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대학생 시절에 하던 냉수마찰을 다시 하고 있다. 77세에 이르니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실감케 되어서다. 나는 대학시절 몹시 약하였다. 위장이 나쁜데다 불면증 증세가 있고 신경쇠약 증세까지 있어 힘든 날들을 보냈다. 위장병 탓으로 여섯달 가까이 죽을 먹으며 지나니 나 자신이 한심하게 생각되었다. 방에 앉아 마당에서 뛰어다니는 병아리나 다람쥐를 보아도 저들은 어쩜 위장이 좋아 저렇게 뛰어다니는가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나다 2학년 마칠 때 즈음에 생각했다. 젊으나 젊은 나이에 계속 이렇게 살아가서야 되겠나 무언가 결단을 하고 나 자신의 무기력한 생태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3가지 실천사항을 적어 벽에 붙여두고 날마다 실천하게 되었다. 첫째는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냉수마찰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이다. 둘째는 죽을 먹지 아니하고 밥을 먹되 한 숫가락에 100 번씩 씹으며 천천히 먹는다. 셋째는 날마다 만보(萬步)를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겨울방학에 고향인 청송에 가서 냇가로 나가 얼음을 깨고 수건을 물에 적시어 온 몸을 문지르며 냉수마찰을 하곤 하였다. 처음엔 추위로 온 몸이 덜덜 떨리지만 30여분 그렇게 온 몸을 문지르고 나면
1년이면 한두 차례 군에서 같이 근무했던 전우들을 만난다. 이번 주말 그들과의 송년회가 기다려진다. 1982년 제대했으니 37년째 이어져오는 끈질긴 만남이다. 남자들 셋만 모이면 군대 이야기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지만 남자들도 만만찮다. 혹자들은 제대하고 나면 부대 쪽을 향해 XX도 안 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래도 군대 얘기가 나오면 신이 난다. 자신들이 가장 고생한 것인 양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당시 동료 전우들은 물론 소대장 선임하사(행정보급관)에 국방장관을 지내신 중대장까지 수십 명이 모인다. 50대 후반에서 60이 훌쩍 넘은 나이들이다. 1979년 군에 입대했을 때는 전쟁만 치르지 않았지 정말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서거했고, 전두환 장군의 12.12 군사쿠데타에, 광주민중항쟁 등 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됐던 시절이었다. 실전상황인 준전시상태의 비상이 발령됐으니 그 시절 군에서 지낸 사람들의 몸과 마음은 분주했다. 지금은 어디에다 버렸는지 모를 ‘국난극복기장’이라는 마치 훈장처럼 생긴 흉장을 달고 휴가를 나오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북을 향해야 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의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수원광교에서도 또 화재가 발생했다. 성탄절인 25일 오후 2시40분쯤 광교신도시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쳐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날 화재현장 인근에는 대형 쇼핑몰과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그러나 경기도재난안전본부의 신속하고도 현명한 대응으로 그나마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남 수원소방서장 등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즉각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헬기와 함께 인근 용인 화성 오산 송탄 등 10개 소방관서에 장비와 인력을 투입토록 했다는 것이다. 이날 화재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2시46분이었는데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불과 4분만인 2시50분. 즉각 인근 소방서에까지 신속한 출동을 요청해 장비 59대와 138명의 소방인력이 투입됐다. 화재진압 경험이 많은 인근의 베테랑 소방관들은 인명구조작업은 물론 인화성 물질이 있는 곳으로 불이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소방력을 집중해 2시간 반만에 불길을 잡았다. 제천 화재 발생 당시 화재 진압을 위한 1차 투입 인력은 모두 13명으로 초동대
‘궁(窮)하면 통(通)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궁했기 때문에 통할 거라는 단순한 낙관론이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지혜의 변수’를 가하라는 뜻일 게다. 때문에 ‘궁즉통’이 아니라 ‘궁즉변 변즉통(窮卽變 變卽通)’이 올바른 표현같다. 44일 후에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그 동안 바로 이 ‘변(變)’자가 화두였을 것이며, 올림픽 이후에도 여전히 지혜와 순발력의 변수가 가동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당시 92%에 이르는 국민이 지지와 환호를 보냈는데도 준비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설상가상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긴장감이 고조된 탓에 행사 개최는 물론 참가 자체에 우려를 표하는 국가들이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지금은 행사를 위한 준비평가도 흡족한 수준이며 기금 조성도 목표치를 넘었다고 하니 그동안 조직위원회가 ‘변의 지혜’를 제대로 발휘한 듯하다. 하지만 필자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후가 더욱 걱정스럽다. 통상 올림픽 유치를 두고 경제적 효과를 수치로 환산한다. 조직위는 총 13조 원 정도
“자유는 질서 속에서만 존재한다” 싱가포르를 경제대국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로 탈바꿈시킨 리콴유 전 총리의 말이다. 우리는 흔히 청렴국가를 칭할 때 대부분 싱가포르를 거론한다. 그런 싱가포르가 처음부터 청렴국가는 아니었다. 영국과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으면서 부패의 천국, 끝없는 침체의 늪에 빠진 나라 중 하나였다. 싱가포르가 부패천국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리콴유 전 총리를 비롯한 공직자들의 부패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청탁금지법’을 제정해서 범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시행 초기 우리사회의 정서와 맞물려 아직까지 다소 혼란을 겪고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청렴화의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공직자들이 내부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을 열거하여 본다. 첫째는 ‘부패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금품을 받는 행위’만 부패행위로 간주하면 안 되고, 무사안일주의나 소극적인 업무 행태 역시 부패의 범주로 넣어야 한다. 둘째는 조직구성원들의 청렴에 대한 지속적인 환류가 필요하다. 부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지고 눈까지 내리면 당장 출·퇴근길 걱정부터 생긴다. 더더욱 운전자라면 차를 놓고 갈지 타고 갈지 한번 정도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눈길이나 빙판길은 사고확률이 평소의 3배가 넘는다. 