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톤급 태풍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현 정권 실세 8명의 이름과 준 돈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실의 진위여부를 떠나 여야 모두가 숨죽이지 않을 수 없다.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 죽기를 각오하고 실명을 거론한데다 과거에도 이 같은 정치자금이나 뇌물 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의지와 이를 밝히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차떼기’ 사건 이후 사라진 줄 알았던 정치자금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는데 국민들은 충격이다. 회계처리 과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없었다고 하면 뇌물로 흘러들어갔을 공산도 크다. 명단이 공개된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2002년 대선 당시 재벌그룹들로부터 받은 580억원의 불법자금을 트럭으로 실어날랐던 데서 ‘차떼기’라는 말이 유래했다. 불법적이고 비정상적 방법으로 선거자금 모금이 그동안 관행처럼 있어왔는데다 정권 실세들에게 거액을 돌렸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를 안전시범지역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 지역민들을 기쁘게 했다. 지동일대는 이른 바 구도심으로서 인근에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가 사적(史蹟)인 화성 동편성곽과 시설과 접해있다. 따라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에 슬럼화 되고 범죄우려지역이란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오원춘 사건까지 벌어져 주민들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지금 주민들은 이 사건이 한시바삐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기를 바란다. 그만큼 지동 사람들의 트라우마는 매우 깊었다. 지난 8일 밤 이 지역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와 함께 찾아갔다. 이날 현장방문은 경기연정의 일환인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여섯 번째 행사였다. 남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선거 때마다 항상 표를 많이 얻었던 지역구라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남지사는 지동방범순찰대 박경숙 대장을 비롯한 순찰대원들과 함께 골목길 곳곳 야간순찰을 하면서 “지동도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면 모범적인 스탠더드가 될 수 있다.”면서 우범지역으로 알려진 지동 일대를 안전시범지역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외진 골목에 반사경을 설치하고, 가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흔히들 ‘궁합’이라는 것을 맞춰본다. 서로간의 장점과 단점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미리 살펴봐야 세상살이가 좀 더 편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무예에서 사용하는 무기들도 궁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서로 절대 맞서지 말아야 할 ‘상극(相剋)’이 있고, 서로 함께 싸워야만 비로소 힘을 발휘하는 ‘상생(相生)’이 그저 관념화된 개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전의 경험을 통해서 완성된 것이다. 낭선(잔가지가 달린 창)이라는 무기는 가지를 남겨 놓은 4미터가 넘는 대나무 장대 가지하나 하나에 수십 개씩 철편을 달아 사용했던 무기였다. 특히 그 가지에 달린 철편에는 독약을 발라 조금만 스쳐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기 충분하였다. 그래서 일종의 움직이는 가시철조망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이다. 그런데 낭선과 창이 대결을 하면 반드시 낭선이 이기게 되어 있다. 이는 낭선의 철편들이 저마다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창을 휘감아 버리기에 창이 제대로 된 방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낭선과 창은 상극의 관계다. 등패 역시 조선후기에 보급된 방어용 방패의 일종인데, 현재 베트남지역을
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는 빗물활용을 잘하고 있는 지자체 중의 하나이다. 세타가야 구는 ‘세타가야 댐’이란 것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산 사이의 골짜기로 흐르는 하천을 막아 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도심 속에 분산형 빗물이용 저류조나 침투시설을 많이 설치해 소규모 시설이 대규모의 댐 역할을 수행하는 물순환·빗물관리 시설이다. 이를 통해 도시홍수를 줄인다. 뿐만 아니라 도시열섬화를 방지하고 하천 건천화를 예방하고 있다. 빗물은 하늘에서 뿌려주기 때문에 손쉽게, 공짜로 얻는 물이다. 하지만 요즘은 건물과 포장도로가 많은 도시의 불투수층(不透水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대부분 하수도나 하천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 말은 곧 지하수 침투 수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면서 지하수 고갈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하수관거나 콘크리트 하천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하천 범람과 침수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보도블록이나 잔디 나무 등 녹지공간으로 바꿔야한다. 또 도심 대형건물 등에 대형 저류조 설치를 의무화하고, 일반 주택단지에 공동 빗물저류조를 설치하는 등 빗물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빗물이용에 관심
해가 갈수록 우리의 토종어류가 사라져 가고 있다. 환경오염과 수질관리부족을 비롯해서 개발에 따른 서식지의 파괴가 원인이다. 사라져가는 토종어류를 보호하고 보존시켜서 어종 멸종을 막으며 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와 가평군은 토종 민물고기인 미유기 종 보존과 복원을 위한 MOU를 체결을 하였다. 이를 계기로 토종 어 자원 보호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가야 한다. 가평군과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앞으로 3년 동안 미유기 서식 생태를 조사하여 보존과 복원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간다. 또한 인공종묘생산과 자원조성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게 된다. 그동안 방치되고 무관심했던 토종어류에 국민의 관심을 진작시켜 가야 할 것이다. 미유기를 도내 하천에 지속적으로 방류해 어자원회복을 꾀하는 일도 매우 중하다. 연구소와 가평군은 MOU체결에 앞서 지난해 가평군내 경반·승안·백둔천에서 공동생태조사를 실시해 백둔천에서 미유기 서식을 확인하였다. 올 4~5월에 승안·백둔·조종천 등에서 미유기 서식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6월에는 인공종묘생산시험과 사육에 나서 7~8월에는 1차 시험방류를 하게 된다. 미유기는 메기과에 속하는 담수어로 흔히 깔딱메
