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눈은 ‘폭설’이란 말로도 모자라 ‘눈폭탄’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엿새 동안 1m가 넘는 눈폭탄이 쏟아진 강원 영동 지방에서는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무너지고 교통이 통제됐으며 학교들이 임시 휴교에 나섰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 관련 업소와 음식점들은 뚝 끊긴 손님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심지는 그런대로 간신히 통행이 가능하지만 산간 마을이나 인적이 드문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길이 막혀 바깥출입도 어렵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산학리에는 150cm나 되는 눈이 내렸다고 한다. 금강산으로 가는 옛길 초입에 위치한 작은 암자인 정수암 주지 진관 스님은 처마선과 비슷한 높이로 폭설이 쌓인 이후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가보지 못하고 겨우 공양간만 출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당국에 제설신고는 했지만 산골 구석까지 들어올 수 있겠느냐며 지원을 포기한 상태다. 눈이 녹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얘긴데, 이 같은 경우는 부지기수일 것이다. 현재 폭설피해 복구를 위해 민·관·군이 땀을 흘리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1만6738명의…
농부에게 한 알의 종자는 수백, 수천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오늘날의 농업은 이러한 식량 보급뿐만 아니라 생명(BT)산업, 정보(IT)산업과 융·복합하여 첨단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전자원 활용으로 인류의 편의와 발전을 향상시키는 사례 또한 늘어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주식 투자가 ‘워렌 버핏’이 즐겨 마시는 음료는 바로 콜라다. 피자나 햄버거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즐겨 찾는 콜라에 대해 많은 사람이 ‘콜라는 합성 음료’라고 오해하고 있다. 최초의 콜라는 1886년 미국의 ‘J.S. 펨버턴’ 박사가 코카나무와 콜라나무 열매의 추출물을 혼합해 만들었다. 이 혼합물은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에 효과가 있어 처음에는 약국에서 의약품으로 판매됐다. 콜라나무는 서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높이는 20m에 달하는데, 콜라나무 종자에는 커피의 2~3배에 달하는 ‘카페인’과 ‘콜라닌’이 들어 있다. 그래서 종자를 생으로 씹으면 흥분과 활기를 느끼기 때문에 예부터 아프리카 사람들은 건조시킨 콜라나무 종자를 가루로 만들어 물에 녹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가운데 갑자기 다가와 인간을 흔들고 파멸에 이르게 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재앙이다. 하지만 재앙이란 닥치기 전에 이미 재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禍之作不作於作之日). 說苑(설원)에는 무릇 인간에게 있어서의 患亂(환란)과 재앙이라는 것은 음란함과 거만에서 생긴다. 그러므로 옛날에는 음주에 대한 예를 중요시 했다. 사람은 귀에는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눈으로는 바르고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발에게는 바른 걸음과 태도로 걷게 하며, 마음에게는 바른 도리를 논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종일 술을 마셔도, 過失(과실)이 없어야 하며 가까이는 며칠, 멀리는 몇 달이 되어도, 덕을 그 속에 갖추어 더욱 선한 길로 가야 한다. 詩經(시경)에는 ‘취하기는 술로 취했으나 배부르기는 덕으로 했네(旣辭以酒旣飽以德)’라 했으니 술을 적당히 조절하여 재앙에 이르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다. 또 원망은 보답해 주지 않는 데서 생기고, 화는 多福(다복)에서 생긴다 하였다. 안정과 위험은 스스로 어떻게 처하느냐에 달려 있고, 곤핍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미리 예측하는 길밖에 없다. 또 존망은 어떤 사람을 얻느
