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식당이나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는 흡연자들을 볼 때 측은지심이 생길 때가 있다. 구석진 곳에 쪼그리고 앉아 흡연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치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 흡연은 주로 남성들의 기호식품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흡연율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흡연의 유해성을 홍보하고 금연을 적극 유도하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요즘 흡연자들은 오갈 데가 없다. 내 집 아파트 발코니나 화장실에서조차도 담배를 피울 수가 없다. 얼마 전 아파트 내 담배연기로 인해 시비가 붙어 폭행까지 이어졌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씁쓸함과 함께, 공동체 삶속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간접흡연의 심각성을 알고 금연구역 확대를 위한 제도적 방침에 따라 금연구역 확대를 위한 법 적용의 근거가 필요하게 되었다. 금년 7월 30일 시행된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하여 공공청사, 150㎡(45평) 이상 음식점, 호프집, 찻집, 주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전면 금연구역을 지정하도록…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상은 무엇일까? 지난 8월 초,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의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하였다.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학교를 창의성 발현의 산실로 조성하고, 학교 내에서 상상력과 체험, 탐구교육의 활성화를 추진하며,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발굴 육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새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의 개념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지만, 창의인재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을 하는 분위기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만을 강요해 왔다.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은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가 아니었고, 우리는 그저 미국이나 일본이 먼저 간 길을 열심히 따라가면 되었다. 창조성 있는 별종보다는 성실한 인재가 더 대우를 받았고, 정답을 잘 맞히는 모범적인 학생들을 키우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표였다. 이를 반증하듯 예나 지금이나 교실과 강의실의 학생들은 여전히 정답만을 신봉한다. 틀리는 것을 실패라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결국 이러한 정답의 신봉 신화가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십중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 만큼 험한 고개라고 하여 그렇게 불렀고, 억새가 우거져 그런 이름이 생겼다는 ‘새재’. 우리나라 대표 새재 중 하나인 문경(聞慶)새재는 조선 태종 14년인 1414년 개통된 관도 벼슬길이다. 그리고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유명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초점(草岾)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조령(鳥嶺)으로 기록된 길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영남도로에서 한강유역권인 충청도와 낙동강유역권인 경상도를 가르는, 백두대간을 넘는 주도로 역할을 하면서 영주 죽령, 영동 추풍령과 함께 ‘3대 고갯길’로 대표됐다. 길의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고구려, 신라, 백제의 세력이 북진과 남진을 되풀이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신라가 북쪽으로 나가려고 새재 사이에서 가장 낮은 고개인 계립령(鷄立嶺), 즉 하늘재를 개척한 것이 154년이었다. 죽령보다 2년 먼저 개척한 하늘재는 조령관에서 동북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다. 문경새재는 경상도의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중요한 통로였고 영남과 충남을 연결하는 관문이었던 제1관문 주흘관에서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의
최근 침체된 경기 속에서도 수출은 증가세를 보여 한국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세계무역 8위에 올라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대단한 성과이고 우리 모두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수출에 기여한 기업의 비중을 살펴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81%를 차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9%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건강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전체 기업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수출이 증대되더라도 고용 없는 성장을 수년째 겪고 있는 한국경제로서는, 유연성과 혁신이 뛰어난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번 정부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기업 위주의 수출촉진 정책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집중 육성하여, 앞으로 무역 2조 달러의 주역으로 이끌 계획이다. 이제, 중소기업들이 이에 호응하여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세계무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둘러싼 제반 여건은 녹록치 않다.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정보수집 능력, 언어의 한계, 수출전문 인력…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국무회의에서 “후반기 주택정책의 주안점을 전·월세난 해결에 두라”고 주문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월세가로 인해 서민들이 심각한 고통과 불안에 빠진 상황을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타개하라는 당부다. 박 대통령은 특히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간에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 이후 당정에서 흘러나오는 대책은 여전히 매매 활성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듯하니 답답하다. 매매 활성화론자들은 아직도 매수 수요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면서 전세를 유지하는 게 문제라고 파악한다. 일부 그런 층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전반적 전·월세가 폭등 추세는 집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비롯된 게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전세 물량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장기적으로는 주거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세 거래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전세 호가만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 그래서 나타난다. 월세가 급등하는 원인은 주거 패턴이 달라지는데 월세에 대한 제도적 규제는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판에 임대사업자의 세금
