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인천시-경기도-서울시-환경부가 인천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기간 연장에 합의함으로써 발등의 급한 불은 껐다. 합의안에 의하면 수도권 3개 시·도와 환경부는 인천에 있는 현재 매립지 중 3-1 매립지를 추가 사용하기로 했다. 그 대신 연장 기간 안에 수도권 내 특정지역 또는 각자 자기 지역에 대체쓰레기매립지를 조성하기로 합의 했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쓰레기 대란을 피했다고는 하나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 연장기간이 지나면 또 다시 재연될 문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기 지역에 쓰레기를 매립하겠다고 손들고 나설 지자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구와 주택이 밀집한 서울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원래 인천 수도권쓰레기 매립지의 사용기간은 2016년 말이었다. 이번에 합의가 되지 않았더라면 경기도와 서울시 등 3천만 명에 달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쓰레기로 인해 엄청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당사자들의 합의를 통해 쓰레기 대란을 사전에 막긴 했다. 이에 경기도는 논평을 내고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인천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경기도는 앞으로 이번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오산시가 고질적으로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 외부의 인사개입설이다. 매번 인사 때만 되면 입김 좀 낸다는 사람들이 인사 및 이권에 개입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오산시의 큰 병폐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도 이러한 문제들로 오산시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오는 7월 민선 6기 첫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오산시는 인사루머와 외부 입김에 의한 인사권 관여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長)의 인사 철학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오산시는 승진명단에 외부의 힘을 이용해 승진을 노리는 것을 감시하고 이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 철저히 나서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구현은 선택사항이 아닌 시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항임을 명심하고 다시는 이런 인사문제를 관해 명예를 실추시키는 각종 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누구든 승진을 통해 성공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 아지만 이런 규정과 원칙을 무시하고 탐욕만 앞세워 법망을 피해 권력가에게 줄 대기를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산시는 이런 무성한 인사개입문제가 불거지자 공직 쇄신 차원의 실질적인 근본대책을 마련하고 향후 공직기강 해이 사례 발생 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평생을 다 바쳐서 살아왔는데, 남는 건 집 한 채와 자식인데, 자식마저 보내고 나면 남은 아버지의 인생은 뭐가 되겠느냐?” (청춘리포트-2030 ‘탈 한국’이유) 요즘 2030세대의 고민이 반영되어 있는 이 절박한 외침은 ‘마치 우리 사회가 광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광야. 생명이 움틀 수 없는 삭막한 공간. 생명의 싹이 트려면 생명수가 있어야 하는데, 좌고우면(左顧右眄)해도 생명수를 찾을 수 없으니 광야는 생명체를 잉태할 수 없다. 최근 메르스가 한창 위력을 떨치다가 좀 잠잠해진 것 같다. 마침내 메르스도 ‘삼성’이란 이름을 비로소 알았나 보다. 스마트폰의 지존, 글로벌 기업 삼성. 분명 우리의 자랑이다. 대한민국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또한 부를 창출한 기업. 그런 굴지(屈指)의 삼성 이름을 가진 병원이 2차 메르스 진원지가 되었었다. 최고의 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진이 있는 병원이라 메르스 전염 경로지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메르스 바이러스는 ‘삼성’이라는 이름을 모른다. 우리가 얼마나 유명세(有名稅)에만 집착하며 살아가는지
가정에서 가장 말 안 통하는 이는 아버지라는 설문조사가 있다. 아버지보다 더 대화가 안 되는 상대는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사람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이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직장에서의 고된 하루는 그나마 가족을 위해 참고 견딘다지만, 더 울적해지는 건 집에 돌아와서다. 가족에게서 위로와 힘을 얻기는커녕 왠지 겉도는 소외감에 괴로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지난 17일 ‘함께하는 경청’이란 시민모임이 출범하면서 실시한 한국리서치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 실상이 짐작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직장·사회에서의 대화·소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아버지와의 의사소통 수준은 인간관계의 밀도가 낮은 직장 등 공적 관계에서의 의사소통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낮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20~30대의 자녀와 50~60대의 아버지 간에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문제행동을 일으키거나 실수를 했을 때 당장 튀어나오는 말이 있다.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아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을래?”, &l
약 20년전, 산 넘고 물건너 300㎞ 떨어진 옛집을 7개월 만에 찾아왔다는 진돗개 이야기가 화제가 된적이 있다. 그것도 팔려간 곳에서 탈출해 돌아왔다고 해서 언론은 거의 매일 사람보다 훌륭한 백구라며 숨은 이야기를 게재를 했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1993년 3월 전남진도에 사는 김모씨는 노모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르던 백구를 승용차를 타고 온 대전 사람에게 팔았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10월 어느날 부엌에서 문을 긁는 소리가 나 나가보니 뼈와 가죽만 남은 삐쩍 마른 백구가 돌아와 있었다는 것. 이같은 이야기가 전해지자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그리고 백구는 영웅이 되었다. 광고모델로도 나왔다. 덕분에 주인은 유명인사가 됐고 노모의 병원비걱정도 덜게 된 것은 물론이다. 충성스럽기로 유명한 진돗개의 이야기중 하나지만 지금도 ‘두 주인을 섬기지 않은 백구의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견 진돗개는 이처럼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복종심이 강하며 뛰어난 귀가성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대담하고 용맹스럽기로 이름이 높다. 산 속에서 멧돼지 같은 맹수를 만나도 겁을 먹지 않고 덤벼든다. 야생동물을 물었을 때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지독한 근성도 가