신분당선은 현재 서울 강남에서 성남 분당까지 단 16분 만에 이어주고 있어 분당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노선이다. 아직 강남역에서 분당 정자역까지만 개통돼 있지만 정자역에서 용인 수지구를 거쳐 광교신도시 중심부로 가는 남측 연장선은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며 아울러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광교신도시에서 수원 호매실까지 가는 노선도 설계되고 있다. 호매실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더 연결시킨다면 화성 송산을 출발해 화성시청을 경유, 충남 홍성을 종착역으로 건설예정인 서해선 복선전철과 닿게 된다. 신분당선의 북측연장선도 건설할 계획이 있다는데 국토교통부가 주장하는 ‘강남∼용산’ 안이 있고, 서울시에서 주장하는 ‘강남∼광화문∼은평뉴타운∼삼송’ 안이 있다. 두 안 모두 장점이 있어 두 노선 모두 만들면 좋겠다. 그중 삼송역 노선 안은 은평뉴타운과 일산 주민들의 도심 접근성이 보다 편리해진다는 점에서 경기도민들의 관심을 끈다. 서울시의 주장에 이어 고양시도 경기 서북부인 고양시까지 구간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양시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당위성을 찾
취약계층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주는 사회적기업의 육성이 절실하다. 날로 늘어나는 기업 도산에 의한 실직자, 1천만명에 이르는 미취업자,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현실이다. 범국가 치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지원과 취업에 장애가 되는 법률 개정을 서두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너무 미흡하다. 기업주들은 저렴한 임금에 유능한 노동자를 선호하며, 실직자는 높은 임금에 안락한 근로환경의 일자리를 선호하므로 취업문제 해결이 어렵다. 지자체 차원에서 경기도가 사회적기업의 자립을 위한 지원에 나선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도는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 창업·성장·사후관리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가기로 했다. 문제는 사회적기업의 영세성이 심각하며 경쟁력이 부족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길이 멀기만 하다.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가느냐가 급선무이다. 사회적기업의 양적 성장보다 자립성 확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노력하여야 한다. 소비성향과 심리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소비자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
지금 시대를 ‘협동조합의 시대’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정책이 제도화되고 있고, 또 이에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있다. 나아가 협동조합과 연계된 시민운동과 학술연구 역시 최근 급속히 활성화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의 협동조합을 위한 운동과 정책이 조합원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설정하고 있어 협동조합의 조직운영에 관한 특수성이 하나의 이념 형태로 강조되고 있는데, 이 또한 중요한 인식이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의사결정 원리가 갖는 비교우위에 집중하다 보면, 의도와는 달리 상이한 성격의 조직운영 원리를 보이는 주체와 협동조합 간의 관계성에 관한 논의에는 인색해질 수 있다. 여기서는 지금 우리사회의 협동조합 운동과 정책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협동조합의 다음과 같은 여타 주체와의 관계, 즉 네트워크의 측면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협동조합의 공공기관 및 영리기업과의 관계다. 의료 및 노인요양 등의 사회복지 분야에서 민간이 서비스 제공 주체인 경우에는 반드시 공공기관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이 같은 협동조합의 공공기관과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공적부문이 보조금 조성 및 세제혜택, 그리고…
李太白(이태백) 詩(시)에 세상 만물은 잠깐 머물렀다 가는 여관이며 세월이란 것은 그 여관에서 잠시 묵고 가는 나그네라 했다. 말을 타고 달리며 틈새를 엿보는 것 같고, 낮과 밤이 두개의 세계로 엇갈려 눈 깜짝할 사이에 오고 가는 것 같으며, 스스로 잘났다고 사람들 앞에서 몇십년 동안 말을 늘어놓고 천년, 백년 살 것 같던 사람도 연잎 위에 고인 물방처럼 허망하게 굴러 떨어지고 만다. 光陰(광음)이 화살처럼 오가는 이 마당에서 죽고 사는 것이 어지러운 일이고 오만 가지가 복잡하기만 하다. 莊子(장자)도 인생은 백마 타고 문틈을 지나가는 것만큼 짧다(人生白駒過隙) 하지 않았던가. 고전에도 세월은 빨라서 잠깐 갔다가 잠깐 왔다가 하는 판이요, 혼돈한 만물도 살았는가 싶으면 금시 죽는 것이 질서다(光陰 去 來局 混沌方生方死序)라 했다. 壽道人(수도인)의 詩(시)에는 구부러진 이 허리는 힘들게 세월을 잠깐 빌렸다 가는 몸이요(瘠骨 借歲月), 두 내 눈동자는 밤마다 잠깐 빌려서 켜는 등불에 불과하도다(雙眸夜夜此燈開). 세상의 모든 이치가 결국 서로가 잠깐 빌렸다가 가는 것인데(世間萬里皆相借), 휘영청 뜬 달 역시 태양빛을 잠깐 빌려 높이 떠서 달빛을 비추고 있구나(明