이러한 결과는 아무리 주의해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끄러지는 차량을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기게 된다. 사고예방을 위해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아래와 같이 안전운전요령을 숙지해야 사고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첫째, 눈길이나 빙판길 출발 시 수동변속기차량은 2단 기어, 자동차량은 ‘HOLD’ 스위치를 작동시킨다. 눈길에서 차량을 출발시킬 때 바퀴가 미끄러지는 원인은 타이어 접지면과 눈길과의 마찰력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마찰력은 바퀴가 헛돌기 직전이 가장 높아 눈길에서는 될 수 있으면 저단 기어를 이용한 저속 출발이 유리하다. 둘째, 운전자 시야는 늘 시원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 어떤 운전조건에서도 운전자의 시야는 가려져서는 안 되는데 겨울철 도로는 눈과 흙이 많아 운행 시 전면유리가 오염되기 쉬우므로 윈도워셔액을 가득 주입하여 대비해야 한다. 셋째, 주행 중 브레이크를…
‘안 먹을 음식은 먹기 전에 미리 돌려주자’는 캠페인 광고를 봤다.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다. 특히 요즘처럼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이 잦는 때에는 꼭 필요한 정보이고 실천해야할 사항이다. 한정식이나 상차림의 가짓수에 신경을 쓰는 업소를 보면 비슷비슷한 반찬과 절임류와 나물 등 수십여 가지의 찬으로 큰 상이 가득하다. 가짓수가 많아 먹기도 버겁고 필요이상으로 많이 나오는 염장식품은 부담스러워 손이 덜 가게 된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을 때 본인이 먹지 않는 음식은 되돌려 보냄으로 자원낭비도 막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합리적인 방법인가. 음식점에서 수저도 안댄 반찬을 볼 때 버려지는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먹기 전에 되돌려 준다는 생각은 못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가족끼리의 식사자리에는 음식의 호불호를 알기 때문에 가족의 식성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은 추가하고 먹지 않는 음식은 미리 돌려보냄으로써 맛있게 부담 없이 식사를 하면서 남기는 음식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것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자율식당에는 반찬마다 가격이 있어서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만 선택해 먹을 수 있어 좋다. 한식과 양식 등 메뉴를 골고루 갖추고
12월 26일, 이 날의 시계를 38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1979년 이 날, 북한은 ‘모스크바 하계올림픽’ 참가의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대화를 대한체육회에 제의했다. 지금 우리 정부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이하 평창올림픽)에 북한의 참가에 대해 현명한 선택의 결정을 하도록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케이티엑스(KTX) 경강선’ 시승식의 대통령 전용열차(트레인1) 간담회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바란다고 표명했다. 조명균 통일부장관도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건 없는 남북대화의 개최를 제안하고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기대를 표시해오고 있다. 이런 기대는 우리 정부의 인내심과 기다림이라는 선택의 시간적 흐름을 담고 있는 것이다. 분단 이후 남북관계에서 체육회담은 그 어느 분야의 회담보다도 먼저 시작됐다. 특히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체육회담의 물꼬는 ‘올림픽’의 단일팀 출전문제로 비롯됐다. 그 출발점은 ‘도쿄 하계올림픽’의 남북단일팀 출전여부를 두고 1963년 1월과 5월의 남북체육회담이 로잔 및 홍콩에서
주소를 지우다 -치매행致梅行·11- /홍해리 소식을 보내도 열리지 않는 주소 아내의 이메일을 지웁니다 첫눈은 언제나 신선했습니다 처음 주소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 눈이 사로잡은 아내의 처녀 아직도 여운처럼 가슴에 애련哀憐합니다 이제는 사막의 뜨거운 모래 위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내 사랑입니다 열어보고 또 열어봐도 언제부턴지 받지 않는 편지를 쓰는 내 마음에 멍이 듭니다. - 홍해리 시집‘치매행致梅行’ / 황금마루 ‘아내가 문을 나섭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냥 집을 나섭니다’로 시작되는 시인의 「다 저녁때-치매행·1」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했었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집에서는 세 아이와 여간 까다롭지 않은 시인님의 뒷바라지를 묵묵히 수행하시던 현모양처”(임채우 시인의 발문 中)라는 시인의 아내. 어느 날 “집사람이 명사를 기억하지 못해”라는 시인의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치매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겪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고통이다. 첫눈에 내 삶의 모든 것을 같이 하고자…
자고 나면 사고다. 과연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언제 벗을 수 있겠는가 참담하다. 29명이 목숨을 잃은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를 보면서 국민들은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낚싯배 사고로 13명이 숨진 지가 불과 얼마 전이다. 불이 난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클럽, 식당 등이 몰려있는 다중이용시설이라 피해가 컸다. 건물공사에서부터 화재대비 사고대처과정 등 어느것 하나 제대로된 구석이 없는 것 같다. 생존한 사람들의 말을 빌면 조금만 더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더라도 얼마든지 인명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고 한다. 지진 때 취약성을 드러낸 피로티 건물구조에서부터 화재에 약한 드라이비트 공법 등은 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연기가 앞을 가려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애초부터 사우나의 출입문 시설이나 비상구가 탈출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내에 스프링클러의 작동도 평소 고장이 잦았다고 한다.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형식적인 소방시설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도 있다. 20여 명이 한꺼번에 변을 당한 여성 사우나의 경우를 보면 더욱 그렇다. 유사시 안전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뒀다면 피해자가 한층 줄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