인류의 속성 중 하나는 끊임없이 옮겨 다니는 이주성이다. 이를 프랑스의 경제석학 아크 아탈리는 유목하는 또는 이동하는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 노마드(homo nomad)로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몽고 유목민이나 유럽과 북미 이주민들의 예처럼 인류역사는 노마드들을 통해 발전했다. 이처럼 우리 인류는 이동과 방랑의 유전자적 기질이 태초부터 배태되어 있었고, 정착민 형태의 삶인 우리 인류에게 아직까지도 잠재되어 있다. 정착민인 현대 사회인에게 가끔 나타나는 그 유전적 본성의 발로가 곧 ‘관광’이다. 관광은 초기 소수의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진행되다, 항공기 등 교통과 대형 숙박시설 발달에 따라 대량관광(mass tourism)의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 시스템에 기반하여 최근까지 패키지 관광, 다시 말해 대량관광 시대가 도래하였다. 관광의 주목적이 사회·문화적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혜택의 최대화라면 관광 목적지에서의 관광객 유형은 매우 중요하다. 관광객 유형 분류는 학자마다 다양하나, 많은 학자들이 인용하고 있는 코헨(Cohen) 분류를 살펴보자. 코헨은 관광객을 4계층, 스스로 여행계획을 세우며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산행 중 소나기를 만났다. 전혀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하늘이었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내려오더니 한차례 소나기를 퍼부었다. 일행은 당황했고 고스란히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개중에는 우의를 준비한 사람도 있었고 우산을 챙긴 사람도 있었다. 산이 높을수록 일기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산행시는 우의나 방한복 그리고 비상식량은 필수라는 것은 알지만 이것저것 챙기다보면 배낭도 무겁고 복잡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빼놓고 다니다 이번에 제대로 비를 만난 것이다. 옷은 흠뻑 젖고 하산 시간은 길고 날은 춥고 얼마나 떨었는지 감기 몸살에 걸려 며칠을 제대로 고생했다. 산에 대한 자만심과 괜찮겠지 하는 안이함이 불러온 화근이다. 우산을 챙기는 것이 좀 귀찮고 무거워도 우산을 챙긴 사람은 갑작스런 일기변화에 대응하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당장만 생각하고 편한 것을 선택한 사람은 비와 추위에 많은 고생을 했다. 이런 경우가 산행 때만은 아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전전긍긍하게 되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요즘처럼 경기침체가 오래가고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어들게 되면서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또 다시 독도전쟁이 시작됐다. 일본정부가 내년부터 일본의 모든 중학교 학생들에게 ‘독도는 한국에게 뺏긴땅’이라고 가르칠 계획이라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6일 발표한 독도영유권 주장 표현은 지금까지 나온 표현중에 가장 도발수위가 높은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했다’는 내용이다. 참으로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도 즉각 외교부 1차관이 일본대사를 불러 엄중 항의하고 시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이 쉽게 시정할 것 같지는 않다. 공식선언 다음날인 7일자 우리 유력 조간 신문에도 일본대사가 외교부 1차관에게 허리를 숙이는 사진이 크게 실렸지만 ‘미안하다’는 뜻이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이미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를 ‘독도 침탈의 해’로 작심하고 도발에 나선 듯 싶다. 일본이 지난 7일 발표한 2015년판 외교청서에도 독도가 국제법상에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 지속되는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해 우리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점검해 볼 시점이다. 한마디로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세요./사랑스런 눈을 원한다면 사람들의 장점을 보세요./…중략…/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사람들은 상처로부터 회복되어야 하며/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무지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됩니다./기억하세요./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당신은 당신의 손끝에서 누군가를 찾을 것입니다./당신이 나이가 들수록 당신은 당신에게 두개의 손이 있다는 것을/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기의 연인, 배우 오드리 헵번이 숨을 거두기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두 아들에게 유언으로 들려준 ‘사랑의 메시지’다. 샘 레벤슨(Sam Levenson)의 시이지만 ‘오드리 헵번의 유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53년에 영화 ‘로마의 휴일’의 여주인공 앤 공주 역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녀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 건 영화계를 은퇴한 이후다. 1988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전 세계의 소외 받는 아이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구호활동을…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바작 : 지게에 짐을 싣기 좋도록 하려고 대나 싸리로 조개 모양으로 걸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물건 - 국어시간에 시 읽기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나라말〉 어릴 때 동네에 공동화장실 풍경이 떠올라 한참을 웃다가 슬픈 생각에 눈시울 붉어진다. 똥값 걷으러 다니던 아주머니도 생각이 나고 똥 퍼 똥 퍼 하면서 지게 지고 온 동네 소리치며 돌아다니던 친구 아버지도 생각이 난다. 공동화장실 앞에서 휴지 한줌씩 쥐고 똥꼬를 부르쥐고 몸 비틀며 화장실 문을 두드리던 풍경이 떠오른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풍경들이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