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8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 날만 다가오면 여전히 우리 안에 흉터로 남아 있는 상처들이 욱신욱신 아파오는 것만 같다.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기고 식량과 물자를 약탈당했던 36년의 시간은 70년 가까이 흘러버린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 36년은 수많은 의로운 목숨들이 사라져간 시간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우리 선조의 역사를 폄하하고 왜곡시키고 우리의 성씨와 이름마저 바꾸어야 했던 절망과 굴욕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물지도 않은 그 상처를 계속 덧나게 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현 일본의 집권 내각인 아베 정부다. 일본의 경우 패전일인 8월 15일에 맞춰서, 아베 내각은 장관 중 3명을 야스쿠니로 참배를 보내려 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엄청난 피와 희생을 불렀던 세계 2차 대전 A급 전범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는 것은 분명하게도 과거를 미화하려는 의도다. 근래 들어 일본의 행보를 보면 마치 이번 패전일 기점으로 자신들의 부끄러운 전범의 역사를 어둠 속에 묻어 버리고 과거 군국주의 망령을 다시 현재로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눈에 보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수십 년간 유지해 왔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서 올 여름엔 잠 설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이 무더운 여름에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은 많은 국민들을 더 덥게 만들고 있다. 연봉이 3천450만원 이상인 근로자 434만명, 전체 근로자의 28%만 세금 부담이 증가한다고 한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올바른 방향의 세제 개편인데 국민들은 왜 불만일까? 첫 번째, 자영업자에 대한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위와 같은 세금부담은 주로 봉급생활자들에게 해당하지, 자영업자들 대부분에게는 해당 없는 얘기다. 근로소득 공제를 줄이고, 교육비와 의료비 공제를 줄이는 등 각종 세제 개편의 파급효과는 소위 유리지갑이라고 불리는 봉급생활자들에게 집중된다. 자영업자들은 사업과 관련된 각종 경비로 과세대상 소득을 최대한 줄일 수 있으며, 실제 납부한 세금의 소득 대비 부담도 높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상용직 근로자의 소득세를 총소득으로 나눈 세금부담은 2012년 기준 3.7%였지만, 자영업자는 1%에도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세제 개편으로 또다시 자영업자에 비해 더 무거운 세금부담을 짊어지게 되니까 봉급생활자들
앓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알 수가 없다. 대상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통의 표현도 섬뜩하기 이를 데 없다. ‘피부가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이다’ ‘바늘로 내 몸 세포 하나하나를 콕콕 찌르는 느낌이다’ ‘깨진 유리조각 위를 걷는 것 같은 아픔이 온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다’. 경험하진 않았지만 마치 경험한 것처럼, 평소엔 상상하기조차 힘든 표현들이 동원되는 그야말로 공포의 질병이다. 요즘 무더위와 함께 대상포진이 극성이다. 특히 중년 이후의 연령층에서 기승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상포진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찾아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인 만큼 피부가 조금만 가렵거나 물집이 생기는 등 비슷한 초기증상만 보여도 기겁(氣怯)하기 일쑤다. 대상(帶狀)포진은 이름 그대로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나타난다. 발진은 붉게 돋아나는 작은 두드러기 형태며 수포는 물집을 말한다. 대상포진은 전체 인구 가운데 10~20%가 발병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85세 이상 고령층에서 걸릴 확률은 5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에 젊은층 등 일반인들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대상포진으로 병·의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는 2008년 41만7천여명에서 2012년 57만3천여명으
