박 2일동안 택시 기사가 돼 민심을 들은 ‘여야택시’가 그것이다. 택시 운행에 나선 정치인은 원유철(새누리당 원내대표)·강기정(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김문수(새누리당,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원혜영(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천혁신추진단장) 등 이른 바 대한민국 대표 정치인. 이들은 1박2일간 약 100명의 승객을 만나 민생과 정치현안에 대한 리얼한 민심을 들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 시청자들의 호기심만 자극했을 뿐 현장밀착형 프로그램이 아닌 그저 예능프로의 일종이었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쇼’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탓이리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쇼’는 여러가지가 있다. 표를 먹고 사는 이들이기에 ‘쇼’는 더욱 절실하다. 이 가운데 택시기사 체험이 한몫 한다. 대개 1회성 전시 행사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이다. 정치인 가운데 택시운전체험의 원조(元祖)는 알려진 바와는…
쾌적하고 편리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가기 위해서 당국과 시민들은 노력해야 한다. 도시민에게는 도로와 공공시설공간의 이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 도로변을 비롯한 역 광장과 공원은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관리하여야 한다. 그러나 수원시는 수원역 주변을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노점상을 일괄 정비해 대표적 문화거리인 인계동 나혜석거리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불법행위를 단속해야 할 행정당국이 또 다른 불법으로 시정을 추진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로 인해서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합법적으로 영업행위를 하는 나혜석거리 상인들의 손해가 우려되어 시와 상인들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수원시는 법규를 존중하여 불법노점상단속을 철저하게 해가야 할 것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팔달구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위해 매산로1가 등 수원역 일대에 위치한 노점상 40여개 점포를 일괄 정비해 이들을 수원역 로데오거리와 인계동 나혜석거리로 분산하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팔달구는 최근 노점상 운영자들로부터 이전동의서를 받는 등 본격적인 노점상 이전을 추진 중이다. 구청은 식음식료품 영업행위에 대한 영업허가를 받지 않는 노점상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 여름 밤의 꿈’의 주인공 ‘피라무스와 티스베’ 사이의 사랑이야기는 구성과 내용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뿐만 아니라 원시시대에도 남녀 간의 사랑은 분명이 있었다. 7월 7석, 몽룡이와 춘향이, 물레방아간의 수많은 뒷담들, 가까이에는 김홍도의 화집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선조들도 보릿고개를 넘는 중에도 사랑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낭만주의의 본래 의미는 퇴폐와는 무관했는데 세상 사람들은 사회관습과 규율에서 벗어난 사랑을 갈망하면서 낭만의 의미는 일탈과 퇴폐로 조금씩 변질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사람들은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와의 관계를 사람들이 바라는 취향에 맞추어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일반 독자들의 눈으로 볼 때 마리아를 사랑한 예수는 허드렛일을 마다않는 마르다보다는 예수 곁에 머물면서 고상한 일만 찾는 것처럼 보이는 마리아를 감싸고돈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향합을 깨트린 여자도 마리아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예수의 임종도 그녀가 지켰다는 이야기는 두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 뭇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여지를 주고
연산군은 여름을 나는 방법도 특이했다. 뱀을 넣는 대나무 뱀틀을 만들어 그 위에 앉아 대나무의 한기와 뱀의 냉기를 동시에 느꼈다는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대부분 사람들은 죽부인과 삼베옷 등으로 여름을 견뎠다. 지금처럼 에어컨과 선풍기가 없던 시절 바람이 술술 통하는 죽부인과 삼베옷은 부채와 함께 최상의 피서 도구였다. 그중에서도 대나무를 매끈하게 다듬어 얼기설기 엮어 만든 원통형 죽부인은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얼마나 대접을 귀히 받았는지 장례식 때 같이 묻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밖에 여름을 나는 방법으로는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이나, 뜨거운 모래 속에 온 몸을 묻는 모래찜질도 있다. 여름을 나는 데는 보양식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보신탕으로 불린 개장국은 서민들의 으뜸 음식이었고 양반들은 민어탕을 최고로 쳤다. 또한 붉은 팥과 찹쌀로 만든 복죽과 인삼을 넣은 계삼탕, 닭칼국수 장어탕도 삼복메뉴였다. 잉어를 넣은 용봉탕, 산 미꾸라지와 두부로 만든 도랑탕은 부잣집에서 먹었다. 찬 음식도 여럿 있다.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메밀면을 말고 잘게 찢은 닭고기를 담아내는 초계탕을 비롯, 참깨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갈아 체에 거른 국물에…
닻꽃 /이종암 순천 김인호 시인의 페이스북에서 처음 봤다 용담과 한 두해살이 풀, 닻꽃 꽃 아래 갈고리 모양 네 개의 꽃받침 물과 바다를 배 하나로 묶어두는 닻, 꼭 그대로다 지금은 아득한 스물한 살 내 첫사랑 떠나기 전 저 닻꽃 꺾어다 줄 걸 그랬다 이젠 닻에 묶여 오도 가도 못한다 오십 넘어 잠자리에서 드르릉 드릉 같이 코를 고는 아내와 내 몸의, 닻 빼도 박도 못하게 깊이 꽂혀 있다 흔들림 없는 닻은 내 외아들이다 나와 아내 사이에서 핀 저 닻꽃! 이승과 저승 사이 단단히 박아놓은 흔들림 없는 또 하나의 닻이다 - 문예지 ‘유심’(2013년 11월호) 아무리 화려한 유람선도 마냥 바다 위를 떠돌 수만은 없으리라. 누구나 닻을 내릴 수 있는 포구(浦口)를 그리며 산다. 혈기왕성했던 시절에 닻인 줄도 모르고 꽃으로만 보았던 사랑. 지천명의 세월이 되어 내려다보는 내 곁에 코골며 자는 그 꽃! 서로에게 닻이 된 시간속에 더러는 포승(捕繩)처럼, 더러는 안전핀처럼 사반세기를 보내며 마침내 발견한 꽃 한송이! 해마다 그 해가 마지막일 것처럼 부지런히 피어 온 내게만 피는 꽃. 김인호 시인이 아니면 몰랐을 한 두해 살이 풀 닻꽃, 이종암 시인
‘7월20일부터 정상진료합니다’ ‘경기도민의 응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하 수원병원) 건물에는 이런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전에는 굳어있었던 인근 주민과 행인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현재 메르스 신규 확진자와 2주째 발생하지 않고 사망자 수도 변동이 없는 가운데 메르스 중점치료센터로 지정됐던 수원병원이 재개원, 정상진료를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정부가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하게 된다. 그동안 메르스로 인해 36명이나 세상을 떠났다. 모든 행사가 중지됐고 시장이나 영화관 등 사람이 몰려야 하는 곳은 텅텅 비었다. 평소 관광객들로 혼잡했던 명소들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메르스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은 수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많은 국민들이 메르스로 고통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심신의 압박을 받은 이들은 아마도 확진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서 함께 악전고투했던 의료진들이었으리라. 무더위 속에서 두꺼운 방균복을 입고 탈수현상을 겪으며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들의 모습에 국민들은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장안구 정자동 수원병원 앞에는 메르스 퇴치를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의료진과 환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