喪家에 모인 구두들 /유홍준 저녁 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들이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喪家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는 마당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놓고 봉투 받아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신고 담장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 유흥준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에서 이 시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은 상처에 대한 치유적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삶의 진한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으며 시와 생명에 대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이음새 역할을 느낄 수 있다. 문상객의 구두와 망자의 신발에 대한 이미지 효과가 그렇고 ‘짓밟는 게 삶이다’라는 직관적 표현이 그렇다. 망자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잡 미묘한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짓밟힘을 당하고 살았으며 혹은 짓밟고 살아 왔을까? 우리는 이 시간에도 상사와 동료, 후배들을 얼마나 밟고 있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 23일 이재정 교육감을 만났다. 지사가 교육감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제 실시 이전에는 경기도교육위원회가 합의제 집행기관으로 도지사가 당연직 의장이어서 교육감 선출문제나 예·결산 처리를 위한 회의 때는 도교육위원회를 찾았다. 그러나 공식 회의가 아님에도 지사가 교육청으로 교육감을 방문한 것은 손학규지사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배석자 없이 30여분 동안 두 기관의 협력 과제들을 논의했다고 한다. 25일에는 지사 집무실에서 지사, 교육감, 박수영 행정1부지사와 김원찬 제1부교육감이 만나 ‘2+2 협의회’를 갖고 원활한 교육협력사업 추진에 힘을 모으자고도 했다. 남 지사의 이같은 생각은 ‘교육 연정(聯政)’을 떠나 교육이야말로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년 간 경기도와 교육청의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자주 마찰을 빚어온 것을 보아온 데서도 기인한다. 경기도의 교육국 설치문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학교용지분담금의 전출문제 등등에서 두 기관은 많은 갈등을 빚어왔었다. 이면에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 등장으로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남 지사는 교육발전을
경기도가 2030년까지 전력자립도를 70%까지 상승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0조원 규모의 에너지 신산업 시장을 선도해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남경필 지사가 강득구 도의회 의장, 이재정 도교육감, 염태영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장(수원시장) 등과 함께 지난 25일 선포한 ‘경기도 에너지비전 2030’은 경기도-시·군-도의회-도교육청 등이 함께 ▲전력자립도 70% 달성 ▲에너지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선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 달성 등을 실천하자는 내용이다. 도는 앞으로 5년 동안 7천억 원을 들여 조직과 인력, 예산 등 구체적인 운영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생산 혁신전략이다. 1만개의 지붕을 태양광 발전소로 만드는 한편 도내 각지에 신재생 에너지타운, 에너지 자립마을 100개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산업단지를 친환경모델로 리모델링하거나 생태산업단지를 확대하며 공공기관과 아파트 조명을 100% LED로 교체하고 공공청사의 에너지자립 건물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효율 혁신 전략도 수립했다. 이를 위해 도는 태양광·연료전지·열병합 등 에너지 생산 확대, 주
“어르신은 이 시간에는 못 들어가십니다.” 지난 새벽, 미국에서 손님으로 오신 대학 총장님을 시립수영장에 모시고 갔는데 관리자가 우리를 막아섰다. “왜 그렇지요? 우리는 먼 길을 왔는데요. 그리고 이분은 미국에서 오셨는데 매일 아침 수영을 하셔서 수영을 아주 잘하세요.” “그래도 안 됩니다. 규정이 그래서.” 하지만 미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그렇게 돌아가게 할 수 없었다. “그런 규정이 어디 있나요? 한번 봅시다.” 시립수영장 직원은 수영시간 안내 포스터 밑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한 문장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작은 글씨로 “새벽시간에는 어르신과 어린이 입장은 불가합니다”라고 적어두었다. 할 수 없이 뒤돌아서는데 왠지 낯이 달아올랐다. 동행한 손님도 한마디를 보태셨다. “지금까지 내 나이가 몇인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바쁘게 살았는데, 오늘 아침 저분이 면전에서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고 지적해주는군요.”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 69세이신 그분이 이런 ‘수모’를 겪고 돌아서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한편으
철학자 칸트는 행복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을 행복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각자 가치관이 다르고 어떤 상태를 행복한 상태로 보는지도 다르기 때문에 행복의 개념을 보편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것이 행복의 정의(定義) 지만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 또한 행복임에는 틀림없다. 행복의 조건으로 항상 거론되는 것이 소득, 즉 물질과의 상관 관계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소득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치 않다. 물질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만 필수 조건이라는 것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조사국은 2년전 ‘행복과 소득, 둘 간의 포화점은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낸적이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위 25개국의 소득별 국민 행복도를 분석한 결과 가구 소득과 행복은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소득이 낮으면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실증적 조사 이기도 하다. 반론도 만만찮다 대표적인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미국 경제 사학자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그는 1946년부터 빈곤국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