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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도루묵과 양미리

 

속초 동명항 부두에 가면 포장마차가 줄줄이 늘어선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초겨울만 되면 나타나는 이 포장마차들은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이 1호집, 2호집 등 숫자로 구별하는 게 특징이다. 바로 황금알을 품은 도루묵과 양미리를 구워 파는 곳이다. 요즘 동해안 일대 항포구 어딜 가나 이런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겨울의 별미 도루묵과 양미리가 한창 나고 있어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생선, 도루묵과 양미리. 우리가 알고 있는 도루묵의 어원과 양미리의 진짜이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임진왜란 때 신의주까지 피난 간 선조가 먹고 맛이 있어 감탄했던 ‘목어(木魚)’라는 생선을 궁궐로 돌아와 다시 먹고 실망해 “도로 목어라 해라”는 말에서 생겨났다는 게 도루묵의 어원이라 알려져 있다. 이런 내용은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어 아주 널리 퍼져 있지만 정설은 아니라고 한다. ‘도루묵’이 옛 문헌에 ‘돌목(木)’으로 나오는 것만 보아도 ‘다시’라는 뜻의 ‘도로’와는 무관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돌이 붙는 생선은 ‘돌’이 붙지 않은 물고기에 비해 흔하고, 질이 떨어지며,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어원적 의미로 보아 목어 앞에 돌자가 붙어 변형된 이름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이와 연관돼 ‘말짱 도루묵’이라는 관용 표현도 생겨났다고 한다. 어부들이 잔뜩 기대를 하고 그물을 건져보니 좋은 물고기는 하나도 없고 모두 질이 떨어지는 ‘도루묵’뿐이었다고 해서 ‘말짱 도루묵’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도루묵’이 얼마나 하찮은 물고기로 대접 받았는지를 짐작케 한다.

동해안 크고 작은 포구마다 어선이 건져 올린 그물 속에 지천으로 걸려있으면서 아낙네들의 손길을 바쁘게 하는 양미리는 본명이 까나리다. 액젓을 담글 때 쓰는 손가락 굵기의 그 생선이다. 어류도감엔 양미리라는 생선은 따로 있다. 이 양미리는 까나리 크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다 자란 것도 10cm가 채 안 돼 큰 멸치 정도며 잘 잡히지 않아 보거나 먹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크기도 다르고 맛도 다른데 왜 양미리라 부르는지 그 이유에 대해선 잡는 어부들도 모른다고 하니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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