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무치(キムチ)와 중국의 파오차이(泡菜). 그동안 우리 김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아류(亞流) 김치의 이름들이다. 특히 일본의 기무치는 되지도 않는 이유와 명분을 내세워 끊임없이 김치와 어쭙잖은 대결(?)을 벌여왔다. 김치가 1984년 LA올림픽 메뉴에 처음 선보인 후 88서울올림픽에서 공식 식품으로 지정되자 그 후 일본은 올림픽 때마다 온갖 방법을 동원, 자국의 기무치를 끼어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면서 마치 기무치가 김치의 원조(元祖)인 양 대대적인 홍보전도 펼쳤다.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는 공식만찬 식탁에 기무치를 올리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도 공식식품 지정을 신청하기도 했는데, 기무치는 2년 전인 1996년 이미 국제 심품규격위원회(CODEX)로부터 국제표준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뒤였지만 억지를 부린 것이다. 당시 김치는 위원회로부터 당당히 국제표준이라는 인정을 받은 바 있다. 한·일 간 ‘김치전쟁’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중국도 겉으론 조용한 듯하지만 만만치 않다. 1500년 전 쓰촨성에서 만들어진 파
경기지역의 열악한 응급의료 인프라실태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수도권 웅도(雄道)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시급한 의료부분에 있어선 사각지대임이 드러난 것이다. 본보 보도(24일자 2면)에서도 이 같은 사실은 거듭 확인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소방방재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급차는 물론이고 권역별 응급의료지원 거점병원, 응급헬기 등 응급 의료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급차 보유대수만 보더라도 지난해 12월 기준 1천796대로 인구 10만명당 14.9대다. 그러나 이중 군부대 보유 구급차 823대를 제외하면 도민이 이용할 수 있는 구급차는 973대로 인구 10만명당 8대 꼴이다. 이는 전국에서 최하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뿐만 아니다. 도내 응급환자 처치 거점병원은 아주대, 명지대, 분당 서울대,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동서북부 지역에만 지정돼 있고 남부 권역의 오산, 평택, 화성 등의 경우 거점병원을 보유하지 못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이송 시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도로 정체가 극심한 경기도에 반드시 필요한 응급 헬기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3대를 운용 중이나…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각종 사업이 축소되거나 ‘없던 일’이 됐다. 도 산하 기관도 통·폐합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근혜 정부의 경기도 지역 공약도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도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정부의 SOC 신규 사업 투자억제 기조와 재정문제 등에 막혀 줄줄이 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업은 이미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본보(24일자 1면) 보도에 의하면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의 국정과제에 반영됐던 도 주요 8개 사업 대부분이 지지부진 하단다. 이 가운데 경기도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고양 한류월드(9만8천82㎡) 내에 한류관광 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한류지원 기반 조성사업이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은 내년 기본계획 용역비가 5억원만 반영됐다.역시 경기도의 역점사업인 GTX 역시 난관에 처해있다. 원래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작년 6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도는 GTX 총사업비 4조2천389억원 중 2014년 사업비로 삼성~동탄 구간 사업비 880억원을 요청했으나 120억원만 반영됐다. 하지 말라는 소리다. 도와 화성시가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
이번 주말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을 만나러 안산 성호기념관에 간다. 역사학의 언저리를 맴돌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어렵게 느껴지는 학문의 세계를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것인가이다. 시민 눈높이에 맞는 ‘학술행사’ 역사학에서도 사상사는 참 어렵다. 역사학자들도 어려워하는데 시민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성호 이익 선생은 실학의 대가이고, 우리 사상사에 남긴 발자취가 뚜렷하다. 어렵게 느껴지는 성호 이익 선생의 실학사상을 우리 시대의 키워드로 풀어 강연하는 지식콘서트가 안산에서 열리기에 그것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직업상의 이유로 학술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많다. 학술회의에 가보면 발표자는 열심히 발표하지만 청중들은 어려워하며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한두명씩 자리를 뜬다. 마지막 토론 순서가 되면 행사 주최자와 발표자, 토론자 그리고 소수의 청중만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생각되는 것은 학술행사도 학자들이 모여 학문적인 토론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는 청중수에 얽매이지 말고, 대신 토론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후자는 학술발표 내용 못지않게 청중이
아버지는 어머니께서 두 차례 허리 수술을 받으신 후 줄곧 어머니의 병수발을 도맡아 하신다. 원래 지병이 있는 터라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기도 하고, 집에 환자가 있으니 집안 분위기도 우울하고 온 식구가 크게 웃지도 않고 조심조심 지내던 중에 내심 아버지 건강도 걱정이 되었다. 보건소에서 폐렴접종을 한다는 정보를 듣고 아버지를 모시고 보건소를 찾았다. 치매 조기검진을 한다기에 우연히 치매검사를 받은 게 재검 받으라는 결과가 나왔다. 재검을 받기 위해서는 미리 지정병원에 예약해서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좀 더 상세하게 면담을 해서 상태를 파악하고 CT 촬영을 해서 뇌 상태를 보고 처방을 내리는 과정이다. 치매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그날 이후 아버지는 매일 아침 치매 약을 드시면서 일과를 시작한다. 경기도광역치매센터가 올해 안에 설립될 예정이다. 치매관리법 시행(2012.2.5) 및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 수립에 따라 국가치매 관리정책을 지역실정에 맞게 확대 보급할 필요가 있다. 광역자치단체의 치매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치매관련 자원조사와 연계 및 기술지원,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 등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한 기반 확보가 요구된다. 지금까지 치매 관련 지원…