여주 이포보 남한강에 자리 잡은 여주 이포보로 향하는 길, 연일 계속되는 찜통 같은 무더위를 견딜 수 있는 것들을 간단하게 작은 가방에 챙기고 이른 아침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벌써 3년이 지난 일이지만 매년 이맘때쯤이면 이포보 위에서 40여일간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때문인지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 활동에 합류하기 위해서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다잡아 보려했지만 편치 않았다. 옅은 안개에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이포보, 여주군의 상징 새인 비상하는 백로와 미래의 꿈을 백로 알로 형상화한 이포보는 지난달 22~23일 이 일대에 내린 폭우 때문인지 더욱 흉물스럽고 을씨년스럽게 보였다. 도착한 여주군 금사면에 위치한 이포대교 밑 백사장은 한여름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휴식을 위해 가족들과 찾던 곳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뙤약볕에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 외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주변에 설치된 오토캠핑장도 이미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듯 한적하다. 부실 드러낸 4대강 현장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은 짧은 일정임에도 낙동강에서 남한강까지 강행군하며 오늘은…
2011년 중단했던 인천시의 몽골 사막화 예방사업이 재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몽골 간 사업 재개를 위한 협약도 지난 9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시는 몽골 울란바토르와 바양노르솜시 10ha에 1만4천 그루 규모의 ‘인천 희망의 숲’을 다시 조성할 예정이다. 매년 봄철이면 황사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곳이 인천시임을 감안해 볼 때 매우 잘한 일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몽골의 사막화는 매우 심각하다. 현재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6만9천㎢의 목초지가 사라졌고 식물종의 75%가 멸종했다. 최근 10년 동안 벌목으로 인해 강물의 수위가 절반으로 줄기도 했다. 몽골 국토의 8%에 이르던 산림지역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6.7%로 감소했다. 3천800여개 강과 3천500여개의 호수가 있었지만 21세기 들어 약 850개의 강과 약 1천개의 호수가 사라졌다. 특히 인천 희망의 숲이 조성되는 바양노르솜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사도 가능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했다고 한다. 사막화가 되면서 발생하는 황사는 가히 살인적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황사의 최대 피해국이다. 인천은 그 피해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우선
시골에서는 옆집과 아래·윗집을 이웃사촌이라고 부른다. 멀리 있는 형제나 친척보다도 실질적으로 더 가깝고 무슨 일이 있을 때 즉각 도움을 준다. 그야말로 콩 한쪽도 나눠먹는 사이로서 누구네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이고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어떻게 사는지 훤히 알고 지낸다. 이런 관계 때문에 마을공동체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이웃사촌 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같은 아파트 윗집이나 아랫집,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얼굴도 잘 모르고 서먹서먹한 이웃 간엔 곧잘 층간소음 문제로 말싸움이나 폭력을 넘어 살인·방화사건까지 발생하니 이런 경우엔 이웃이 아니라 차라리 ‘원수지간’이라고 하는 게 옳겠다. 올해만 해도 층간소음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 2월엔 서울에서 이웃과 다툼 끝에 흉기 사고로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3월엔 대전에서 50대 남성이 살인미수로 체포됐다. 5월엔 인천에서 홧김에 불을 지른 사건도 일어났다. 끔찍한 사건들이지만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이해가 된다고 한다. 층간소음은 전 국민의 65%가 사는 아파트 등 다세대주택에서 주로 발생한다. 가장 많은 민원 사례는 어린아이들 뛰는 소리로, 전체 층간 소
