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禮記(예기)에 나오는데, 활쏘기는 꼭 과녁 맞추기만을 위주로 하지 않고 몸가짐과 예법 절차를 중시하는 활쏘기를 가리킨다. 승패이 아니라 禮(예)와 樂(낙)에 맞춰 활쏘기 한다는 것이다. 古典(고전)에 활쏘기를 정기지(定其志)라 적고 있는데 곧 뜻을 바르게 한다는 말이다. 중국 송나라 대문호인 程頤(정이)는 中庸(중용)이란 말 가운데 中자를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치우치지도 않고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다(不偏不倚無過不及)’. 화살이 과녁을 지나쳐 멀리에 꽂히는 것을 過(과)라 하였고, 힘없이 과녁 근처에도 못가고 땅에 떨어진 것을 不及(불급)이라 하였는데 이 모두 中(중)으로 보았다. 과녁 바탕을 천으로 씌운 것을 布侯(포후)라 하고 하는데, 侯(후)에는 붉은 동그라미를 그리고 검은 점을 찍거나 동물의 머리를 그려 넣었다. 이 검은 점이나 동물머리 그림에 화살을 맞혔을 때 正鵠(정곡)이라 한다. 정곡이란 과녁의 한 가운데를 말한다. 1등만을 뽑고 1등만을 기억하는 세상에 사는 우리는 왠지 씁쓸하다.…
각자가 지닌 재능을 사회공익을 위해 기증하는 일은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50∼60대에 퇴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재능을 사회에 기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다행스럽다. 다양성과 전문성에 의한 사회구조의 발전은 재능기부를 통해 복지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던 재능기부가 최근에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참여로 확대되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개인이 가진 다양한 재능을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등에 기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으로 부족한 복지사업 확충을 위해서도 재능기부는 바람직하다. 재능기부의 다양성은 개성화된 개개인의 취향을 발전시켜 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재능 기부는 각자의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기부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재능기부의 종류도 다양하여 의료와 보건 등의 슈바이처 프로젝트를 비롯한 저소득층과 사회복지분야의 키다리아저씨프로젝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 인천지역의 교육기관이 학생들을 글로벌인재로 양성시켜 가는 데 이들이 재능기부에 앞장서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내 학생들은…
보조금이란 국가 또는 지자체가 특정산업의 육성이나 기술개발 등을 목적으로 시설·운영 자금 일부를 무상, 또는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돈이다. 그런데 그간 관리·감독이 허술한 탓에 ‘눈먼 돈’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오죽하면 지난해 6월 정부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돌아갈 몫을 가로채는 범죄행위로서 부정수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을까. 이후 검찰과 경찰이 국민혈세인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대대적인 기획수사를 벌였고 그 결과가 지난해 12월 발표됐다.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적발한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자는 3천349명으로 빼돌린 돈은 1천700억원이 넘는단다. 어린이집 보조금, 대학 연구비, 탈북자 직업훈련 장려금 등 나랏돈을 빼먹은 ‘인(人)쥐’들이 곳곳에 넘쳐났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농민과 짜고 공사대금을 부풀려 농업보조금을 타낸 비닐하우스 시설업자가 있는가 하면, 농가를 끌어들여 친환경 농산물 허위 인증을 만들어 거액을 횡령하기도 했다.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후 농민이 구입한 농업자재를 자신이 일괄 구입한 것처럼 꾸며 보조금을 챙긴 영농조합법인 대표도 있다. 농업보조금을 따내는…
안도현 시인과 인연을 맺은 지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그는 오래전부터 유명한 시인이 됐지만 대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문학계와 독자들로부터 많은 시선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그는 시인 대신 정치인이 되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는 시인의 길과 시업의 길에 많은 상처를 받았고,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필자는 걱정이 많다. 그러나 얼마 전 그와 통화한 필자는 걱정을 거두게 됐다. 그에게서 새로운 글쓰기 작업에 몰입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안도현 시인은 참 따스한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그에 대한 언론의 혹평과 주변인들로부터 듣게 되는 말들로 안타까움을 느꼈다. 필자는 시인의 언어와 행동의 차이에서 나름대로 고민도 해봤지만 시인의 양심과 사유를 알고 있는 터라 안도현 시인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실제로 필자는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염려를 했다. 어느 날인가 <섬진강>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이 초청 강연을 마치고 그 다음의 행선지인 방송사에 녹음을 하러 갔는데, 필자는 김용택 시인을 배웅하던 승용차 안에서 안도현 시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용택 시인과 필자는 ‘시인
올해 6월4일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에서 정치개혁 논의가 활발하다.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는 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이다. 새누리당은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기존 정당공천제하에서는, 정당이 해당 지역의 인물에 대하여 철저하게 검증하는 순기능보다는, 정당 공천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해당 지역 국회의원 등에 줄을 대거나 공천을 해주는 대신에 거액의 대가가 오가는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났었다. 또한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의 연장선이 아니라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과 이념이 작용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 지역 주민을 위하고 지방자치의 취지에 맞는다는 인식하에, 지난 대선 시 여·야 모두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는 여당과 야당의 복잡한 셈법이 깔려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새누리당은 기호 1번의 여당 프리미엄을 놓치고 싶지 않고, 민주당은 수도권에 자당의 기초단체장들이 현직에 많이 있으므로 정당공천제 폐지로 현직 프리미엄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안철수 신당의 경