지난달 추석을 맞아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께 드릴 양념갈비와 불고기를 준비하기 위해 농수산물시장에 있는 정육점에 들러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샀다. 아내는 바쁘다며 청과물코너는 들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내가 그냥 둘러만 보자고 우겨 S지역에서 생산된 포도 한 박스를 샀다. 특히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당도가 높고 향이 좋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보다 비싸게 거래됐다. 그런데 그날따라 매우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서 가게주인이 맛보라고 건네준 한 알을 맛본 후 상표를 믿고 샀다. 그런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집에 와서 먹어보니 당도가 낮고 시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오는 10월 30일 실시하는 하반기 재·보궐선거는 경기 화성갑선거구와 경북 포항남·울릉선거구 두 곳에서만 실시되는 초미니 선거다. 화성갑선거구에는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민주당 오일용 후보,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가 등록신청을 마쳤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후보로 대어를 내어 빅매치를 노렸으나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과열, 혼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새누리당의
류길재 통일부장관은 23일 남북회담본부에서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 소속 기업인들과 면담을 가졌다. 통일부장관이 면담한 금기협 소속의 기업인들은 금강산관광사업에 투자한 현대아산의 협력업체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 소속의 회원들이다. 이 단체의 회원은 현재 49개 회원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의 가장 큰 의미는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주무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과 면담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이번 면담은 앞으로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의 소망대로 금강산관광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확인한 자리였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될 때 금강산관광사업도 재개될 수 있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금강산 관광의 중단 이후 5년이 넘도록 그동안 고통과 아픔을 참고 견디며 살아 온 금강산관광 투자기업인들의 가슴에 맺힌 한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단 말인가? 금기협의 자료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5년 동안 회원사들의 피해액은 현지 투자비 1천700억원과 5년간의 매출 추정액 약 5천200억원 등 총 7천900억원에…
알몸으로 해수욕을 즐기는 누드해변은 전 세계에 1천300곳 정도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누드해변으로 꼽히는 곳은 프랑스 카프다그드다. 그곳에선 누드로 자전거를 타도, 거리를 활보해도 뭐라는 사람이 없다. 다음이 나체주의자들의 메카로 불리는 독일의 가장 큰 섬인 뤼겐이다. 발트해에 위치한 이곳은 백사장이 12곳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1km에 걸친 샤베 해변이 가장 유명하다. 이밖에 카리브해 생바르트 섬의 그랜드설린비치는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누드 해수욕장이며, 그리스 미코노스 섬의 파라다이스 해변은 누드파티 장소로 유명하다. 누드해변엔 공통적인 금지사항이 있다. 사진촬영 금지, 성적 도발행위 금지, 모든 애완견 출입금지 등이 그것이다. 어겼을 경우 가차 없이 추방됨은 물론이다. 누드 비치에선 관리자 또한 누드다. 얼마 전 자연주의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아브리코 해변에 ‘누드 보안관’이 등장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누드해변을 찾는 자연주의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한 경비원이라고 하는데 보안장비를 어떻게 착용하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공식적으로 누드해변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은, 관광상품으로는 용인한다. 따라
올해 인천지역에서 고액기부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아너 소사이어티클럽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한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1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 인천에서 이런 회원이 올해만 32명이 가입했다. 수치로 볼 때 전국적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클럽의 회원가입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뜻한다. 또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자 국가 미래의 희망이다. 물질만능의 각박한 사회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려는 온정이 아직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인천은 이런 측면에서 자랑스럽다. 자선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행위, 즉 기부는 사회를 새롭게 한다. 주는 손길과 받는 마음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사회 구성원 모두를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부는 또 다른 기부를 낳는다. 기부문화는 성숙한 자본주의의 상징이다. 따라서 가진 자가 기부에 기꺼이 동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
일제 강점기와 현대화시기에 굿은 미신으로서 타파돼야 할 대상이었다. 굿이나 푸닥거리를 한 집 아이들은 다음날 학교가기 싫어했을 정도다. 놀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요즘 들어 많이 변화되고 있고, 굿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대우 받는다. 또 무속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대학에서 학문의 당당한 한 영역으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에서 유명한 굿은 경기도당굿과 경기 안택굿인데, 경기도당굿은 현재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고 기능을 보유한 이는 ‘인간문화재’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경기안택굿은 아직 경기도당굿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설과 춤, 소리 등 복합예술로 표현되는 소중한 우리문화 유산인 경기안택굿은 고성주(60)씨의 눈물겨운 노력에 의해 간신히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고씨의 신상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전승이 단절된다는 말이다. 예전엔 특색 있는 굿들이 여럿 있었지만 이젠 그 다양하고 매력적인 굿판을 만날 기회가 드물다. 전승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씨는 이렇게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굿의 형태인 안택굿을 보존하고자 애쓰는 사람이다. 4대에 걸쳐 100년 넘게 경기도 굿을 이어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