우리는 흔히 말한다. 농업은 진실하다고, 노력한 만큼 거둔다는 말일 것이다. 그 말을 알지 못하고 도시에서 살다 지치면 고향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아야겠다고 쉽게 이야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웰빙, 힐링 등 요즘에 많이 거론되고 있는 유행어가 아니라도 현실적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에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단어가 바로 ‘귀농·귀촌’이다. 자의에 의한 은퇴이거나 타의에 의한 은퇴라도 본인이 책임져야 할 가족이 존재하고 있다. 가족뿐 아니라 본인의 여생에 남아 있는 많은 시간을 보람차게 보내려면 무언가 할 일을 찾아야만 한다. 거기에다가 소득도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는지 검토하고 또 생각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도시에서 거주하며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재취업하거나 창업을 우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귀농은 어떨지 제시해보고자 한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처음 해야 할 일은 귀농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귀농은 상상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해야 하며 단순한 장소의 이동뿐 아니라 삶의 형태가 바뀌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성공적인 귀농정착을 위해서는 농업, 농촌사회, 자연을 이해하고
초복에서 시작해 중복을 지나 말복까지, 올 여름 하이라이트 복날 시리즈가 오늘 종료된다. 복날은 가고, 세월도 함께 가면서 시간은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삼복더위를 제압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들을 동원했다. 복날 먹는 음식하면 어린아이들도 아는 삼계탕을 비롯한 갖가지 탕(湯)종류와 수박 한통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이런 음식으로 ‘복달임’을 한 뒤 서기제복(暑氣制伏), 즉 “여름의 더운 기운(暑氣)을 제압, 굴복(制伏)시켰다”며 나름의 위안을 찾기도 했다. 세시풍속의 의미를 담고 삼복이 이처럼 지나가는 동안 올해도 ‘개나소나 콘서트’ 또한 어김없이 열렸다. 많은 사람이 세시풍속을 즐기는 다른 한편에선 복달임으로 희생당한 무수한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 주는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다변화된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초복인 7월 13일과 말복을 앞둔 지난 8일 경북 청도에서 열린 콘서트는 올해로 다섯 번째였으며 1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특히 8일에는 반려견의 주인들과 유명한 청도 싸움소의 주인들을 함께 초청, 음악회를 열었다. 복날 죽은 동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콘서트
오늘이 말복이다. 삼복이 모두 지나 무더위가 한 풀 꺾인다고 생각하니 이제 시원해지려나 하는 기대보다 아직도 습기가 마르지 않아 눅눅한 집안 같은 개운치 않은 느낌이다. 중부 내륙인 우리 고장에서는 삼복 내내 더위보다는 끈질긴 장마에 시달렸고, 장마가 끝났다는 보도 후에도 연일 소나기가 내린다. 무슨 영문인지 하루라도 비가 오지 않은 날은 없었고 그것도 한두 차례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하늘에 금이 가듯 요란한 벼락과 함께…. 이제 기록적인 장마가 제발 끝나기를 바라면서 달력을 보는데 내일이 또 비가 올 확률이 높은 날이다. 바로 칠월 칠석이 기다리고 있다. 칠석날도 이제는 아득한 옛날처럼 가물거린다. 예전 같으면 햇밀에 애호박 썰어 넣고 전을 부치고 시원한 샘물을 긷고 오이 덩굴을 뒤져 연한 오이를 골라 냉국을 먹었다. 할머니는 치아가 없어 주름이 자글자글 잡혀 오목해진 입술로 오물오물 옛날 얘기를 시작하신다. “오늘 까마귀나 까치 한 마리도 못 봤지? 있다가 캄캄해지면 견우직녀가 만나거든. 그런데 하늘에도 장마가 져서 은하수가 깊어 건너갈 수가 없었단다. 너도 생각해 봐라. 얼마나 슬펐겠니? 일 년 내내 기다려서 보고 싶은 직녀가
헌법재판소가 현행 19세 이상 선거권 부여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6대3. 혹시나 했던 낭랑 18세 투표권은 당분간 일단 물 건너갔다. 3명이나 소수의견을 냈으니 뒤집어질 날 멀지 않았다고 봐야 하나? 우리나라 18세가 겉으론 성숙해 보여도, 정치적 판단을 내리기엔 미숙하다는 판단을 반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19금 영화는 볼 나이, 즉 민법상 성인인 19세는 돼야 선거의 권리를 행사할 만하다는 견해를 수긍하기도 역시 쉽지 않다. 1년 사이에 정치적 식견이 부쩍 큰다? 글쎄…. 오히려 요즘 애들 성숙도를 감안해서 19금을 18금으로 고쳐야 맞지 않나? 정치적 판단이 서투른 건 스물이 돼도, 스물다섯이 돼도, 심지어 마흔이 된다고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육십이 넘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19세 선거권은 민법상 성년이라는 형식적 기준에 맞춘 것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청소년은 만 17세 생일이 지나면 통지서를 하나 받는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라는 통보다. 성인도 아닌데 왜 이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지? 몸이 이제는 국가가 관리를 해도 될 만큼 다 컸다는 인증이다. 민법상 여자는 부모의 동의를 얻으면 16세부터 혼인을 할 수 있다.…