이번 여름 심각한 전력난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대응에 실망하고 분노를 느꼈다. 그러면서 매번 혹한기와 혹서기에 반갑지 않은 단골처럼 찾아오는 전력위기 극복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신재생 에너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는 햇빛, 물, 바람, 지열 등을 포함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한 미래에너지원이다. 언젠가는 바닥날 화석에너지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듯 위험성이 높은 원자력에너지를 일부나마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는 유가의 불안정과 기후변화협약의 규제 대응 등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양열,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8개 분야와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 등 신에너지 3개 분야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한 바 있다. 이중 태양광발전은 요즘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효자시설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기도가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발전시설 설치사업이 복지시설의 무더위 극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도는 올해 총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내 1
감기(The Flu, 김성수 감독, 2013). 지난 밤 홀로 만난 영화 제목이다. 뻔한 상상력에서 시작했지만 내용과 구성은 제법,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제가 너무 쉽게 개발돼 허탈하기는 했지만, 가까운 미래를 보는 듯해 여여했다. 내용은 이렇다. 취업을 위해 한국에 밀입국한 사람에 의해 전염병이 번진다. 전염속도는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감염된 사람의 안위보다 확산을 더 걱정한 정부는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분당이라는 대도시를 폐쇄한다. 피할 사이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은 일대 혼란과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계층들의 사투, 뭐 이렇다. 영화를 보면서 14세기 유럽을 죽음의 대륙으로 물들게 한 흑사병을 떠올린 건 어쩌면 당연하다. 페스트균 감염에 의해 급성으로 일어나는 전염병, 살이 썩어서 검게 된다는 사신(死神). 14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유럽인구의 30%를 몰락시킨 죽음의 전도사. 이 흑사병이 유럽에 가져온 변화는 다양하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의 부족으로 촉진된 기계화. 결국 15세기에 발명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이용한 인쇄술. 또 하나, 예술의 몰락. 감염된 예술가들은 이승을 떠나고 살아남
오늘날 경제활동의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국가’보다는 ‘지역’이 중요한 경제 단위로 부상하고 있다. 동북아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천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녹색기후기금(GCF : Green Climate Fund) 사무국 유치,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 등을 통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인천의 수출기업 수는 6천여개사로 기계, 금속제품, 자동차부품, 철강, 전자부품 등 비교적 제조 기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최근 국제 실물경제의 하락과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부상으로 인해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등 인천지역 수출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인식을 고려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FTA를 활용한 해외마케팅 강화 등의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발맞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방향도 이를 충분히 감안한 정책으로 신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수출지원 부진의 원인은 중소기업의 수출능력 부족 외에도 지원체계의 문제점이 병존해왔다. 즉 정부, 지자체, 수출유관기관이 수출지원
헌책방을 자주 찾는 오래된 수원 친구가 있다. 인문학을 전공한 교수도, 고서(古書)를 연구하는 전문가도 아닌데 헌책방을 좋아한다. 친구는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쏠쏠한 재미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필히 헌책방에 들러 2시간 정도를 그곳에 진열된 책들과 대화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도 찾고 때론 읽기도 하며 맘에 들면 그 책을 구입, 친구들에게 권하고 선물도 한다. 임대업을 하는 친구의 서너평 정도 개인 사무실에 가면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들로 가득하다. 장르도 매우 다양하다. 헌책방이 수원 팔달로 남문 근처 한두 곳으로 줄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즐거워하는, 그야말로 헌책방 마니아다. 친구가 책을 구입하는 이유는 물론 읽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책에 대한 욕심은 크고 구입비용은 만만치 않고, 그래서 처음엔 헌책방을 선택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비록 신간은 아닐지라도 쌓아 놓거나 진열된 책을 뒤지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설레임’이 헌책방을 찾는 이유로 바뀐 것이다. 때문에 조금은 느려 보이지만 좀 더 인간적이고 정겨운 세상을 추구하는 친구의 이 같은 심성이 동반된 헌책방 책 고르기 취미를 나는 좋아한다. 주위에서 사라지는 헌책방 요즘…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날이다. 그래서 방학을 하고 휴가와 피서를 떠난다. 그런데 방학이면 더욱 바빠지는 곳이 있다. 지역아동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방학이 시작되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은 센터에서 생활한다. 물론 방학이 아니어도 많은 시간을 센터에서 보낸다. 팔달희망지역아동센터는 수원여성회 부설로 올해 14년째를 맞이한다. 초창기 현재 교통우체국(전팔달동주민자치센터) 2층에 자리를 마련하여 운영하던 중 주민센터가 통합(팔달·남향·신안동)되면서 남창동에 독립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남창초, 신풍초, 연무초에 다니는 아동들이 찾아오고 있다. 재정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지역주민과 센터장을 비롯한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그동안 많은 아이들이 센터를 이용했다. 문제는 공간의 열악함이다. 오래된 건물에 위치한 센터는 낙후되고 협소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계단을 오르면 30평 남짓한 공간에 20명이 채 안 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자원봉사자들이 북적거리며 생활한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공간이다. 아랑곳 하지 않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생활지도며 미술치료로 정성껏 보살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