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다가오면서 한 해를 그냥 넘기기가 서운했던지 눈이 잦아지고 급기야 강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하루에도 먼지같은 눈이 내리다 함박눈이 내리다 잠시 해가 나기도 하고 다시 눈이 쏟아지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내 마음도 눈송이 따라 변한다. 먼지 같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눈이 날리면 눈 많이 온다고 하던 말에 미끄러울 걱정이 앞서고, 함박눈이 내리면 눈 구경 가고 싶어 들썩이고 비늘눈이 오면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고 보니 벌써 속부터 떨린다. 눈 오는 구경을 하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날이 저물어 저녁 준비할 시간이 돌아온다. 마침내 청국이 잘 떴다며 맛이나 보라고 준 청국으로 찌개를 끓인다. 알맞게 익은 김치를 뚝배기에 앉히고 청국을 넣고 있으니 슬슬 냄새가 퍼진다. 두부 한 모에서 반을 잘라 손바닥에 얹고 끓는 뚝배기로 썰어 넣는다. 세 식구가 모여 앉아 가로등 밑으로 쏟아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먹는 찌개가 세상에서 제일가는 만찬이 된다. 저녁을 다 먹고 식탁을 정리하며 아직 따뜻한 온기를 간직하고 있는 뚝배기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있으니 온 몸이 따뜻하게 풀리며 기분 좋은 피로감이 번진다.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는 흔하게 듣고 흘리던 말이 실감나는…
새해 첫 한 주간만이라도 온 세상만물들이 처음 세상에 나올 때처럼 신선해질 수 있는 기간이면 좋겠다. 애연가, 애주가들은 그래서 새해 첫 날을 금연 금주의 출발점으로 삼기도 한다. 작심삼일일지라도 삼일 동안은 신선해지는 것이다. 정유년 닭의 해! 어제 새벽에 울었던 닭 울음소리는 오늘 새벽에 들어도 똑같이 신선하다. 어제 꼬리치던 강아지는 오늘도 똑 같이 반기며 꼬리를 흔든다. 꽃이 시들어가는 과정은 변화이지만 통과의례처럼 다시 새롭게 꽃을 피운다. 처음 선거유세 때 공약했던 약속들이 선출되어 공직재임 중에 그대로 진척되고 국민을 위하는 자세와 행동도 언제나 한결같은 정치인이 있다면 그 정치인은 아마 동물이거나 식물일 것이다. 설사 그 정치인이 동식물일지라도 국민은 그런 정치인을 원한다. 청문회에서 보았듯이 야합하고 거짓말하고 속이며 자신만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진정한 정치인은 바로 저런 사람들이라는 생각마저 갖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선거 때 낭패를 볼 것이고, 또 챙기고 붙잡아야 할 끈이 사라질 것을 두려워하면서 교도소는 겁내지 않는 모양이다. 의리(?)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신선한 정치인이 있다면 그…
누군가 골목을 건너갔다 /마경덕 움푹 파인 발자국이 골목을 걸어간다. 막 포장을 끝낸 질척한 골목을 오래전에 지나간, 발을 잃어버린 발자국. 딱딱한 콘크리트 발자국이 쉬지 않고 골목을 걸어간다. 구두가 운동화를 껴안고 큰 발이 작은 발을 업고 박성희 미용실, 월풀 빨래방, 현대 슈퍼를 돌아 나간다. 사라진 발을 기억하는 발자국들. 빈 발자국을 따라갔다. 어느 날, 찾아온 사랑은 나를 딛고 가버렸 다. 버거운 영혼이 가벼운 영혼을 밟고 저벅저벅 앞만 보고 걸어가 버렸다. 누군가 길에 마음을 빠뜨리고 한참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 골목은 발자국 흉터를 가지고 있다. 발자국은 발의 자국이다. 누군가 걸어간 기억의 흔적이다. ‘누군가 골목을 건너’간 발자국은 정적이지만 동적이다. 발자국은 또 다른 발자국을 껴안거나 업고 ‘쉬지 않고 골목을 걸어간다’는 점에서 삶의 풍경을 거느린다. 그래서 발자국은 과거이지만 현재다. ‘사라진 발을 기억하는 발자국들’이기 때문이다. 이 시 속의 발자국이 그렇다. ‘어느 날, 찾아온 사랑은 나를 딛고 가버렸다’. 그러나 발은 떠나갔어도 발자국은 여전히…
“사고 난 직후가 가장 위험하다.” 교통사고나 차량고장으로 도로에 멈춰버린 직후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즉, ‘2차사고’가 그 어떤 사고보다 가장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노련한 운전자도 갑자기 사고가 나거나 고장으로 차가 도로에 서버리게 되면 그 순간부터 온 세상이 나와 내 사고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이 행동하곤 합니다. 길 한가운데에 멈춰버린 차량의 후미에서 보험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거는 데에 여념이 없는 운전자, 접촉사고 후 갓길로 차를 이동했지만 여전히 차로를 거침없이 왔다 갔다 하는 운전자, 서로의 잘못을 탓하며 도로에 차를 그대로 두고 싸우는 운전자들을 보면 그야말로 간담이 서늘해지는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고가 났다면 우선 사고의 증거로 사용할 사진(충격부분, 바퀴방향, 번호판, 블랙박스 유무, 진행방향을 보여주는 원거리사진 등)을 신속하게 촬영하고 갓길이나 안전지대로 차량을 이동해야 합니다. 부상이나 차량파손, 사고발생에 대해 운전자 간에 갈등이 있는 등 차량을 이동할 수 없는 경우라면 무리하게 차량을 움직이려고 하지 말고 비상등과 삼각대를 이용해 주의표시를 해두고 사람은 안전한 곳으로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청문회에서 두 세명의 증인들이 돋보였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거침없는 증언은 청문위원들과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기까지 했다. 나아가 최순실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해 낱낱이 폭로하는가 하면 장·차관과 정치인 등 주변인사들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그간의 정황들을 설명해 의혹사건 규명에 큰 역할을 했다. 적나라한 이들의 증언으로 일부에서는 다소 거짓의 의혹도 제기했만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박 대통령과 최순실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역시 거침없는 증언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 증언을 마친 이들 중 고영태씨는 행방이 묘연해진데다 노승일 증인의 경우 신변의 위협을 호소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3일 탄핵심판 변론의 증인으로 채택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류상영 전 부장의 소재를 찾아달라고 경찰에 요청했지만 23일 현재 소재를 파악하지 못 했다고 헌법재판소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헌재는 고 전 이사와 류 과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출석요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닭·오리 등 가금류 3천300여 만 마리가 ‘살처분’돼 매몰됐다. 