요즈음은 어디에서건 중국인 관광객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모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약 400만명으로 외국인 입국자의 3분의 1 이상이며, 씀씀이도 외국인 중 1위로 7조원에 가까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였다 한다. 우리에게는 빈객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37%가 우리나라에서 무시를 당하였다고 느꼈다 한다. 우리경제에 큰 도움을 주는 이들을 푸대접하면, 언제 반한감정이 폭발하여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될지 알 수 없다. 우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당시 중국 관중들은 우리 팀에게는 야유를 보내고, 무조건 우리의 상대 팀을 응원하였다. 심지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본과 우리의 야구 경기에서도 일방적으로 일본을 응원하여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표면적 이유로는 티베트 사태에 대한 우리의 비판적인 여론, 성화 봉송을 방해한 서울의 데모, 동북공정에 대한 항의, 사천성 지진 때 일부 네티즌들이 ‘천벌을 받았다’는 등으로 중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다. 결정적으로, 모 방송이 국제관례를 깨고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보도하여 한껏 부푼 김을 새게 만들
3년 전인가. 후배의 연락을 받고 개업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수원에서 목이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영통지역 중심가에 커피숍을 겸한 빵집을 차렸다고 해서다. 그날 후배 얼굴을 잠시 본 후 열흘 뒤 모임에서 다시 만났다. 모 은행지점 중견간부였던 그가 자영업을 하는 것이 궁금해 이것저것 물었다. 그것도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 브랜드를 택해서였다. 후배의 대답은 간단했다. 조직 내에서 자꾸 밀리는 위상을 명퇴로 보상받고 노후를 준비하는 첫 단계로 시작했으며, 신생 브랜드를 선택한 것은 기존 업체보다 매우 좋은 조건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꽤나 많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돈값을 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동안 모임에도 나오지 않아 ‘바쁜가보다’ 했던 후배를 얼마 전에 만났다. ‘잘 되냐’는 나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넘긴 지 좀 됐다’고 했다. 폐업을 안 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엄청 손해를 봤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도 했다. 결정부터 성급했다는 게 그의 서두였다. 나만 열심히 하면 최소한 월급은 가져가겠지. 그래서 임대료도 높고 권리금도 비쌌지만 상관하지 않았고
명예(名譽)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 지난 10일 수원에서 ‘명예’에 걸맞는 행사가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인 최동호 수원시 인문학 위원장의 ‘수원중학교 명예 졸업장 수여식’이 바로 그것이다. 수원시 남창동 출신인 최 시인은 1960년 수원중학교에 입학, 이듬해 선친의 직장관계로 전학을 간다. 입학 후 54년. 수원중학교를 떠난 지 53년 만에 정말 ‘명예’로운 ‘명예졸업장’을 받은 것. 다시 돌아오기까지 53년. 고향을 떠나 4년여 세월을 돌아 다시 귀향하는 연어보다 무려 13배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시인에게는 귀한 졸업장이었을 게다. 명예졸업장을 받는 순간 파르르 떨린 시인의 눈에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간직했던 모교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시인은 고향을 떠나 타향을 떠돌면서 내면의 결을 쌓고 영혼의 깊이를 더해 대한민국 문단의 큰 별이 됐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강단을 떠날 때까지 시와 평론분야에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