권투에서, 계속적으로 팔을 뻗어 상대의 안면이나 몸통을 가볍게 연타하는 동작을 일컬어 잽이라고 한다. 이렇게 잽을 날리는 이유는 한 방으로 상대를 침몰시키기 위한 것으로 일종의 교만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교만전술인 잽의 활용유무에 따라 성패(成敗)도 달려있는 것이다. 잽을 맞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잽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유익하다. 무조건 큰 것 한 방이면 된다는 식은 멋진 것 같지만 성공을 장담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달력에 입춘이 지나고 3월 첫날은 3·1운동이다. 평화만세운동. 일제는 이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우리 조상들은 굴욕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 반면에 일제는 기세등등했겠다. 일제는 서구열강에게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아가며 문호를 개방하였고 그에 따른 손실을 우리 한반도에서 충당했음이 자명하다. 그런 약탈(掠奪)의 역사인데, 이제 와서는 식민지 조선의 근대화를 도와준 업적이 있다며 자신들의 조선침략을 미화시키고 있다. 지금 일본정치인들은 노골적으로 망언(妄言)을 일삼는다. 권투에서 잽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참 끈질기다. 임진왜란(조선과 일본의 7년 전쟁)이 있었다. 1599년 그들은 물러났지만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강화도 조
“생각을 조심해라, 생각이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말이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행동이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습관이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성격이 운명이 된다.”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1925~2013) 전 영국 수상의 생애를 그린 영화 ‘철의 여인(The Iron Lady, 2011)’에 등장하는 대사이다. 마가렛 대처는 ‘철(鐵)의 여인’, ‘세계의 시장경제 역사를 바꾼 정치인’, ‘3번 총리직을 연임하며 영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총리’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단 영국 최초의 여자 수상이다.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이후 영국의 막강한 정치지도자로 우뚝 선 그녀는, ‘대처리즘(Thatcherism)’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적극적인 생각과 명확한 말, 책임감 있는 행동을 선택하며 영국과 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오랫동안 영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정치행보 말미에는 적지 않은 반대와 부작용을 겪었지만, 지난해…
예부터 오리는 농민들에게 신앙의 대상이었다. 철새인 오리가 농경에 필요한 비를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낙동강 하류부터 함안에 이르는 지역에서 삼국시대의 오리형 토기가 중점적으로 출토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오리가 식용화한 것은 기원전 400년쯤 로마시대부터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요리로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약 600년 전인 중국 명(明)나라 영락제(永樂帝) 때 즐겨먹은 카오야(考鴨)라는 요리일 것이다. 지금도 ‘베이징덕’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더 잘 알려진 이 요리는 1420년 수도를 난징(南京)에서 베이징(北京)으로 옮기면서 탄생했다. 그리고 곧바로 궁중요리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전문점도 생겨났다. 카오야가 실제 대중요리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1735년 청(靑)나라 때다. 건륭제는 오리고기 미식가로 유명했고, 당시 황제가 오리요리를 즐김에 따라 백성들도 오리요리를 자주 먹곤 했는데 장안에 이를 굽는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리 수요가 급증하자 베이징 주변에 수많은 오리농장이 생겨났는데 그곳에선 갖가지 방법을 동원, 오리를 키웠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육법 중 하나가 대나무를 이용
필자는 작년 6월에 ‘경기도 공동주택 부설주차장의 유료개방 활성화를 위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낮 시간 동안 비어 있는 아파트단지의 주차장을 인근 상업시설이나 업무지역 방문자 또는 종사자들에게 유료로 개방하여 도심지의 주차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조례 발의의 취지였다. 사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주차난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심지는 주차장의 절대수가 모자라 불법주차를 아니 할래야 아니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서울이건 경기도건 도심지로 나가면 어김없이 불법주차와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사는 아파트에 다른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차를 세우고, 대신 나는 다른 지역의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도록 하여 서로 상부상조함으로써 아파트 주차장의 활용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주차난을 해소시키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조례인 것이다. 도심지 아파트 주변의 불법주차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좁은 골목길에 빼곡히 세워진 불법주차 차량들은 인도를 통한 보행자들의 통행을 방해해서 보행자들의 자동차사고 위험성을 현저히 증가시킨다. 특히 주차된 차량들 사이로 갑자기 뛰어나오는 아이들은 지나가는 차량에 의한 사고에 거의 무방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라고 했던가. 입춘인 어제(4일)부터 몰아친 추위가 오늘도 수그러들 줄 모른다. 강원도 산간지방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졌다고 하니 이러다간 ‘입춘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입춘을 시샘하는 한파 속에서도 남쪽 지방에선 홍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다는 소식이다. 추위가 지나면 ‘오는 사랑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봄도 성큼 우리 곁에 다가 올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밭두렁의 냉이, 야산의 이름 모를 꽃, 그 어떤 작은 풀 잎 하나라도 갑자기 어느 한 순간에 불쑥 돋을 수 없다. 겨울이라는 고난을 참고 이기며 오랜 기다림을 거쳐야 생명의 부활을 꿈꿀 수 있고 그래야 바위같이 두꺼운 얼음장을 밀어내고 마침내 파란 새싹을 틔울 수도 있다. 하지만 겨울이라는 놈이 고약해서 매번 만만히 물러서질 않는다. 혹한이라는 군사들을 보내 지상 지하의 많은 생명들에게 시련과 절망감을 안겨주기 일쑤다. 그렇지만 이런 악조건도 생존에 대한 굳은 의지와 끈질긴 정신력을 막지 못한다. 삼한(三寒)도 결국 새순의 연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