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재정난에 따른 여파가 도내 각 부분으로 파급되면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도의 내년 세수결함 예상액은 무려 1조원. 도의 재정에 비상이 걸려 전반적인 예산감축과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도 산하 26개 공공기관도 구조 조정한다. 거론되는 통합 대상은 연구 업무가 중복되는 경기개발연구원, 경기복지재단, 경기가족여성연구원 등이며 경기도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실학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등도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성적자 상태의 파주영어마을과 양평영어마을 등은 매각한다는 소식이다. 건설본부, 축산위생연구소, 문화재단, 가족여성개발원, 농림재단, 보건환경연구원 등도 매각 대상이라고 한다.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곳은 도 산하기관뿐 아니다. 내년 도내 공·사립 박물관과 미술관 보조금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다. ‘공사립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예산이 올해 8억5천만원에서 내년 3억원으로 약 60%나 삭감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당연히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다. 현재 도내에서 사립으로 운영되는 곳은 박물관 62개소와 미술관 29개소로서 직간접 타격을 입게 됐다.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도 심하다. 60% 예산 삭감은…
입법예고 중인 기초연금법에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기초연금법 제7조 3항이 문제의 ‘독소조항’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기초연금 최댓값은 최초의 기준 금액에서 해마다 소비자물가변동률만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2014년 기준 기초연금 최댓값이 20만원이므로 해마다 여기에 물가가 오르는 만큼만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초연금의 실질가치는 20만원에 묶일 수밖에 없다.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보다 훨씬 후퇴하게 되는 것이다. 기초노령연금법은 물가인상률이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자의 최근 3년 평균 소득과 연동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기초노령연금은 2008년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 5%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상승, 2028년엔 10%가 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다. 단순히 물가인상 수준을 보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실질 임금이 상승하듯이 연금이 올라가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물가변동과 연계한 기초연금은 기초노령연금보다 갈수록 가치가 작아져 2028년엔 반토막이 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초노령연금제도를 그대로 두었으면 2028년 받게 되었을 연금액이 기초연금법에 따른 기초연금의 2배라는 얘기
최근 박근혜정부의 일련의 인사 조치들과 공천과정을 국민들은 납득하기 대단히 어렵다. 최근 연속적으로 감사원장, 검찰총장, 그리고 복지부장관이 사퇴했다. 전임 두 명은 이명박정부에 의해 선임된 사람들인데 모두 박근혜정부 들어와 임기를 보장받지 못했다. 감사원장은 박근혜정부에 코드를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사람이라는 이유로 물러났고, 검찰총장은 혼외자식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물러났다. 그러나 검찰총장도 자연스럽게 의혹이 제기돼 물러났다기보다는 법무부나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미운털이 박힌 상태에서 의혹이 제기되어 물러났다. 국민들은 독립성이 강조되는 직위에서 법과 제도에 따른 인사원칙을 기대했지만 박근혜정부에 들어와서도 주요 직위의 임기제는 유명무실해졌다. 복지부장관의 사임은 더욱 어리둥절하다. 장관 본인은 대통령에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없었고,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청와대는 그런 기회가 있었지만 장관이 외면했고 자기 이미지만 관리하면서 독불장군 식으로 사퇴했다고 불만이다. 과연 누구 말이 옳은지 혼란스럽다. 뭔가 박근혜정부가 내세우는 원칙의 정치, 신뢰의 정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혼란과…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염원하며,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3개 국가 중 5년째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고 행복해진다’는 고진감래(苦盡甘來)형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인간이 간절히 바라던 무엇인가를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거나 가진 것이 증가하는 것보다 욕망이 더 커지면서 행복지수는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목적지점에서 느끼는 행복은 짧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은 길다. 삶의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살아가면서 삶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만큼 불행한 사람도 없다.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은 그 결과로서 뿐만 아니라 학습활동 그 자체로 학생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첫째, 꿈을 가진 학생이 행복하다. 지금 공부가 힘들고 어려워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서 즐거운 마음으로 학습할