경기도내에서는 지난해 11월20일 양주에서 첫 AI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후 급속한 확산세를 보여 현재까지 13개 시·군 184개 농가에서 1천549만2천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이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달걀값 폭등과 닭고기 소비기피현상으로 축산농가와 유통·가공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또 닭·오리 매몰지의 관리 미흡으로 침출수가 유출돼 지하수와 토양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등 정부기관이 전국 매몰지 총 434곳 가운데 1만 마리 이상 일반 매몰지(구덩이 바닥에 비닐을 깔고 가축을 묻은 뒤 흙을 덮은 곳) 74곳과, 5만 마리 이상 일반 매몰지 95곳 등 169곳을 점검했는데 48곳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 겨울이 지나고 언 땅이 녹을 경우 침출수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 또 다른 우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AI의 확산이 빨라지자 ‘최고 경계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WHO는 고병원성 바이러스 사이의 유전자 교환으로 변종이 새로 태어나 사람 감염
우리가 설 준비로 분주했던 지난주에 글로벌 경제무대에서는 굵직한 사건들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지난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이익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평소 신념을 재확인하면서,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전방위 확산 가능성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철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FTA 등 기존 무역협정의 재협상을 강조해왔다. 미국 의회와 교역상대국의 반발로 인해 일부 완화될 수도 있겠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더욱 강경해질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동시 탈퇴하는 강력한 EU탈퇴정책(하드 브렉시트)을 발표하면서 유로지역의 경제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EU탈퇴를 옹호하고 기존 회원국의 EU탈퇴를 종용하면서 미국과 독일간 경제적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만일 EU체제의 균열이 확대된다면 최근의 반세계화 및 보호무역주의 기류가 급속히 확산될 수도 있다. 국가간 무역마찰이 심해질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시장국에게는 부정적 영향이 전이될 가능성
Q: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있는데 나중에 둘 다 연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부부가 가입한 경우 각자의 노령연금은 당연히 각각 받을 수 있다. 단,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본인의 노령연금+유족연금액의 20%’와 ‘유족연금 전액’ 중 선택해야 한다. 예, 국민연금은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개개인에 대한 연금제도이므로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하였다면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에 따라 당연히 둘 다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30년을 가입하여 매월 150만원의 연금을, 부인이 20년을 가입하여 100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면 두 분 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 모두 노령연금을 지급받고 있는 중에 한 사람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에게 돌아가신 분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발생하는데 이때는 두 가지 급여 모두를 받을 수는 없으며, 본인의 가입기간에 따른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노령연금액에 유족연금액의 20%를 추가로 지급받게 되며,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유족연금만 지급받게 됩니다. 이는 국민연금이 사회보
임플란트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년 이상 되었는데요. 초반에는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보철 치료 중 획기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아가 빠졌을 때 하는 고정성 의치(브릿지)와 가철성 의치(틀니)를 임플란트로 많이 하였습니다. 물론 수명도 오래 간다는 얘기도 같이 들으면서요. 최근들어 국내에서 임플란트 진료 역사가 오래 되면서 임플란트의 문제점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사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임플란트가 왜 문제가 될까요? 임플란트 자체적으로는 수명이 없습니다. 티타늄이라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뿌리역할을 하는 임플란트와 그 위해 금속과 도자기로 이루어진 보철물들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안에 있으면서 치아의 역할을 하게되고 단단하거나 질긴 것 등을 씹으면서 점점 주위 환경이 바뀌게 됩니다. 충치처럼 세균의 산에 의한 부식이 일어나지 않으며 오래 사용되어 나타나는 마모나 균열이 생기지는 않지만 도자기 성분으로 만든 보철물에서 깨져 나갈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임플란트의 수명이 짧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연치아, 특히 대구치(큰어금니)보다 작은 어금니쪽 임플란트는 사이에 공간이 커서 음식물이 잘끼고 주위 자연치아의 마모로 치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