두 가지 모두 좋은 것이고 값진 것이라면 양손에 꼭 쥐고 내려놓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는 버려야 한다면 갈등이 일어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혹 두 가지를 다 가진 자도 있을 수 있겠으나 드물고 그 결과는 꼭 좋다 하지 못할 것이다. 성현이나 학자들이 끊임없이 하는 말 가운데 去甚奢泰(거신사태)는 지나친 과욕을 경계하란 뜻이고, 교만보다는 謙遜(줄임)을 택하란 경고였다. 사람의 욕심을 나타낸 말 가운데 ‘이것을 버리자니 저것이 아깝고 저것을 버리자니 이것이 아깝다’는 말도 있으며 또 흔하게 쓰는 말로 ‘닭갈비는 먹을 것이 없으나 버리기는 아깝다’(鷄肋)란 말도 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와 조조가 싸우는데 진퇴양난에 처해서 조조는 어두운 밤 부하들에게 계륵이라는 암호명령을 내린다. 대다수는 암호의 뜻을 몰라 허둥대는데 梁修(양수)라는 장수만이 조조의 이 깊은 마음을 알아 그 뜻을 알아차리고 가장 먼저 철수에 나섰다. 다음날 조조는 철수명령을 내렸다.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 부리지 않으면 잃을 것도 후회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성남일화가 시민 품에 안겼다. 이재명 시장은 수개월간 시청 안팎의 소리 없는 함성에 성남일화를 끌어 안았다. 2일 기자회견장은 ‘성남일화축구단을 인수하겠다’는 한마디에 녹아들었다. 함성과 눈가의 이슬이 어우러진 그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진풍경이었다. 말 한마디의 위용을 새삼 느꼈다. 복잡한 그간의 심경을 담은 이 말을 던진 이 시장의 모습도 여느 때와 달랐다. 인수 시의 돈 문제, 종교인들의 저항, 유치 종목 등 수많은 것들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성남일화축구단은 말할 것도 없고 생활축구 동호회, 서포터즈, 성남시의회, 지역정가 등이 나서 성남일화를 인수해 시민통합, 시 대외홍보 등을 모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 돼 왔고, 홍보 현수막이 시청사 부근을 비롯 시내 곳곳에 내걸려 한동안 축구단 인수 건이 최대 현안인 듯 비쳤다. 예상컨대 이 시장의 복잡한 심경을 풀어준 게 시민들의 외침이 아니었나 싶다. 축구명가의 한축인 성남일화의 위상도 인수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국내, 아시아 프로축구를 제압한 일은 엄연한 사실로, 내년 시즌 우승의 희망가를 벌써 불러본 이도 있을 것이다. 민선 5기 시 재정난 극복의 선물인 성남
고등학교 수준의 경제학 공부만 해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개념을 배우게 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정해진다는 유명한 수요공급곡선 이론도 고등학교에서 배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해온 정책들을 보면 이 수요공급의 법칙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입안되어 시행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물론 부동산은 공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므로 수요가 발생한 다음에 공급을 준비하면 이미 늦어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소지가 있다. 그래서 미리 수요를 예측하여 공급을 결정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경제가 폭발적으로 팽창할 때에는 주택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므로 공급이 지나치다 싶게 많아도 소화가 된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일정 정도 이상이 되면 그 확대 규모가 안정적인 상태가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조금만 지나친 공급이 이뤄져도 가격 폭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업시설의 과다 공급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구매력은 일정한 한계가 있는데 상업시설을 과다하게 증설하면 인기 있는 상업시설로 수요가 몰려가서 기존의 상업시설들은 개점휴업상태가 된다
기억은 1999년 터키 이스탄불로 올라간다. 죽마고우와 달랑 배낭 하나 메고 터키 여행을 떠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친형 보다 더 친한 허태수 목사의 권유였다. “좁은 한국에서 놀지 말고 큰 세상을 보고오라”는 특명이었다. 주저 없이 떠났다. 콧수염과 담배를 흩날리며 거리낌 없이 그들은 물었다. “너, 어디서 왔니?” “중국? 일본?” “아니, 대한민국에서 왔어.” 그 대답을 듣자 그 콧수염 사내들은 성큼성큼 왕복 4차 도로를 건너 왔다. 두려웠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잠시. 그 거친 입에서 터진 목소리는 하나, “내 친구들(My friends)”이었다. 이어진 포옹. 그 따뜻함을 잊을 수 없다. 하물며 타국에서 만난 한국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랴. 이스탄불에서 여행사를 하던 후배와 금방 호형호제(呼兄呼弟)가 됐다. 한국 식당에서, 또 그 친구의 집에서, 우리는 ‘라크’로 불리는 터키술을 양갈비를 안주로 대취하는 날들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후배가 제안했다. “노래방 가실래요?” “여기도 있어
동양 문화에서 꽃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상징할 때가 많다. 그중 국화는 의(義)를 지키고 뜻을 굽히지 않는 선비와 문인의 심벌이다. 또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에 비유되기도 한다. 국화는 이슬이나 밤서리를 견디며 피어난 꽃으로서 예찬된다. 그래서 예부터 국화를 오상고절(傲霜高節)이라 칭하며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하나로서 귀중하게 대접했다. 조선 후기 문신 이정보는 해동가요에서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보내고/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고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고 노래했다. 국화는 피는 시기에 따라 추국(秋菊), 동국(冬菊), 하국(夏菊) 등으로 나눈다. 이 중 동국은 가장 늦게까지 핀다. 동국은 다른 국화가 한창일 때 봉오리를 굳게 다물고 기다렸다가 첫서리가 내려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 ‘국화옆에서’의 작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전북 고창 질마재 묘소 주변 5만여평을 노랗게 물들이는 그 품종이다. 국화는 꽃을 말려서 술에 넣어 마시고 어린잎은 나물로도 쓴다. 또 떡에도 붙여 구워 먹는다. 꽃에 진한 향기가 있어 관상용으로도 많이 쓰며 또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쓴다. 동양의 시인 치고 국화를 노래하지 않은 이가 드물다
수원 행궁동 주민들이 차 없는 거리를 지속 운영할 것인지 이달 중순 자율 토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행궁동 주민들이야말로 9월 한 달 동안 모범적으로 앞장 서 ‘생태교통 수원 2013’을 성공시킨 주역들이다. 생태교통에서 앞서가는 수원을 국제적으로 알린 행궁동 주민들이 그 성과를 더욱 발전적으로 이어나가겠다니 이보다 더 값진 수확은 없을 듯하다. 페스티벌 기간에 벌어졌던 수많은 이벤트와 관람 인파보다 중요한 건 ‘생태교통 마인드’의 확산이다. 생태교통 페스티벌이 1회성 행사로 끝난다면 그 의의와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거창한 실험 후 화석연료 교통수단이 다시 행궁동과 수원을 뒤덮는다면 그 많은 예산을 들여 국제 행사를 치른 보람이 없다. 그런 점에서 초기 준비 단계에서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던 이곳 주민들이 스스로 차 없는 마을을 꿈꾸게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다. 페스티벌이 끝나기 전에 주말 차 없는 거리를 계속 하겠다는 자율 결의가 나왔으면 금상첨화였겠으나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페스티벌의 유치와 준비 진행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수원시가 앞장을 섰으나 이제부터는 주민들이 주도하고 행정은 지원에 그치는 게 맞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